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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의 자립 기반을 지원하는 DB Inc. ‘가나 UESD 프로젝트’

정부와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그 동안 추진되어온 개발도상국 지원 사업은 교육과 일자리, 보건, 환경 보호 등 사회적가치 창출에 관심을 가진 단체와 기업의 참여가 늘면서 다변화 되고 있다. 최근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교의 정보화 시스템과 교육 기자재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한 DB Inc. 해외사업팀을 찾아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참여해 온 주요 현황과 사례, 제3세계 진출과 지원을 위해 풀어갈 현안과 과제를 정리했다.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교 건립 프로젝트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교 조감도

아프리카 서북부에 위치한 가나는 금과 카카오 같은 1차 상품의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가나는 중소득국가로 진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국가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농업과 제조업 분야의 고급 인력이 부족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과 가나 정부는 지난 2016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수도인 아크라(Accra)에서 2시간 거리의 분소(Bunso) 지역에 농과대학과 공과대학 중심의 국립대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사업을 통해 산업별 연구와 농공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이뤄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DB Inc. 해외사업팀 김창환 프로는 “가나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교(UESD, University of Environment and Sustainable Development) 건립 사업은 가나 이스턴주 최초의 국립 종합대 건립 사업입니다. 학생 수용 규모는 2200여명 수준이에요. 이번 사업은 기존의 단순 인프라 건설 중심의 대(對)아프리카 지원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국가의 자체적인 연구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자활능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DB Inc. 해외사업팀 김창환 프로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가나 UESD 프로젝트는 크게 대학 분소 캠퍼스 신축, 대학행정정보시스템 개발 및 구축, 농과대 및 공과대 실습교육 장비 공급, 대학 운영 역량강화 및 운영지원 등의 과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DB Inc.는 캠퍼스 신축을 제외하고 대학 행정 운영과 교육 운영에 필요한 실제적 요소를 담당한다. 사업 규모는 약 2000만달러, 240억원 규모로 DB Inc.의 해외 IT 사업 중 역대 최대규모다.

 

김창환 프로는 “대학 건물을 세우고 ICT 시스템과 교육 기자재를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대학을 운영할 필수 요원을 양성하고 대학이 잘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DB Inc.가 맡아 수행할 중요 과업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4월 11일 가나 교육부 청사에서 진행된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교 계약 체결식

이전에도 해외사업팀은 해외 정보화 사업 경험을 여러 차례 수행해 왔다. 가나에서도 2007년 가나 외교부 정보화 사업을 시작으로 가나 통계청 역량강화 사업, 2020년 가나 전자통관시스템 구축 사업 등 충분한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다.

 

이번 가나 UESD 프로젝트를 포함해 가나에서 추진한 네 개 사업 중 세 개 사업을 김창환 프로가 이끌었다. “2007년 진행한 가나 외교부 e-Consul(영사) 시스템 구축 사업은 당시 가나 외교부를 포함해 해외주재 가나 외교공관에서 맡은 가나 입국비자 관련 영사업무를 시스템화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DB Inc.의 첫 아프리카 지역 사업이라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UESD 프로젝트 계약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입찰 경쟁사가 수많은 EDCF 사업 경험을 지닌 굴지의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보니 한치 앞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었다. 김창환 프로는 “그 동안 가나에서의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집중하면 충분히 수주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팀원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습니다. 계약 직전까지 여러 방면으로 믿고 지원해 준 회사가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제3세계 시장에 주목한 DB Inc.의 해외사업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교 조감도

DB Inc.는 2005년 무상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일환이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가 발주하는 정보화 프로젝트 참여를 시작으로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33개국에서 70여 개 해외사업을 펼쳐왔다. 2012년부터는 컨설팅 사업을 시작으로 유상 ODA인 EDCF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유무상 ODA 사업 중심으로 참여하다 보니 현지 정부 기관과의 협력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고, IT 교육센터 건립과 전자정부시스템 컨설팅 및 구축 사업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DB Inc. 해외사업팀이 제3세계 시장에 주목해 온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제3세계’라고 부르는 나라들은 대부분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인데 자력으로 국가 개발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들 나라들은 국가 개발 의지는 강하지만 추진 예산이 부족하고 경험과 인력 부재 등 재원과 자원이 부족해 정책 추진이 표류하거나 실행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

 

김창환 프로는 “사회,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나라일수록 국가 민원 서류 신청이나 발급 등 대민 서비스를 온라인화 하고 싶어하고, 사회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탈세로 인해 국가 예산이 부족한 나라일수록 공공행정 정보시스템을 도입해 세수를 늘리고 정부 신뢰도를 높이고 싶어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가나의 경우도 보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맞이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에 더욱 관심이 커져 온라인교육 도입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이렇게 해외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특히 해외사업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프로젝트 고객이나 현장과 거리상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해외사업에서 고객과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며 요구사항을 듣고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국내 사업과 똑같이 중요합니다.”

 

그 동안 해외사업을 주도하던 기업들은 해당 국가나 인근 국가에 거점을 가지고 있어 고객과의 관계 유지와 잠재고객에 대한 접근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현지 거점에서 해당 지역의 필요사항을 먼저 파악해 프로젝트를 선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단발성 프로젝트를 위해 해외에 거점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분명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가나도 도로 인프라가 취약해 교통체증이 심한데,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정부청사가 모여있는 지역 인근에 숙소를 정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해외사업 차 개발도상국을 방문할 때는 고려할 점도 많다.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 국립의료원에서 황열병 예방접종을 하고 옐로우카드를 받아 제출해야 입국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종종 말라리아에 감염되기도 하는데 나라마다 균이 달라서 국내에서 준비해간 상비약은 대부분 무용지물이 된다. 현지 의료진에게 진찰받고 현지에서 처방을 받아야 잘 완치된다는 팁도 얻었다. 김창환 프로도 르완다에서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했다. 일년에 서너 번 감염된 교민도 있었다.

 

또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작은 노력이 사업의 성패에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개도국은 자국 국가명이 찍힌 상품이 있다는 것을 신기해 하는데, 가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가나(Ghana) 초콜릿을 선물했더니 무척 좋아하더군요.”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섬세한 접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랜 기간 해외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이전 사업 현장을 다시 방문할 기회도 생긴다. 김창환 프로는 3~4년 주기로 가나 정보화 사업들을 맡아 수행해 왔는데, 이전에 프로젝트를 시행했던 곳을 다시 찾곤 한다. 이번 UESD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도 가나 전자통관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가나 재무부를 방문해 잘 운영되고 있는지 당시 담당자들도 만나볼 계획이다

 

#제3세계 IT 시장 전망과 비즈니스 전략

최근 제3세계의 저소득층, 빈곤층(BOP, Bottom Of the Pyramid)을 대상으로 한 교육, 일자리, 보건, 환경 보호 사업이 점차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IT 시장은 과거 공공행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김창환 프로는 “가나의 경우를 보더라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한국처럼 비대면 배달 모바일앱이 많이 생겼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개 정도 앱이 있었죠. 느리지만 그들도 계속 변화하고 있고, 아직 작지만 IT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한국은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은 나라가 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롤 모델로서 벤치마킹 되고 있다.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대도 커졌고, 실제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는 요청도 늘었다.

 

“개발도상국에게 한국은 선진국이자 디지털 최강국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한국형 정보 서비스 모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자국의 디지털 산업과 인재 양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죠.”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009년 24번째로 가입한 회원국이다. DAC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 확대와 활동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되었는데, 각종 재원을 파악하고 회원국 간 원조정책에 대한 협의와 조정을 담당한다. 또 매년 ODA 원조 규모와 예산도 늘리고 있다.

 

김창환 프로는 “지금까지 DB Inc.가 참여해 왔던 해외사업은 ODA에 근간을 두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프로젝트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시장 진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시장 점유를 고려한 후속성을 고려해 참여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과거의 해외 원조사업 사례를 되돌아보면 물 빈곤 국가를 배려하여 우물을 만들어 주었는데, 1년 뒤 찾아보면 우물이 메워져 있거나 오염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우물 관리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위생에 대한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인프라 역시 구축에 앞서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운영 역량까지 전수해야 해외사업의 최종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이다. 학교 운영 효율을 높이고, 국가 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가나 UESD 프로젝트를 비롯해 DB Inc.의 여러 해외사업들이 제3세계 국가들의 자활능력을 키우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