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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곧 경쟁력”, DB하이텍의 파격 지원 정책

반도체 산업에서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필수 기술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없다. 미국·유럽연합(EU)·대만·일본 등 글로벌 반도체 경쟁국들은 이민 관련법까지 개정하고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미래 첨단산업의 토대인 반도체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도 이에 대응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인재 확보에 맞서고 있다. 기업들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앞다퉈 복지 혜택을 늘려가고 있다.

 

 

인력난

 

2030년 반도체 산업 인력 5만 6천명 부족

 

갈수록 반도체 산업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기업에게 핵심 인재 확보와 안정적 인력 공급은 중요한 과제지만, 인력 수급 상황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 인재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기업 간 인재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우리나라 반도체 인력 규모가 2021년 17만 9,000명에서 오는 2031년에는 30만 4,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국내에서 부족한 반도체 인력은 2022년 1,738명에서 오는 2031년에는 5만 4,000명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오는 2030년 국내 반도체 산업 인력이 5만 6,000여명 모자랄 것으로 추산된다.

 

 

 

 

 

 

 

경쟁

 

글로벌 경쟁국, 인재 확보 경쟁 심화

 

반도체 인력 부족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대만과 EU, 일본 등 주요국 사이에서는 자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인재를 선점하고 뺏는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 지원법을 발표한 이후 반도체 기술 인재의 이민 장벽을 낮췄다. 미국 이민국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 석사 이상 이민 신청자의 수속 기간을 8~12개월에서 3.5개월로 크게 줄이고 반도체 기술 인재에게 영주권 면제 조항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이민법 개정도 논의 중이다.

 

반도체 생산거점을 건설 중인 독일에서도 2023년 6월 '이주노동자 유치법'이 통과돼 비 EU 국가 인력들도 최대 1년 동안 독일에 머물며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도 글로벌 상위 100위권 대학 졸업자가 일본에서 2년 동한 거주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대만도 업무 경력 2년 조건을 없애고 세계 500위권 대학 졸업생에게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유출

 

해외·타 산업으로 이공계 인재 이탈 중

 

반면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인재 유입보다 인재를 빼앗기는 쪽에 가깝다. 주요국이 대규모 반도체 설비를 증설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기술 인재를 둘러싼 글로벌 영입전에서 한국은 열세에 놓여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에서 해외로 떠난 이공계 인재는 34만 명에 이른다. 반도체 산업 분야를 이끌어 나갈 우수 학생들이 다른 산업 분야로 이탈하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반도체 전문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공격적인 인재 양성과 유치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는 설계부터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300가지 재료와 1000개 공정 단계로 구성된다. 반도체 교육 전용 시설과 장비가 대부분 고가인데다가 유지·보수비용도 만만치 않다. 우수한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에 맞춤화된 가치사슬별 교육과 수준별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인프라와 교육체계 선행 등 근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복지

 

DB하이텍, 가정 양립부터 주거, 안식휴가까지 다방면 지원

 

반도체 기업들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타파하고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사내 복지 혜택을 확장해 고급 인재 사수에 나서고 있다.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은 임직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데 힘 쏟고 있다. 2024년 기존 출산 축하금을 늘리고 다자녀를 둔 임직원에게는 더 많은 축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및 초·중·고 입학 축하금도 새로 만들었다. 주거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임직원을 위한 주택자금대출 제도도 있다. DB하이텍은 임직원의 생활안정과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5년간 연 1%의 고정 이자율로 주택자금을 대출해준다. 최근 고금리가 부담스러운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에게 유용한 제도이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 종합건강검진 지원 비용을 늘려 모든 임직원이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5년 근무하면 10일의 휴가와 최대 30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안식휴가 제도를 도입하고,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해 마인드케어(심리상담을 비롯한 마음관리 방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임직원의 마음건강까지 챙기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임직원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성과급

 

불황에도 이익률 23% 달성한 DB하이텍, 임직원에 성과급 지급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불황 속에서 DB하이텍은 2023년 실적이 전년에 비해 하락했지만 23%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에 DB하이텍은 지난 1월 직원들에게 연봉의 20%에 상당하는 생산성향상 격려금(PI)을 지급했다. 2023년 신입사원 초임이 5,000만 원 가량임을 감안할 때 이번 성과급으로 약 1,000만 원을 받은 셈이다. DB하이텍은 앞서 전년도 사상 최고치 실적을 달성했던 2022년 1월에도 직원들에게 연봉의 50%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PI를 지급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DB하이텍은 임직원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임직원들에게 보상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파격 보상을 통해 고급 인재를 사수하고 다가올 반도체 업황의 상승 국면을 대비하려는 의지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