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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데이트 코스, 삼청동에서 대학로까지 서울 도보관광 즐기기!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
삼청동은 널리 알려진 관광지이자 데이트 코스입니다. 삼청동 동쪽으로는 북촌한옥마을, 서쪽으로는 경복궁, 남쪽으로는 인사동이 있지요. 하지만 삼청동에서 대학로까지 걸어서 가볼만한 코스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날 맑은 가을날, 제가 직접 걸어봤습니다. 이번 여행기에서는 ‘삼청동에서 대학로까지’ 서울 도보관광의 매력을 알리려고 합니다. 아래 소개할 내용은 1. 걸어서 갈 수 있는 곳 2. 글쓴이가 즐겨 찾는 곳 3. 최소 10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특색 있는 음식점을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그럼 삼청동 서울 도보 관광기를 시작합니다.

삼청동으로 가는 길

이번 여행의 시작점은 삼청동입니다. 주제가 서울 도보관광이므로 대중교통으로 오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3호선 안국역에서 내립니다. ① 2번 출구로 나와 헌법재판소를 지나 북촌한옥 마을을 관광하고 삼청동 스카이웨이를 따라 걷습니다. ②1번 출구로 나와 윤보선 가옥, 정독도서관을 지나 삼청동으로 갑니다. ③ 1번 출구로 나와 풍문여고 옆 감고당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세가지 방법 가운데 삼청동 고유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3번을 추천합니다.



감고당길(풍문여고길)

풍문여고를 끼고 돌담이 쭉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삼청동 관광이 시작됩니다. 주말 오후에 찾는다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할 것입니다. 비눗방울 묘기부터 마술, 기타 연주 등 버스킹까지 다양한 공연이 펼쳐집니다. 여기저기 플리마켓도 열립니다. 길가에 심어진 꽃들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어느 덧 정독도서관 앞 사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색색의 한복을 입고 데이트하는 연인들을 따라가다 보면 즉석 떡볶이집 ‘먹쉬돈나’에 도착합니다. 먹고 쉬고 돈 내고 나가라는 뜻입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제가 다녔던 곳으로, 분점이 여러 곳 생겼지만 맛은 역시 본점이 최고입니다. ‘경춘자의 라면 땡기는 날’도 추천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조그마한 분식집 같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신발 벗고 앉아 편하게 라면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한옥집입니다. 라면이 맵기 때문에 매운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풍문여고 건너편 감고당길에는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정독도서관

‘경춘자의 라면 땡기는 날’을 지나 길을 계속 걷다 보면 정독도서관 사거리가 나옵니다. 정독도서관은 구 경기고등학교 교사를 도서관으로 개조한 것입니다. 1938년 일제강점기에 스팀난방방식을 도입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져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습니다. 서울시 등록문화재 2호로 지정된 정독도서관은 총 1만 4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대표 도서관입니다. 운동장을 공원으로 조성해 앉아서 담소를 나누기도 좋습니다. 참고로 정독도서관 정문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 제일 끝부분 담벼락에 가면 청와대 지붕을 볼 수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정독도서관을 가기 전 골목길 사이로 초록색 잔디밭이 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그 곳으로 들어서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하 서울관) 뒤뜰로 접어들게 됩니다. 도심지에 있는 현대미술관 하면 뉴욕의 MoMA가 떠오르지만, 서울관은 넉넉한 외부 공간을 확보해 대형 설치미술을 전시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기적으로 작품을 바꿔가면서 전시하는데요, 작품 안에 벤치 등을 설치하여 관람객이 직접 작품 안으로 들어와 감상할 수 있습니다.

본관으로 들어가면 전시장, 카페, 현대미술을 접목한 디자인 생활용품 판매점 등이 있습니다. 전시는 주로 국내 현대미술입니다. 관람을 할 경우 꼭 전시안내 헤드셋을 대여하세요. 작품 감상의 질을 2배 높여줍니다. 유아를 동반한 경우 유모차가 무료로 대여됩니다. 현대미술 감상을 마치고 근사한 한옥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즐기고 싶다면? 서울관 아래에 위치한 ‘스미스가 좋아하는 한옥’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이탈리안 음식점 이름이 왜 ‘살바토레’ 같은 이탈리아 느낌이 아닌 ‘스미스’인지 의문이 들지만요. 음식 맛은 썩 나쁘지 않습니다.


풍년쌀농산

감고당 길에서 주욱 직진하면 드디어 본격적으로 삼청동에 접어듭니다. 골목길 좌우로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삼청동 골목 초입의 끝판왕은 ‘풍년 쌀농산’입니다.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쌀떡볶이 집입니다.


    

▲떡볶이를 먹고 배가 부르다 한들, 천 원짜리 떡꼬치도 꼭 먹어보세요.


코리아 목욕탕(복정우물) -> 삼청동 스카이웨이

이쯤 되면 배가 불러옵니다. 소화를 시킬 겸 운동을 조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코리아 목욕탕’을 찾아갑니다. 목욕탕 앞에 있는 복정우물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긴 세월 그래왔던 대로 그 자리에서 샘물이 퐁퐁 솟아납니다. 우리가 코리아 목욕탕을 찾은 이유는 이 곳이 무한도전 촬영지이기 때문도 아니고, 이제는 문을 닫은 구식 목욕탕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이곳이 바로 삼청동을 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삼청 스카이웨이’로 올라가는 길목이기 때문이죠. 북촌 한옥마을로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


    

▲한옥 사이로 우뚝 솟은 코리아 목욕탕 굴뚝이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청수정

대학생 시절 삼청동을 찾았던 이유 중 하나가 ‘청수정’ 홍합밥을 먹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전에 한 국무총리의 단골집이었다는 이야기를 등으로 흘려보내며, 밥 두어 공기를 뚝딱 해치우던 기억이 납니다. 언제부터인지 음식에 짠맛이 강하게 느껴져서 발길을 멀리 했는데요, 얼마 전 다시 가보니 간이 괜찮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종종 들릅니다. 이 곳은 먹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홍합밥 정식이 무난합니다.


골목 숲 카페

삼청동에는 카페들도 많습니다. 길가에 있는 카페들이 탐방객을 반기지만, 꼭 찾아야 할 곳은 언제나 꼭꼭 숨어있죠. 삼청동의 탁 트인 하늘을 마주할 수 있는 루프탑 카페입니다. 푹신한 쿠션이 있는 캠핑의자에 기대어 주변 풍경과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골목 숲 카페에 왔다면 옥상으로 올라가세요. 삼청동 일대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Churro101

추로스는 길쭉하고 기름진 스페인 과자입니다. Churro101에서 먹는 추로스는 특별합니다. 추천 메뉴는 추로스+아이스크림 세트입니다. 달콤한 계피향을 머금은 추로스가 입 안에서 아이스크림과 함께 부드럽게 녹아내립니다. 같이 나오는 누텔라를 함께 찍어먹을 것인지는 아랫배를 만져보며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삼청동에 오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가게가 있습니다. 할머님들이 운영하는 단팥죽 가게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인데요. 언덕을 약간 걸어 올라야 하지만, 작은 그릇에 담긴 달달한 팥죽을 먹으면 그 수고가 충분히 보상됩니다. 묵직한 새알심과 은행, 밤 등이 담겨 맛이 좋습니다. 1인 1죽을 하고 나서도, 꼭 1~2인분을 포장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곳입니다.


    

▲‘서울서 첫째로 잘하는 집’은 어디일까 궁금해집니다.


북촌진곰탕, 부영도가니탕

대통령과 함께 하는 식사가 영 불편한 높은 분들이 청와대를 나와 종종 찾는다는 곳입니다. 언덕길을 오르면 길가에 나란히 붙어있는 조그만 가게가 손님을 반깁니다. 오래된 아크릴 간판에 곰탕과 도가니탕을 나눠 적은 소박한 간판이 이곳이 노포임을 입증합니다. 30년을 끓여낸 손맛이 일품입니다. 오가며 볼 수 있는 기차박물관은 덤입니다.


    

▲30년 전통의 도가니탕과 큰 기와집입니다. 두 곳 모두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큰 기와집

이 곳은 게장 전문점입니다. 이 가게의 간장게장은 약간의 산미를 띱니다. 묵직한 게살을 한입 베어 물면 입안에 감도는 산미가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게장을 못 먹는 아이와 함께 간다면 갈비찜을 추천합니다.

삼청동 구경만으로 부족한가요? 내 다리가 아직 버텨준다면 동쪽 재동으로 방향을 틀어보세요.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그 길 끝에 있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지나면 대학로까지도 이어지나니….


    

▲이번 주말에는 아이 손잡고 서울 도심을 여행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림벅 와플

덕수궁 돌담길 초입에 있는 조그마한 와플집의 긴 대기열을 본 적이 있다면 재동 림벅 와플의 한산함에 깜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앉을 공간이 없는 것은 같지만 덕수궁 와플집과 맛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죠.


전광수 커피하우스 2호점

전광수 씨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커피를 전한 1세대 바리스타 중 한명입니다. 이 곳은 전광수씨가 운영하는 드립커피 전문점입니다. 커피 드리핑을 구경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좌석도 있습니다. 구경하며 조금 덥다면 시원한 커피컵빙수를 추천합니다.


창덕궁과 창경궁, 그리고 후원

창덕궁과 창경궁은 서로 등을 마주하고 있는 고궁입니다. 창덕궁 경내에서 창경궁으로 바로 넘어갈 수도 있는데요, 관람료는 별도로 내야 합니다. 창덕궁에는 비밀스러운 후원이 있습니다. 후원 관람은 가이드와 함께해야하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오는 것이 좋습니다. 후원을 갈 것이 아니라면 호수, 식물원 등이 있는 창경궁을 추천합니다. 창경궁은 사도세자가 최후를 맞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날 맑은 가을, 고즈넉한 우리 고궁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세요.


정돈

창경궁 동쪽 출입구로 나오면 서울대학교 병원 후문이 보입니다. 이 곳을 지나 동쪽으로 조금 더 이동하면 대학로입니다. 참으로 먼 길을 왔습니다.

서울대학교 병원 바로 위쪽에 조그마한 골목길 지하에 ‘정돈’이라는 돈카츠 집이 있습니다. 맛을 보면 그 정성을 알 수 있습니다. 등심과 안심 돈카츠를 고루 시켜 맛을 보세요. 디테일이 살아있는 일식 돈카츠를 맛보고 싶다면 꼭 추천합니다.


전광수 커피하우스 대학로점

여기까지 왔는데도 아쉽다면 ‘전광수 커피하우스’ 대학로점에서 차 한 잔 하고 가세요. 학림 다방이 오래된 가게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추천합니다. 찾기는 힘들지만, 들어가는 순간 아늑한 한옥 내부 모습에 마음이 푸근해질 것입니다. 마당 꽃밭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방으로 들어와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보면, 마치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온 듯한 착각이 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삼청동은 해가 뉘엿뉘엿 질 저녁 무렵의 경치가 가장 예쁩니다. 동부 직원 여러분께, 고즈넉한 서울 도심의 분위기를 즐기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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