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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돌아왔다, 코트 안팎을 누비는 ‘원주 DB프로미’ 스타들

농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프로농구 2021~22시즌이 10월 9일 개막해 내년 4월까지 대장정에 돌입한다. KBL 원년 멤버 ‘원주 DB프로미’는 허웅-김종규로 이어지는 중심축에 대형 포워드인 강상재와 베테랑 가드 박찬희를 보강해 통산 네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창단 25년을 맞은 DB프로미의 발자취와 함께 코트 안팎에서 활약 중인 DB프로미 스타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원년 농구열풍 일으킨 명문구단, ‘원주 DB프로미’

▲ 2017-18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원주 DB프로미

강원도 원주시에 연고를 둔 프로농구팀 원주 DB프로미는 1996년 9월 나래이동통신이 실업팀 한국산업은행 농구단을 인수하며 창단했다. ‘원주 나래블루버드’로 이름을 바꾸고 프로팀으로 전환하며 한국프로농구(KBL) 원년인 1996∼97시즌부터 농구대잔치에 참가했다. 2005년 DB그룹이 인수해 ‘원주 동부프로미’를 창단했고, 2017년에는 현재의 ‘원주 DB프로미’로 팀 이름을 변경했다.

 

DB프로미는 창단 첫해 타 구단에 비해 특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 하위권이 예상됐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칼레이 해리스와 제이슨 윌리포드, 3점슈터 정인교가 맹활약을 펼쳐 정규리그 3위에 오른데 이어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루며 이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대 역전승을 자주 만들어 내 KBL 원년 농구열풍을 주도했고, 홈구장 원주종합체육관은 매 경기 좌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DB프로미는 강원도민과 원주시민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며 창단이래 연고지를 한 번도 바꾸지 않은 팀으로 꼽힌다.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프로 스포츠의 연고지 정착에 기여하는 모범 구단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 원주 DB프로미의 홈구장 원주종합체육관

1999-2000시즌까지 매번 플레이오프의 진출할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던 DB프로미는 허재를 영입하고서도 2000-01시즌부터 점차 하락세를 보였지만 2002-03시즌 드래프트에서 김주성을 지명하며 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 전창진 감독의 지휘 아래 김주성을 중심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 대구 동양오리온스를 제압하고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DB 프로미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우승까지 거머쥔 최초 사례를 남겼다.

 

이듬해 2003-04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였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전주 KCC이지스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고, 2004-05시즌에는 신기성을 필두로 시즌내내 1위를 지킨 가운데 챔피언결정전 리턴 매치에서 KCC이지스에게 복수전을 펼치며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DB프로미는 2007-08시즌 탄탄해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다. 당시 통산 최소경기인 48경기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통합우승과 함께 세번째 왕좌에 오른 것이다. 특히 김주성은 당시 정규리그 MVP를 비롯하여 챔피언결정전 MVP와 올스타전 MVP를 수상하여 KBL 사상 최초의 한 시즌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한국프로농구의 역사에 남을 위업을 달성했다.

 

2011-12시즌에는 벤슨과 재계약 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고, 16연승으로 최다연승, 44승 10패로 최다승리, 81.5%로 최고승률을 달성하여 명실공히 명문구단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 2017-18시즌 원주 DB프로미 선수단

DB프로미로 이름을 바꾼 2017-18시즌에는 두경민과 디온테 버튼,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불꽃을 피운 김주성이 돌풍을 일으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이어 펼쳐진 챔피온결정전에서는 서울 SK나이츠에게 아쉽게 패하여 준우승에 머물렀다.

 

DB프로미는 2019-20시즌에서 김종규와 김민구, 김태술을 영입,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우승후보로 주목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시즌 조기종료로 공동 1위의 아쉬움을 남겼다.

 

 

예능에서도 맹활약, 허재·허훈·허웅 '농구 삼부자'와 천재 가드 김태술

▲ 허재·허훈·허웅 '농구 삼부자’ (출처: JTBC 프로그램 ‘뭉쳐야쏜다’ 캡처)

DB프로미 출신 선수들은 농구 코트 뿐만 아니라 코트 밖 예능가에서도 엔터테이너로서의 다양한 잠재력과 매력을 뽐내고 있다. 2000년대 DB프로미를 이끈 '농구 대통령' 허재는 대표팀 감독 사퇴 후 2019년부터 방송인으로 본격 활동하기 시작했다.

 

JTBC '뭉쳐야 찬다'에 출연해 '허당기' 넘치는 매력과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허재는 이후 '정글의 법칙'과 '안싸우면 다행이야' 같은 야생 예능부터 '미운 우리 새끼' 같은 일상 관찰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류의 퀴즈 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과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먹방, '히든 싱어6' 등 음악 예능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가 대세로 자리를 잡자 두 아들도 아버지와 함께 예능 나들이가 잦아지고 있다. DB프로미에서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인 허웅과 수원 kt소닉붐 소속 허훈 형제는 허재와 함께 '티키타카', '옥탑방의 문제아들', '안 싸우면 다행이야',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요즘은 아예 형제끼리만 출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운동선수 답게 눈만 마주쳐도 승리욕에 불타오르는 모습, 또 형제지만 전혀 다른 성격과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주면서 한동안 농구 삼부자의 예능가 활약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천재 가드 매직키드 김태술 (출처: JTBC 프로그램 ‘뭉쳐야찬다2’ 캡처)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천재 포인트 가드 김태술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코트 밖에서 팬들을 다시 만나고 있다. 김태술은 최근 JTBC ‘뭉쳐야 찬다2’ 오디션 평가전에서 높은 수비 능력과 킬패스, 넓은 시야를 자랑하며 어쩌다벤져스 창단 마지막 멤버로 합류했다. 첫 경기에서 처음 맡는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팀플레이에 가장 도움을 준 선수로 MOM에 등극하며 수비능력과 재치 있는 입담까지 갖춘 신예로 주목받았다.

 

김태술은 14년간의 농구선수 생활을 마치고 농구 관련 유튜브 채널 ’뽈인러브’에서 농구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 ‘클러치 타임’의 스페셜 멘토를 맡아 참가자들에게 농구에 대해 진지하고 진심을 다해 멘토링 해주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시즌 개막 앞두고 KBL 컵대회 준우승, DB프로미 기대감 솔솔

▲ 현대모비스를 꺾고 KBL 컵대회 결승에 선착한 DB프로미

한편 코트 안에서는 DB프로미가 2021-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2021 KBL 컵대회’에서 SK나이츠에 82-90 8점차로 석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DB프로미는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 보다는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확인한 선수들의 자신감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DB프로미 이상범 감독은 결승전 직후 기자회견장에서 "컵대회를 통해 우리 팀이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에 굉장히 고무적입니다. 이번 대회를 굉장히 의미 있게 치른 것 같습니다. 우리 팀이 올 시즌 원하는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라고 강조했다.

 

2021-22시즌 정규리그 경기는 오는 10월 9일 시작해 2022년 3월 29일까지 진행된다. 경기 배정은 1라운드와 6라운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각 1경기, 금요일 2경기, 주말과 공휴일에는 각 3경기가 치러진다. 2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는 평일 각 1경기, 주말과 공휴일 각 4경기를 소화한다. 올스타전은 2022년 1월 16일 펼쳐진다.

 

다만 사회적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경기 관람 방식은 수시로 조정되기 때문에, 코트에 팬들의 함성이 가득 찰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2021년 1월 1일 ‘농구영신’ 행사 장면

DB프로미는 10월 10일 오후 2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수원 kt소닉붐과 첫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정규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DB프로미와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12월 31일 경기는 농구 경기를 관람하며 새해를 맞는 ‘농구영신’ 매치로 맞붙는다. 밤 10시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DB프로미는 2021-22시즌을 위해 수비형 포워드 레나드 프리먼을 새로 영입하고 지난 시즌 우수한 성적을 보여준 얀테 메이튼과도 재계약했다. 또 비시즌기간에 영입한 대형 포워드인 강상재와 베테랑 가드 박찬희, 박경상도 주목된다. 전국구 아이돌로 거듭한 허웅,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을 맡은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로 이어지는 중심축과 수비력 강화로 두꺼워진 라인업을 기대해볼 만하다.

 

DB프로미농구단 신충섭 과장은 “올해는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가세하고 포지션별로 우수한 선수가 포진해 있어 재밌고 공격적인 농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라고 예상했다.

 

▲ DB프로미농구단 신충섭 과장

한편 DB프로미 구단에서도 팬과 원주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관전하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원주종합체육관코트 중앙에 LED 전광판을 설치했고, 응원타임에 선보일 가로 30m, 세로 10m 크기의 대형 현수막 광고인 라이징네트도 운영할 계획이다.

 

신 과장은 “KBL 최다 4만 구독자수를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은 현재 50여개국에서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모든 콘텐츠에 영어자막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 KBL 최초로 인스타그램 스티커도 출시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 DB프로미 라인업

DB프로미는 KBL에서 현재 전 구단 중 통산 최고승수와 최고승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횟수 또한 12회로 전 구단 중 최다 진출 기록을 보유 중이다. DB프로미는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2019-20시즌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지만 통합우승을 놓친 것에 못내 아쉬움이 크다. 최상의 멤버를 갖춘 2021-22시즌에서는 어떻게 네번째 우승컵을 거머쥘지, 예능보다 재미있고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DB프로미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