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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쟁력 강화 나선 DB저축은행

2021년 대출자산 100조 원을 달성 한 저축은행 업계가 디지털 금융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금융의 비대면 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경쟁력' 강화가 저축은행의 경영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DB저축은행 디지털 BIZ 팀을 찾아 영업망을 온라인으로 확장해 MZ 세대와 시니어 세대 중심으로 모바일 서비스 고도화에 노력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현장을 살펴봤다.

 

대출시장 성장과 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대출을 찾는 개인, 기업이 늘면서 2021년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대출자산은 118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보다 28.5%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조 9654억 원으로 2020년 보다 4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업 대출은 법인 대출을 중심으로 36.3% 늘었고 가계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9.8% 늘었다.

 

2021년 저축은행의 성장 배경에는 금융시장의 디지털화와 정부 대출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DB저축은행 디지털 BIZ팀 이기호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은행 등 1 금융권 대면채널의 대출 수요가 늘었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대출 길이 막히자 상대적으로 대출 총량에 여유가 있던 2 금융권으로 고객이 몰린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DB저축은행은 부동산과 기업금융에서 개인신용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시도한지 1년 만에 개인대출자산이 2020년 2,900억 원에서 2021년 3,500억 원으로 늘어났다.

 

2021년 외형적 성장을 이룬 저축은행 업계는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는 한편,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2021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 금융의 비대면화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았지만, 부족한 인프라와 투자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2022년에도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수익 증가가 제한되는 데다, K뱅크, 카카오뱅크, 토스 뱅크 등 인터넷은행 성장으로 중신용자 대출 시장에서도 경쟁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네이버 등 빅 테크 플랫폼의 대출 비교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수수료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기호 팀장은 “저축은행 업계에는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위기의식이 퍼져 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성장으로 시장 잠식은 물론 1금융권, 2 금융권, 인터넷은행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인터넷은행과 빅 테크 플랫폼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1 금융권도 혁신 서비스를 고민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인터넷은행과 빅 테크 플랫폼의 서비스 제공자(Service Provider)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라고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DB저축은행의 디지털 금융 전환

▲ 디지털 BIZ팀 이기호 팀장(중앙), 서동민 대리(우), 이경재 대리(좌)

 

DB저축은행의 경우 디지털 BIZ 팀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획, 진단, 개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팀을 정비하고 디지털 채널인 스마트뱅킹의 기획, 개발, 운영과 디지털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뱅킹의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는 서동민 대리는 “기존 인터넷뱅킹을 다이어트해 고객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 시키고 안정성을 강화한 스마트뱅킹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여기에는 12%에 머물고 있는 대출 승인 비율을 향상시키는 과제도 포함되어 있다. 서비스 기획은 맡은 김재신 대리는 “여신 백오피스에 CS 시스템을 도입하고 고객 신용 정보를 자동평가해 신속하게 평가와 승인이 이뤄지도록 개선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마케팅을 디지털화하는 기획도 한창이다. 디지털마케팅을 담당하는 이경재 대리는 “마케팅에 트래킹 솔루션을 도입해 고객 데이터를 수집 후 다시 앱 개선과 상품 개발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DB 저축은행의 차별점과 경쟁력을 찾아서 타깃팅에도 활용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BIZ팀의 디지털 전환 과제 중에는 특히 MZ 세대와 시니어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구현하고 있는 ‘초간편 모바일뱅킹’이 눈에 띈다.

 

이기호 팀장은 “‘초간편 모바일뱅킹’은 고객 업무 프로세스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 중입니다 이미 많은 금융앱이 간편화 한 지문이나 안면인식 인증처럼 간편한 디지털 채널 서비스는 세대를 막론하고 선호하는 내용입니다. 단, MZ 세대와 시니어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구분한 것은 각 세대가 선호하는 금융 서비스와 이용 방식 등이 크게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인증 방식과 이용 UI/UX를 개선해 ‘초간편’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초간편 모바일뱅킹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BIZ팀은 회원가입과 계좌 개설 과정, 적금이나 대출 상품 가입 과정을 간편화하고 조회/이체 서비스 이용에 대한 UI/UX를 직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또 DB저축은행은 금융의 비대면화 추세에 맞춰 모바일 이용자를 위한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 고객 호응도 뜨겁다. 3월 초 출시한 ‘모바일 전용 예금상품 'M-With 유 정기적금'은 특별한 홍보나 광고 없이도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3일 만에 계약고 300억 원을 모두 채웠다.

 

서동민 대리는 “51시간 만에 한도가 소진되었는데 평균 1분마다 신규 계좌가 개설된 셈입니다.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고금리에 월 불입금 최대한도를 100만 원까지 넉넉하게 더한 것이 차별화되면서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됐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이기호 팀장은 “이 상품을 모바일 전용으로 출시한 것에서 DB 저축은행의 강력한 모바일 채널 활성화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채널의 경쟁력과 상품이 하나의 조직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고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철학을 밑바탕에 두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서비스 변화에 대비하는 역량 키우기

▲ DB 저축은행 디지털채널

 

저축은행 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다른 업권에 비해 더딘 것은 사실이다. 1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객 유치가 제한적이라 고객 수가 적고 규모가 작으면서 디지털화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의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가 뒤늦게 디지털화 대열에 합류한 것은 디지털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기호 팀장은 “업권의 경계가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중장기 디지털 금융 전환 전략은 고민이 많은 부분입니다. 저축은행 사이의 경쟁을 넘어서 서비스 방식과 혁신을 고민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 전략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 디지털BIZ팀 이기호 팀장

 

디지털 Biz팀은 단기적으로 DB 저축은행 디지털 채널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김재신 대리는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무의식적으로 ‘쓰기 편하다’, ‘잘 된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치열하게 기획하고 개선하는 것이 단기 숙제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기호 팀장은 “가까운 미래에 맞게 될 뱅킹 마켓 플레이스, 오픈뱅킹, 서비스형 뱅킹과 같이 금융 서비스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디지털 BIZ팀의 체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마커스(Marcus)를 금융산업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모델로 벤치마킹하고 DB금융그룹의 시너지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제시해 함께 헤쳐나가는 것을 장기 디지털 전환 전략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금융의 비대면 화가 추세인 만큼 저축은행 업계는 디지털 전환에 승부를 걸고 있다. DB저축은행이 개선해 가고 있는 디지털 채널과 다채로운 금융 서비스가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자산가 유치, 장기 고객 확대와 같은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