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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MZ세대도 아닌 '잘파(Z+ALPHA)세대'

엔데믹 시대를 맞은 2023년, 우리는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시대를 보냈어요. 팬데믹을 겪은 지난 3년은 마치 1년처럼 시간이 수축된 효과를 경험했고, 생산성과 편의성, 삶과 즐거움에 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죠. 소비에 대한 관점도 크게 바뀌었는데요. 몇 년 동안 오프라인 활동은 억제한 반면 온라인 활동을 늘릴 수 밖에 없었죠.

 

이 혼란의 시기에 팬데믹의 직접 영향을 받으며 새롭게 떠오른 세대가 있습니다. 바로 역사상 가장 많은 인구 규모와 디지털 영향력, 자본으로 무장한 잘파세대(Generation Z+Alpha)이지요.

 

# 인구수와 디지털 영향력, 자본력으로 무장한 잘파세대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후반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Alpha)세대를 아우르는 세대입니다. 그동안 MZ세대의 나이대가 워낙 광범위하고 라이프스타일 역시 다양해서 한 세대로 묶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Z세대와 알파세대는 오히려 유사한 점이 많은 편이죠.

 

우리 사회가 잘파세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3~5년 안에 가장 중요한 세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랍니다. 주요 세대가 'MZ'에서 '잘파'로 이동하는 것은 경제 트렌드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변화입니다.

 

전 세계에서는 매주 2,800만 명의 알파세대가 세상에 태어나고 있는데요. 미국 매크린들연구소는 2025년 전 세계 알파세대 인구가 22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어요. 전세계 인구의 25%가 넘는 숫자이지요.

 

잘파세대는 디지털 언어를 마치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를 나타냅니다. 아이폰(2007년), 스포티파이(2008년), 우버(2009년), 아이패드(2010년), 인스타그램(2010년), 구글글래스(2014년), 포트나이트(2017년), 틱톡(2018년)과 함께 성장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생활양식을 경험한 첫 세대죠.

 

특히 알파세대가 시작된 2010년은 아이패드와 인스타그램이 선보인 해라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SNS 활동을 접한 잘파세대는 지속가능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ESG와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 사회 이슈에 적극 의사를 표현하는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하는 등 막강한 디지털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부유한 가정환경의 영향과 일찍부터 경제활동에 참여한 덕분에 나이에 비해 큰 자본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AI를 적용한 놀이 교육과 쇼핑 플랫폼, 챗GPT 등 최첨단 환경에서 자란 잘파세대는 AI 비서를 친구나 유모처럼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AI와 함께 생활하며 친밀감이 높아서 AI 없이 생활하는 것을 오히려 어색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 알파세대의 특성

 • 팬데믹이 노멀이 된 세대
  AI,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GPT가 일상이 됨
 •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세대가 될 것으로 예상
 • 궁금한 것은 구글 검색보다 틱톡 동영상 검색을 통해 습득
 • 소셜미디어에서 쇼핑하는 소셜 쇼핑(social shopping) 세대
 • 모든 정보에 디지털로 접근하고, 즉각 반응에 익숙해서 참을성이 적음
   곧바로 반응하는 것이 기본이며, 상대에게도 같은 정도의 즉각 반응을 요구
 •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세대
   어릴 때부터 주식투자, 로블록스 수익 창출, 마인크래프트의 가상 세계에 익숙함
 • 실물 지갑을 사용하지 않을 세대.
      가상 화폐와 디지털 지갑(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페이)을 이용해 소비
 • 디지털-퍼스트(digital first) 세대지만 오프라인 또한 좋아함
 • 부모인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을 받는 한편, 밀레니얼의 소비 결정에 영향을 미침

 

# 잘파의 부모들,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잘파세대를 이해하려고 할 때, 이들의 부모세대인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또한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X세대는 Z세대의 부모 세대로서, 또 밀레니얼 세대는 알파세대의 부모로서 향후 소비를 이끌어갈 새로운 잘파세대 소비층과 맞물려 있는 중요한 소비자층이랍니다.

 

쇼핑 할 때 밀레니얼 세대 부모와 알파세대가 상호작용 하며 소비를 결정하는데요. 부모 자녀의 상호 영향이 이전 세대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알파세대는 그 경향이 훨씬 두드러져요. 특히 알파세대는 팬데믹 기간 학교에 가는 대신 한 공간에서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 많았죠. 부모-자식 사이의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계속 노출되다 보니 반강제적으로 부모의 생각과 행동 양식을 습득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알파세대를 '미니 밀레니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 부모는 알파세대 자녀를 위해 최고의 브랜드를 선택합니다. 내 아이가 먹는 음식, 입는 옷이라면 최상급 상품을 고르고, 이에 익숙한 알파세대 역시 상품의 퀄리티와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

 

우리나라는 초저출산의 여파로 알파세대 인구 비중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나 미국에 비해 낮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귀하고 귀한 알파세대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하다고 볼 수 있어요.

 

# 인간적 소통을 갈구하는 잘파세대

지난 몇 년 사이 개인적, 사회적으로 외로움과 고립감이 증가했다는 점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텐데요. 팬데믹 기간 시행한 폐쇄적 정책으로 소통이 막힌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팬데믹으로 디지털 기반 생활이 더 강화된 것 역시 사람들의 고립감을 증가시킨 원인 중 하나였어요.

 

심지어 팬데믹은 사람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 후기를 비교해 보면 인간 관계에 부정 감정과 스트레스에 취약한 정도는 높아진 한편, 우호성과 성실성 등 긍정 특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요.

 

소통 방식도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팬데믹 기간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해져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상대와의 소통을 ‘새롭게’ 배워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랍니다.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린 상태로 대화를 나누는 것과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소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격 수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했음에도 학습 결손이 심화되었고, 잘파세대인 초·중·고등학생의 교우 관계가 멀어졌어요. 부대끼며 친해지는 경험이 줄어들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유해한 영향을 끼친 것이죠.

 

잘파세대 아이들은 불안하고 부정적인 미래, 그리고 고립감으로 인한 무관심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미국 학계에서는 최근 학생들이 '무관심으로 무장한(militant apathy)’ 세대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답니다. 현실 세계에서 앞을 가로막는 장벽에 예상지 못한 상황까지 더해져 일종의 박탈감을 느끼는 잘파세대가 학업에 무관심으로 대응한다는 진단입니다.

 

잘파세대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고 팬데믹으로 소통 단절을 겪었지만, 오프라인 활동과 인간적인 연결을 추구합니다. 대부분의 관계가 디지털 중심인 잘파세대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고립감에 대한 내성이 없는 잘파세대는 타인과의 연결성을 확인하고 착한 소통을 경험 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기도 하죠.

 

특히 Z세대에게 게임은 단순한 유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요. Z세대 게이머 중 70%는 비디오게임이 타인과의 연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답니다. 이제 게임은 단순히 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통과 정서를 안정시키기 위한 활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죠. 잘파세대에게도 게임은 연결성과 커뮤니티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잘파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어요. 팬데믹 이후 거대한 변화의 변곡점에 선 우리 사회가 핵심 세대로 떠오른 잘파세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할 현명한 전략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