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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한국이야?" 거제도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소매물도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섬 전체가 관광지라고 해도 될 만큼 어디를 가든 바다를 볼 수 있고, 푸른 초록 잎이 넘실댑니다. 대한민국 북부의 스위스가 강원도라면, 남부의 스위스는 거제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해서 우리나라 대표 섬 여행지로 손꼽히죠. 거제도를 상징하는 ‘바람의언덕’과 기암괴석을 자랑하는 웅장한 ‘신선대’, 거제도 저구항에서 출발해 푸르른 한려해상국립공원을 가로질러 가는 ‘소매물도’의 쿠크다스섬까지, 지금부터 거제도 여행을 떠나 볼게요.

 

# 자연이 주는 상쾌함, 바람의 언덕

‘거제 8경’ 중 으뜸으로 꼽히는 ‘바람의언덕’은 거제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어요. 거제도에서도 아는 사람만 찾는 한적한 곳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드라마 [이브의 화원](2003), [회전목마](2004), 영화 [종려나무숲](2005)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유명해졌어요.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 가는 길 왼쪽으로 내려가면 도장포 마을이 나와요. 이 마을 북쪽 도장포 언덕에 자리 잡은 곳이 바로 ‘바람의언덕’이랍니다. 원래 지명은 ‘띠가 덮인 언덕’이라 하여 '띠밭늘'이었는데요. 2002년 무렵부터 '바람의언덕'으로 불리고 있답니다.

 

도장포 바다를 끼고 있는 언덕길을 5분 남짓 올라가면 커다란 풍차가 바닷바람을 맞고 서 있는 모습이 보여요.

 

‘바람의언덕’에는 이름에 걸맞게 주변보다 바닷바람이 많이 불지만, 하늘과 바다, 바람까지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공간 속에서 거제 여행에서 잊지 못할 풍경을 만날 수 있답니다.

 

풍차까지 오르면 ‘바람의언덕’이 거제도에서 툭 튀어나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지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지형 덕분에 남해의 아름다움 가득한 바다 전망과 언덕 위 풍차가 함께 하는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죠.

 

풍차 아래에서 초록 잔디와 푸른 바다, 높은 산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립니다. 넓은 잔디밭과 풍차, 바다가 함께 그리는 이국적인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 또 있을까 싶어요.

 

# 신선이 놀고 가는 신선대

바람의언덕과 연계해 신선대는 찾아가기 좋은 곳입니다. 도장포 마을을 중심으로 북쪽에 바람의언덕이, 남쪽에는 신선대가 자리 잡고 있지요.

 

바람의언덕에서 바로 맞은편에 있는 신선대까지 아름다운 해안산책로가 이어져요. 신선대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하지 않아서 샌들을 신고도 충분히 갈 수 있답니다.

 

▲ 갓 바위

신선이 놀고 간다는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줘요. 절벽을 이루는 기암괴석은 자연이 선사하는 최고의 절경 중 하나입니다.

 

신선대는 그 모습이 ‘갓’처럼 생겨 ‘갓 바위’라고도 불리는데요. 벼슬을 원하는 사람이 이 바위에 득관의 제를 올리면 그 소원을 이룬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요.

 

신선대 아래로는 둥근 몽돌로 이뤄진 작은 해변이 있어요. 가만히 귀 기울이면 파도가 밀려왔다 나갈 때마다 돌 구르는 앙증맞은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산책로를 따라 바닷가를 걸으면 바다와 어우러지는 바위의 경관이 해금강의 절경을 하나로 모은 듯 아기자기하게 마음의 힐링을 안겨줍니다.

 

멋진 바위의 모습과 바다 그리고 풀과 나무들이 이 세상을 벗어난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데요. 이름이 신선대여서 그런지 평평한 신선대 바위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근심이 없어지는 기분입니다.

 

# 하얀 등대가 있는 동화의 섬, 소매물도

이제 저구항에서 유람선에 오릅니다. 거제도에서 배를 타고 더 깊은 섬으로 향하기로 했어요.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등대섬을 아우르는 매물도는 행정구역 상 통영시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거제도에서 더 가까워요.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지구로 지정되어 있고 저구항에서 뱃길도 빠르고 배편도 더 많답니다.

 

▲ 공룡바위

소매물도항에 도착하면 내리자마자 오르막길이 나오는데요.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섬이라서 오르막길을 피할 수 없지만, 망태봉의 환상적인 경관은 상상을 뛰어넘는 보상이 됩니다. 코발트색의 청명한 바다를 배경으로 섬의 자태가 수려하고 해안을 둘러싼 해식 지형이 진경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높이 152m의 망태봉은 소매물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망을 보던 봉우리’란 이름에 걸맞게 망태봉 위에 서면 먼바다까지 시원스레 펼쳐져요. 시야에 막힘이 없어 날씨가 좋을 때는 주변 무인도와 거제 망산은 물론 일본의 대마도까지 눈으로 볼 수 있답니다.

 

바닷바람은 청명한 것이 특징인데요. 한꺼번에 몰려든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줍니다. 소매물도의 해안 자락과 등대섬, 등대를 호위하듯 서있는 병풍바위의 온전한 자태를 동시에 한없이 바라봤어요.

 

▲ 망태봉에서 바라본 등대섬

소매물도는 소매물도항이 있는 본섬보다는 하루 두 번 바다 갈라짐 현상으로 길이 열리는 바로 옆 등대섬의 전경이 훨씬 유명해요.

 

본격적으로 이 섬이 알려진 것은 1986년에 나온 쿠크다스 CF광고 여행 편이 계기가 됐어요. 이 광고 덕분에 소매물도는 ‘쿠크다스섬’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졌죠. CF광고에 등장한 파란 바다에 새하얀 등대의 모습은 ‘저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부추겼고 소매물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섬이 됐어요.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데요. 썰물 때면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에 ‘열목개’라 불리는 80m의 몽돌 자갈길이 열려서 걸어서 오갈 수 있어요. 통행이 허용되는 2~5시간 동안 탐방객들은 등대섬으로 건너가 하얀 등대와 어우러진 푸른 초원 위에서 목가적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소매물도 부두에서 망태봉을 지나 등대섬까지 걷는데 사진도 찍고 감탄도 하며 여유롭게 걸으면, 두 세 시간 정도 걸려요. 첫배를 타고 들어와 마지막 배로 돌아가도 충분히 소매물도를 걸어서 즐길 수 있죠.

 

소매물도는 거친 바위섬이지만 망망대해의 거센 파도와 바람이 암벽에 그려 놓은 빼어난 경치에 취하다 보면 등대섬을 오가는 길은 하나도 힘이 든 줄 모르고 걷게 돼요.

 

# 실패 없는 거제도 여행 팁

▲ 도장포 항구의 해금강 유람선

거제도는 섬이지만 거가대교를 통해 부산과, 신거제대교를 통해 통영과 연결되어 자동차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드넓은 남해를 끼고 잘 정비된 해안 도로를 달리다 보면 마치 해외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5월, 6월의 거제도는 사계절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입니다.

 

바람의언덕 아래 도장포 마을에는 각종 먹거리와 족욕장, 제트보트 등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있어요. 거제도의 전통 관광지인 해금강과도 아주 가까운데요. 도장포 마을에서 유람선이나 제트보트를 타고 해금강을 보러 갔다 올 수 있답니다. 해금강으로 가는 중에 바람의언덕과 풍차를 바다 쪽에서 올려다볼 수 있어서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어요.

 

▲ 바람의언덕의 야경

밤에는 바람의언덕에 조명을 밝혀 낮에 보는 풍경과 또 다른 그림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또 해가 지는 시간에 신선대는 멋진 노을을 볼 수 있고, 밤에는 환상적인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신비의 장소로 입소문이 나 있답니다.

 

소매물도를 오가는 유람선은 통영항과 거제도 저구항 두 군데서 출발하는데요. 통영항에서는 1시간 40분, 저구항에서는 45분 정도 소요됩니다.

 

  • 바람의언덕

· 주소: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산14-47

· 주차 : 도장포 마을 유람선 터미널 주차장 이용

· 문의: 거제시 관광안내소 055-639-4178

 

  • 신선대

· 주소: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산21-23

· 주차 : 도장포 마을 유람선 터미널 주차장 이용

· 문의: 거제시 관광안내소 055-639-4178

 

  • 소매물도

· 저구항 주소: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 저구항-소매물도 유람선 예약 (45분 소요)

*거제도 팡팡여행 예약센터 http://maemuldopang.com/

 

▲ 소매물도 망태봉에서 바라본 장군봉과 공룡바위

새로운 시선은 새로운 답을 보여주기 마련입니다. 과하지 않은 인공을 더한 바람의언덕은 연인들이 사랑의 말을 나누는 곳이 되었어요. 애정은 새로운 시선을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 담을 수 없는 에메랄드빛 바다, 사람의 손을 많이 타지 않은 거제도 곳곳이 자연이 빚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해요. 한반도를 둘러싼 3,167개의 섬이 각기 다른 자연이고 문화이며, 각기 다른 나라이고 별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거제도는 여행객이 붐비지 않아 여유롭게 여행하기 좋아요.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날로 바뀌는 여행, 이번 봄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남쪽 끝 거제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벌써부터 바다의 향기를 듬뿍 담은 바람의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