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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찍는 사진 작가! 에릭 요한슨 사진전

이번에 소개해 드릴 10월의 전시는 63빌딩의 63아트미디어 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릭 요한슨 사진전입니다. 60층에서 펼쳐지는 전시라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하늘에 가까운 곳에서 보는 전시 아닐까요? 특히 아트미술관은 곳곳에 창문 밖을 내려다볼 수 있는 통창이 있어 전시회 관람하는 도중에 63빌딩의 아름다운 시티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이번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신작들이 가득하다고 해서 많이 기다려졌어요. 상상력이 가득한 에릭 요한슨의 작품들은 촬영 후 포토샵으로 합성을 하며 만들어낸 독창적인 사진들이 가득했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 vol.2를 함께 볼까요?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展

• 전시일정 : 22.04.01(금) – 22.11.20(일)

• 운영시간 : AM10:00 – PM08:30 (입장마감 30분 전)

• 전시장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63로 50 63아트

• 티켓요금 : 성인15,000원 / 소인/경로 11,000원

*주차 2시간 무료, 63종합권 구매시 3시간 무료

 

이번 에릭 요한슨 사진전은 63아트에서 하다 보니 전시회 관람만 해도 63빌딩의 높은 전망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63아쿠아플라넷과 63아트 전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종합권을 구매할 경우에는 약 10,000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누릴 수 있어 굉장히 합리적이었습니다. 기본 무료 주차시간은 2시간이지만, 종합권을 구매할 경우에는 3시간까지 무료이니 이것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에릭 요한슨 사진전은 60층에 위치한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데 찾아가는 길은 63아쿠아플라넷 앞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갈 수 있었어요.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과 60층 딱 두 층만 운영하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았고, 고속으로 움직여 관람객들을 전시장 입구로 안내했습니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은 어릴 때부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촬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셔터를 누르는 것부터 창조를 시작하는 것임을 알리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의 사진들은 단순히 잘 찍힌 사진 한 장이 아니라 여러 각도로 찍은 사진들을 합성하거나 반전시켜 일반 사진과는 다른 시각들을 보여줍니다. 또한 에릭 요한슨은 본인의 시각을 제한하지 않고 무한한 상상력을 이용해 아이의 시각으로 작품을 보기도 하며 마치 마법이 일어날 것만 같은 공간들을 재미있게 꾸며 냅니다.

 

Section1. 혼자만의 여행
“가끔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혼자만의 여행은 어떤 형태인가요? 여행의 형태는 여러분들의 일상 속에 내재되어 있던 생각 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만히 그 생각들을 꺼내 펼쳐본다면 모두들 각기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될 것입니다. 누군가와 같이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혼자만의 여행을 한다면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며 그 추억을 통해 일상에서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도 다시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섹션에서는 오롯이 떠나고 싶은 혼자만의 여행을 상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에릭요한슨 사진전은 총 5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각각의 주제와 현실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지헤롭게 담아내었기 때문에 어느 관점에서 이 그림을 이렇게 표현했을까 생각하며 보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그의 작품은 다른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디지털 기반 합성 사진이 아니라 모든 사진을 촬영할 때 하나의 요소요소들을 개개별로 촬영하여 리터칭해 만들어 낸 결과물들이라는 것이 주목할 만 합니다. 그는 늘 스케치를 시작으로 간단하게 구상을 한 뒤, 다른 종이에 다시 한 번 스케치를 정리합니다. 이 스케치들에 채색을 하기도 하며 작품으로 만들어지기 까지는 길게는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는데요. 그만큼 그의 작품 속 모든 소품들은 작가 본인의 소품이거나 작품을 위해 직접 제작한 것들이기 때문에 그 포인트들을 찾아내는 것 또한 즐거운 관람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ection2. 내가 보는 세상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온 사람들은 자신이 자라온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개인 각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수백만개의 다양한 시선들로 존재하게 됩니다. 같은 장면을 바라본다고 해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장면을 바라보는 사람과 장면을 보고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 속으로 빠져버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번 섹션에서는 보이는 그대로의 장면만을 바라보는 것보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하여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모두가 표면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세상이 아닌 그 뒤에 숨겨진 의미와 자신만의 해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세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세계를 사진 속에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가능한 세계로 담아내는 에릭 요한슨의 작품들은 풍부한 상상력과 세심한 표현으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전시되어 있는 사진들의 옆에 작은 모니터가 하나씩 붙어 있는데, 사진을 어느 과정을 통해서 찍고, 보정하고 스케치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타임랩스로 담겨 완성작 옆에서 재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작품에 스케치 영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케치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작품을 찾으면 멍하니 서서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게 되더라고요.

 

단순히 작품만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닌 어느 과정들을 거쳐 이러한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는지 보다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고, 풍부한 상상력과 세심한 표현 방식들을 마음껏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였어요.

 

다림질을 하고 있는 남자가 분명 있었는데 다림판 위에 다려지는 옷으로 변했다가 결국 남자의 발이 보이는 연출, 어두운 구름이 가득한 날 밝은 날을 천막 걸듯이 걸고 있는 남자, 이불 속에서 아직 잠을 자는 중인 것 같은데 사실은 물속에 둥둥 떠 있는 상태의 사진 등 무슨 의도로 이런 작품을 연출했을까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덕분에 전시 내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어요. 이처럼 에릭 요한슨의 사진들은 이런 풍성한 상상력을 이용해 해학과 풍자를 내포한 상충적 개념의 이미지 충돌을 담아내어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시의 중간쯤에는 에릭 요한슨의 스튜디오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공간도 볼 수 있습니다.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에릭 요한슨의 스튜디오의 책상 앞에는 항상 항상 본인이 생각한 아이디어 스케치가 여러 장 붙어 있습니다. 이 스케치들이 모여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씩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해요.

 

Section3. 추억을 꺼내본다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한, 혹은 자신 혼자만의 추억 속 기억을 꺼내보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어렴풋이 떠올려 보면 꿈같은 세상이었던 것만 같고, 때로는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지금은 슬픈 감정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추억 속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똑같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추억이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추억을 꺼내 보는 순간만큼은 특별한 추억으로 생각 전환을 해보면 어떨까요? 자,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작품 속에서 힌트를 찾아봅시다.”

 

작품에 커다란 대형 핀셋이 붙어 있습니다. 핀셋으로 별을 따는 듯한 모습의 작품이 바로 옆에 함께 있는데요. 실제로 밤 하늘의 별을 핀셋으로 가볍게 딸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기발하게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에릭 요한슨은 쉽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의 작품으로 구현해 버립니다. 특히 이 대형 핀셋은 전시의 포토존 중 하나로 작품 속 사람을 따라 하며 인증샷을 남기기 좋았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으로 꼽고 싶은 곳은 바로 ‘프랭크 포토 부스’ 였어요. 누끼 이미지로 만들어지기 쉽게 녹색의 포토월 앞에 서서 촬영을 하면, 기기가 사진 속 내 모습을 오려내어 에릭 요한슨의 포토샵 작품 속에 등장시킵니다. 꽃밭에 사람이 무한복제되는 결과로 나오기도 하고 옆으로 자라난 나무의 기둥에 서서 360도 회전하고 있는 모습이 영상으로 완성되기도 합니다,

 

Section 1 ~ 3 이 지나고 전시의 1막쯤 넘어가면 63아트만의 매력, 탁 트인 통 창뷰와 함께 빈백 소파들이 준비되어 있는 쉬어가는 공간이 나오는데요. 이 공간에서는 에릭 요한슨이 작품을 만들 때 아이디어의 기획, 사진 촬영, 이미지 프로세스 그리고 작품 발표까지의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것을 읽을 수 있었고, 에릭 요한슨의 QnA도 남겨져 있었어요. 이 기상천외한 작품들은 보통 문득 떠오르는 영감을 소재로 하지만, 그 아이디어가 작품으로 완성되는데 까지는 생각보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스케치하는 것까지 보통 1~12개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사진 촬영의 과정은 보통 1주일 그리고 최종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최종 디테일까지 잡아내는 데에는 20시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해요.

 

거기다 이전 작업에 대한 기록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객관적으로 새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을 포함해 1개월~6개월까지 걸리기도 한다는데요. 작품 하나를 위해 그가 얼마나 세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바로 옆 칸으로 넘어가면 프로젝터가 투사되고 있는 빈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 벽의 앞에는 전등이 하나 켜져 있어요. ‘스위치 포토 월’이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전등 밑에 손을 가져다 대면 이 대형 미디어 월이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게 기획됐다고 하는데요. 커다란 미디어 월 앞에 선 채로 서 있으면 마치 에릭 요한슨의 작품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답니다.

 

Section4 나만의 공간
“그 무엇의 방해도 없는 나만의 공간. 이 순간 그 어떤 것으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은 공간입니다. 고요하고 적막함으로 가득 찬 이 공간은 오직 ‘나’만을 위한 공간이며, ‘나’만의 생각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나날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잠시나마 멈춰 힘을 빼고 쉬어 가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공간속으로 잠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농사를 하는 부모님 아래 자라난 에릭 요한슨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와 컴퓨터에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들과 다른 관심사를 가진 아들이지만, 부모님은 항상 그의 관심사를 지지하고 믿어 주셨다고 해요. 그런 환경 덕분에 에릭 요한슨은 사소한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데에 본인의 삶과 생각을 오롯이 투영하는 연습을 하며 이렇게 멋진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Section5 미래의 일상
“현재 우리들은 나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에릭 요한슨의 상상이 넘쳐나는 작품들을 통해 미래의 우리의 일상을 미리 만나보러 가봅시다. 미래에는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의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러시아의 소설가 도스토옙스키의 책의 이름과 같이, 아름다움을 그리며 이번 섹션의 작품들을 감상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시회 곳곳에는 포토존으로 꼭 사진을 남겼으면 하는 공간들이 몇몇 있었는데요. 63빌딩의 높은 뷰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물론이고, 전시 공간 중에서도 이렇게 깨알 같은 포토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달의 모형이 한가운데에 떠 있어 이 앞에 서서 사진을 한 장 남기면, 마치 역광처럼 내 그림자가 달에 겹쳐 사진에 담기더라고요. 이 공간에서도 꼭 예쁜 사진 한 장 남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현시대의 환경 오염과 이를 초래하는 인류의 행동 등에 대해 따끔한 풍자와 해학이 녹아난 에릭 요한슨의 작품들은 특히 section5에 와서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 같아요.

 

벼랑 끝에 흘러내리는 집, 물고기 위에 있는 마을, 당장이라도 아슬아슬해서 쓰러질 것 같은 바닷속 섬의 외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땅을 파내고 있는 모습들과 같이 비현실적이고 독특한 사진 작품일수록 바로 그 옆에 붙어 있는 작업 모니터를 더 오랫동안 관찰하고 서 있었는데요. 많게는 300장의 레이어를 사용해 사진을 편집한다고 하니 그 정교함이 정말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에릭 요한슨의 전시와 관련된 굿즈들과, 이번 전시를 준비한 CCOC가 기획한 다른 전시의 굿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작은 아트샵이 있고, 63빌딩의 전망을 즐기며 커피 한잔할 수 있도록 탁 트인 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에릭 요한슨 전시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죠. 63 아트 센터에서 내려다보면 남산 서울타워와 한강 철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63빌딩의 전망은 서울의 10대 야경 명소에 선정될 만큼 그 야경의 아름다움이 정말 대단해요. 하늘 가장 높은 곳에서 맞이하는 예술 작품, 그리고 그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야경까지 에릭 요한슨 전시는 두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전시였습니다.

 

정말 다양한 상상력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에릭 요한슨의 전시, 무언가 특별한 영감이 떠오르셨나요? 그는 이미 오래전에 구상해 놓은 아이디어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아이디어들을 작품으로 만들어낼 시간이 부족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의 상상력에 끝이 있을까요?

 

에릭 요한슨은 우리가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어도 계속 시도하다 보면 가능이 될 수도 있다는 에릭 요한슨의 말처럼 삭막한 일상 속에서 우리 모두 희망을 위한 도전을 계속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의 전시 소개는 마음에 드셨나요? 더 많은 작품들과 그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직접 방문하셔서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과 작품 모니터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