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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연말 파티를 위한 간편하고 맛있는 홀리데이 핑거푸드

올해 연말에는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과도 모일 수 있겠구나 싶어 내심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렇지만 설레던 발걸음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극성으로 꽁꽁 묶여버리고 말았네요. 여기저기에서 약속을 취소하는 아쉬운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다행히도 오랜 친구 넷이, 집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만은 살아남았습니다.

 

아줌마 넷이 모이다 보니 제발 밥은 해 먹지 말자에 모두 동의, 그렇지만 배달 음식이나 밀키트는 지겹다는 푸념이 오갔습니다. 간단히 와인 한 잔씩 나누기로 하였으니 치즈, 과일, 햄, 잼, 빵과 크래커 정도만 차려내기로 했어요. 조리가 필요 없으니 친구들과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손만 조금 바삐 움직이면 됩니다. 접시가 비면 하나씩 더 만들어 내면 될 뿐 부족하지도 남지도 않는 초간단 핑거푸드 덕을 톡톡히 본 밤의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글_김민경(푸드 컬럼니스트)



핑거푸드는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준비하기 편한 음식이고,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간편하고 깔끔하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다양한 스타일의 메뉴를 섞을 수 있어 술을 비롯하여 곁들일 수 있는 음료도 다양합니다. 게다가 아이들도 재미있게 먹을 수 있고, 남은 음식을 포장하여 나누어 갖기도 좋고요.

 

가볍게 술잔이 오가는 테이블을 만들어 볼까요? 치즈, 햄, 과일 등을 따로따로 준비해 각자 집어먹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조합으로 카나페를 만들면 먹는 이들의 즐거움이 커지죠.

 

파티에는 피자가 빠질 수 없죠. 집에서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이색 퓨전요리 만두피자를 만들어봅시다. 만두는 일반 냉동만두를 해동해 준비합니다. 해동된 만두를 노릇노릇하게 구워줍니다. 다음 또띠아에 토마토소스를 발라 주고 구워진 만두를 또띠아 위에 예쁘게 올려주세요. 이제 재료들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올려 180도 오븐에 10분 구워 내면 맛있는 만두 피자가 완성됩니다. 혹시 올리브나 부드럽게 볶은 버섯, 토마토, 피망 같은 것을 구했다면 또띠아에 올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아이디어를 조금 더해 건강한 한식 퓨전 요리를 만들어 볼까요? 건강한 두부와 싱싱한 새우로 만든 '두부새우카나페'는 아이들의 밥반찬으로 좋고 간단한 와인모임에 안주에도 손색이 없는 퓨전 요리입니다.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아요. 먼저 두부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도톰하게 자르고, 애호박은 둥글에 썰어 팬에 구워주세요. 새우는 데쳐서 버터에 구워 풍미를 더해줍니다. 새싹채소는 식초물에 담궈 행군 후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아줍니다. 마지막으로 두부, 애호박, 새싹, 새우 순으로 카나페를 만들어 소스와 곁들이면 건강하고 맛있는 두부새우 카나페가 완성됩니다.

 

요즘 한창 유행인 양갈비 중 프렌치 랙을 칼집을 낸 다음 구해 소금, 후추, 올리브유로 간을 하여 미리 오븐에 구워 익혀요. 양갈비의 끄트머리에 쿠킹포일을 감싸 손잡이를 만들어요. 먹기 전에 양갈비 전체를 쿠킹포일로 감싸 오븐에 넣어 살짝 데워 냅니다. 머스터드와 함께 차려냅니다. 다른 육류도 좋지만, 연말의 양갈비는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한답니다. 냉장 유통하는 양갈비는 특유의 향도 진하지 않아 누구나 먹기 좋아요.

 

산뜻한 요리가 필요하다면 요즘 유행하는 포두부나 라이스페이퍼가 딱이죠. 아삭한 맛이 좋은 채소와 잘 삶은 닭가슴살, 맛살 등을 가늘게 썰어 모두 섞어 한입에 쏙 들어가는 롤을 만듭니다. 비슷한 재료를 준비해 김에 싸서 내도 좋은데, 김말이는 쉽게 눅눅해지죠. 재료를 따로 준비해 먹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하는 게 좋습니다. 김말이를 준비한다면 날치알이나, 구운 명란과 잘게 썬 오이와 양파도 조금 준비해보세요. 롤과 함께 먹을 소스는 앞접시에 각자 덜어 먹을 수 있게 따로 준비해 둡니다. 실은 김밥이야말로 최고의 핑거푸드이지만 식상할 수 있으니 꼬마김밥을 만들어 달걀물에 부쳐 반으로 썰어 준비해보세요.

 

늘 먹는 밥이나 빵도 작게 만들면 핑거푸드가 됩니다. 좋아하는 채소나 어묵, 멸치, 김, 깨 등을 넣고 단단하게 뭉친 주먹밥의 표면을 잘 구워 한 개씩 집어먹도록 준비해요. 달걀물과 빵가루를 묻혀 튀기면 훨씬 든든한 핑거 튀김밥이 됩니다. 만약 조리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잘 뭉친 주먹밥을 단단하게 랩핑하여 한 개씩 모양을 잡아두어도 좋습니다.

 

모닝롤에 한입 떡갈비를 구워 넣고 잎채소나 얇게 썬 오이, 피클이나 랠리시를 조금 넣고 마요네즈나 머스터드로 맛을 더해 마무리해서 미니 버거도 준비합니다. 소면이나 메밀국수도 핑거푸드가 된답니다. 애호박을 두툼하게 썰어 폭 찐 다음 가운데를 파내고 삶은 간장, 참기름으로 간을 한 소면을 소복하게 담아내세요. 메밀국수는 시판 장국을 희석하지 말고 버무린 다음 속을 파낸 오이에 담아냅니다. 국수 위에 실파 송송, 통깨 솔솔 뿌려 내면 맛도 모양도 예쁩니다.

 

핑거푸드라도 디저트를 빼놓을 수 없죠. 토르티야에 초콜릿 크림 또는 땅콩버터를 골고루 바르고 바나나를 통째로 얹어 돌돌 말아 감싸요.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초콜릿 시럽을 조금 더 뿌려 장식해요. 밀대로 납작하게 민 식빵 위에 부드럽게 거품 올린 생크림을 듬뿍 바르고 바나나 혹은 딸기를 얹어 돌돌 말아 롤케이크처럼 만들어요. 이것을 한입 크기로 잘라 냅니다. 미리 만든다면 랩으로 감싸 시원하게 두었다가 먹기 전에 썰어 내세요.

 

요즘 한창 유행인 와플팬에 인절미, 절편, 호떡, 찰떡 등을 구워 납작하고 예쁘게 모양낸 다음 과일시럽, 메이플시럽, 꿀, 견과류, 망고처럼 달콤한 과일, 아이스크림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게 준비해보세요. 우유나 홍차 등과 곁들여도 아주 맛있고, 위스키 같은 독한 술과도 제법 잘 맞는답니다.



핑거푸드는 가벼이 준비하고, 먹으며 더 많은 대화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평소 먹는 음식의 모양을 조금만 바꿔도 나만의 핑거푸드를 만들 수 있어요. 큰 그릇에 듬뿍 담아내던 걸 작은 그릇에 여러 개 나누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준비하는 이도 맛보는 이도 모두가 즐거운 연말 파티를 준비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