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 북촌에 새롭게 개관한 뮤지엄, 푸투라 서울을 먼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사대부들의 생활 공간이자 그들의 지적 유산이 깃든 북촌 가회동에 자리한 푸투라 서울은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다각적인 시선을 담아낸 예술 공간입니다.
라틴어로 ‘미래’라는 뜻의 ‘FUTURA’를 이름에 붙인 만큼 푸투라 서울은 일상 속 친숙한 주제들이 미래를 향한 창조적 사고와 통찰로 이어지기 위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합니다. 준지 플래그쉽 스토어 등 아이코닉한 건축 디자인을 해 온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WGNB 백종환 대표가 디자인한 건축물로 먼저 소식을 들어온 분들도 계실 텐데요. 푸투라서울에서 단순히 전시 하나만의 볼거리가 아닌 건축물의 외관, 내부의 구조를 통해 담아낸 공간의 숨은 의미를 발견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입니다.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아시아 최초 개인전 [대지의 메아리 : 살아있는 아카이브]
• 위치 : 서울 종로구 북촌로61, FUTURA SEOUL
• 운영 : 09:30-18:00(월요일 휴무, 토요일 21:00연장 운영)
• 기간 : 2024.09.05 – 2024.12.08
• 예매 : 네이버 예약 또는 현장 구매, 성인 22,000원(평일 조조 할인 16,000원) / 소인 10,000원(평일 조조 7,000원)
▶https://naver.me/GJEt4eVQ
푸투라 서울의 첫 번째 시작은 바로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개인전으로 출발을 알렸는데요. 전시의 시작에 앞서 이번 개관 전의 주인공인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은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서 AI를 활용한 작품 중에서는 최초로 영구 소장을 결정하며 전례 없는 화제를 모은 혁신적인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의 특별한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전시장 내에 약 50만 개의 향기 분자를 기반으로 훈련된 향기 요소를 후각으로도 느낄 수 있어 한층 더 풍부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하죠.
전시는 레픽 아나돌 스튜디오 팀에서 지난 십여 년간 수집해 온 대량의 자연계 데이터를 포함해 축적된 자연의 이미지를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미디어 아트로 구현하며 익숙하지만 또 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만들어냈다고 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것과 같이 이번 전시에서는 AI가 구현해 낸 자연의 향기를 전시관 내에서 느낄 수 있어 후각적으로도 완벽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기계가 자연을 꿈꿀 때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전시는 총 네 개의 공간으로 나뉜 미디어 전시로 준비되었습니다. 첫 번째 공간에서는 [대규모 자연 모델]의 개발 과정과 배경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시작합니다. 사진 측량 기술 등의 첨단 기법을 활용해 여러 우림 지역을 탐험하였고, 그 과정에서 자연 데이터들을 어떻게 수집하고 처리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자연 데이터의 파편들이 수집되어 어떻게 작품으로 이야기되는지 천천히 여유를 갖고 관람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미디어 월이 보이는 이곳은 두 번째 갤러리 공간입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영상들이 재생되고 있는데요. 수집한 자연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현해 낸 인공의 현실들이 펼쳐집니다. 정보에 둘러싸인 상태를 미디어가 주변을 감싸 안은 형태로 의도했다고 하는데요. AI가 형성해 낸 산호와 대지의 모습들이 순서대로 재현됩니다.
산호를 비롯한 자연환경 보존의 필요성과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미디어의 시작부터 끝까지 시간이 제법 소요되는 편이니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상영되는 미디어에 둘러싸인 기분을 오롯이 느끼며 자연 속으로 빠져들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세 번째 갤러리 공간에 들어섰을 때에는 편히 누울 수 있는 빈백들만이 나열되어 있어 그냥 지나가는 통로로 착각을 하는 것도 잠시, 발 내딛는 순간 푸른빛으로 빠져듭니다. 나무의 수액 흐름을 픽셀화하여 표현한 미디어 아트가 천장 위에서 재생되고 있으며, 거울로 된 바닥에 그대로 비친 영상은 그 속에 풍덩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푸른빛으로 재현된 미디어가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는데요. 차츰 변해가는 픽셀을 눈에 담으며 편하게 누워 전시를 관람해 보세요.
가장 큰 규모의 미디어 아트가 3개로 나누어져 펼쳐지고 있는 이 공간이 바로 이번 전시의 마지막 네 번째 공간입니다. 압도적인 크기의 프레임으로 준비된 이 미디어 아트 역시 그 의도를 더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편히 누워 볼 수 있게 빈백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레픽 아나돌의 전시에서 연출자가 가장 의도했던 지점은 공간 내에서 느낄 수 있는 후각적인 요소를 포함해 몸이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미디어가 보여주는 자연에 완전히 녹아들고 몰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을 때 관람자가 느끼는 것들에 대한 풍성함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식물과 동물 그리고 자연 풍경들에 대한 [기계적인 환각]을 담은 미디어 아트들이 스토리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니다. 수백만 장의 식물 이미지를 이용해 식물 본연의 다채로운 색감을 나타낸 영상, 4억 개가 넘는 동물 이미지로부터 재해석된 미디어 아트, 그리고 1억 5,500만 개의 수집된 자연 풍경 이미지를 기반한 작업물을 통해 AI가 상상하는 자연 풍경과 색의 향연을 감상해 보세요.
푸투라 서울은 전시 요소 외에도 모든 공간에 녹아 있는 스토리를 찾는 것 또한 새로운 재미 요소입니다. ‘공간을 통하여 어떻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된 공간은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집니다.
‘자연의 경치를 빌려와 집안에 담아낸 듯한 푸투라 서울의 1층 후원은 넓고 높은 창문을 통해 바위와 나무, 연둣빛 새순, 일렁이는 햇살과 풀내음을 담아내었습니다. 1층의 후원이 자연을 연결하는 공간이라면 2층의 전시 공간과 긴 창은 북촌의 현재를 이야기해줍니다.
3층의 테라스와 북촌의 탁 트인 전망을 보여주는 옥상 정원은 ‘휴식과 치유의 장소’로 마련되었습니다. 천천히 공간을 둘러보며 여유를 갖고 둘러보며 가회동 특유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느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푸투라 서울의 다음 전시는 어떠한 신선함을 줄지 기대가 되는데요. 레픽 아나돌의 ‘대지의 메아리’가 선사하는 신선한 몰입감을 끝나기 전에 꼭 즐겨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시를 즐기고 난 후, 루프탑에서의 시간과 함께 한옥의 기와가 켜켜이 이어지며 보여주는 물결처럼 유연한 리듬이 주는 여유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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