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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데이트 코스! 장 줄리앙 전시회 & 고메이494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어느덧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1년 반의 시간 동안 우리의 일상은 많은 변화를 겪었어요. 자유롭게 떠나던 여행, 친구들과의 주말 약속 등을 포기하고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집에만 있어 답답한 마음을 풀 때도 멀리 놀러 가기보다는 한적한 곳을 산책하거나 인파가 적은 전시관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어요. 오늘 소개해드릴 전시회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전시 일정이 연기되고, 계절이 바뀌고, 전시 공간과 분위기의 변화를 겪으며 자연스러운 시각적 다양성이 고스란히 담긴 줄리앙의 <다시 안녕 Hello Again>입니다.



<장 줄리앙 : 다시 안녕>

• 기간 : 2021년 4월 1일 (목) ~ 2021년 5월 30일 (일) *월요일 휴관

• 장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대료 28길 26

• 시간 : 오전 10:00 ~ 오후 6:00 (일요일 / 공휴일 : 오전 10:00 ~ 오후 5:00)

• 입장료 : 무료



장 줄리앙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각국을 대표하는 미술관과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현대미술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립해온 아티스트에요.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로 열린 작가의 페인팅 전으로 30여 점의 최근 신작을 전시하여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어요.

 

전시는 한남동 알부스 갤러리에서 개최됩니다. 한강진역 2번 출구로 나와 블루스퀘어를 거쳐 계속 걷다 보면 모더니즘 건축 양식의 하얀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장 줄리앙의 개인전이 열리는 알부스 갤러리예요.

 

알부스 갤러리의 1층과 2층을 전시 공간으로 아티스트의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요. 3층 작은 공간에는 그의 작품과 관련된 포스터와 엽서 세트, 도서 등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별도로 마련된 지하 팝업스토어에는 장 줄리앙의 그림이 그려진 유리잔과 의류 등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고 있답니다.

 

이번 전시회 타이틀 <다시 안녕 Hello Again>은 장 줄리앙이 직접 붙인 이름이라고 해요. 지난 몇 년간 장 줄리앙은 한국을 자주 방문하며 각별한 친밀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장 줄리앙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페인팅 작품을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도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이었죠. 장 줄리앙의 페인팅 작품은 페인팅화 특유의 무딘 감성과 붓 터치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섬세한 작업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 있어요.

 

특히, 1층에 전시된 작품은 전반적으로 녹빛의 숲과 가정적인 풍경들을 담아낸 작품이 많아 포근한 공간을 만들었다면,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하늘 그리고 바다가 나타나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그의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분홍빛 구름은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표현한 것 같아요. 그의 작품은 서핑, 산책, 바다와 같이 소소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풍경들이 소재가 됩니다.

 

그때의 감정을 되돌려주는 재현 장치로, 당시의 현장감을 물씬 불러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캔버스 작품 속의 오브제와 배경들은 작가가 공유하고자 하는 그의 일상적 경험을 나열한 시리즈이다 보니 그가 사는 마을의 앞바다, 산책길 그리고 그의 저녁 식탁, 가족들 등을 고스란히 관찰할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1년이 넘게 걸린 이 컬렉션은 그의 1년여 시간을 담은 시각적인 일기라고도 볼 수 있죠.

 

흥미롭게 생각한 소재를 찾아 캔버스에 옮기기도 하고, 파도와 빛, 구름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다양함을 함께 담아낸 시각적인 작품들이 많아요. ‘미술 작품’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장 줄리앙의 작품은 조금 더 편안하게 그림의 느낌과 표현을 보다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었어요. 장 줄리앙의 페인팅은 오밀조밀 귀여운 이미지에 반해 붓의 터치와 색감은 과감하게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작품마다 약간의 형광기가 도는 컬러로 포인트를 준 것이 너무 예쁘게 표현돼 다시 한번 시선을 잡아끌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집에서 즐기는 취미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요. 그로 인해, 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 인터넷 강의로 오일 파스텔 그림 그리기, 아크릴화 그리기 등의 강의를 들으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풍경이 가진 요소들을 빼놓지 않고 고스란히 전달해 주는 장 줄리앙의 화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파도를 표현하는 방법, 진한 선이 아닌 색의 컬러 변경으로 물결의 넘실거림을 표현하는 방법 등 그림 한 장만 보더라도 따라 그려가며 배울만한 점들이 많이 보여 더욱 뜻깊은 전시 관람 시간이었어요.

 

건물이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을 띄고 있어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그의 시각에서 보이는 일상을 담아낸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그의 발자국에 서서 그의 시선으로 풍경을 내다보는 느낌에 잠겨보는 것도 좋은 포인트인 것 같아요.

 

귀엽지만 투박하고 따뜻한 붓 터치와 과감한 색감의 장 줄리앙 그림체는 작은 캔버스 하나에서도 다양한 요소들을 담고 있어 보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작품의 수는 많지 않지만, 천천히 작품을 즐길 수 있어 오히려 더욱더 좋았던 것 같아요.

 

“아침의 구름에 대한 연구부터 빛과 파도들, 80년대 가족사진에 대한 탐구까지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이것은 마치 시각적인 일기가 되었어요”

-Jean Jullien

2층 전시실에는 장 줄리앙이 직접 본인의 작품들을 그리는 과정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의 소재 선정 기준과 흥미롭게 생각하는 주제들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2층 전시실 한편에는 넓은 통창과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알부스 갤러리의 포토존 아닐까요? 마침 성큼 다가온 여름의 초록 내음이 창가 뒤로 고스란히 비쳐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기도 해요. 갤러리에 방문하신 분들은 여기서 인증샷 한 번씩 꼭 찍으셨으면 좋겠습니다.

 

3층으로 올라가면 그간 장 줄리앙이 펴낸 책들과 이번 전시에서 만나본 페인팅 작품들의 엽서, 포스터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의 일기장이나 다름없는 스케치 도안을 엮어낸 책도 있었어요. 마음에 쏙 들었던 작품들이 있다면 엽서 모음에 그림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세트당 총 5가지의 그림이 A, B세트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1~3층까지 관람을 끝냈다면 별도로 마련된 지하 1층의 팝업스토어도 방문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1층 입구로 나가서 건물의 왼편으로 돌면 바로 아래에 귀여운 테이블과 함께 장 줄리앙의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발견할 수 있어요.

 

센스 있는 꽃병이 놓여 있는 테이블, 뭔가 특별한 점이 보이지 않나요? 멀리서 보면 테이블은 몸통, 그리고 의자들은 얼굴, 양손과 양발이 그려져 있습니다. 팝업스토어 밖에는 여자아이, 안쪽에는 남자아이 테이블이 진열돼 있답니다.

 

 

팝업스토어 안쪽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 팝업스토어는 <누누R> 이라는 곳으로 장 줄리앙 작가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허재영 님이 함께 론칭한 브랜드라고 해요. 2020년 10월에 2020AW 시리즈를 공개하기도 했죠.

 

재킷과 양말, 모자와 가방 등 패션 아이템과 실생활에서 사용할법한 와인잔과 화병, 시계 등 굿즈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전시가 한창인 지금, 롯데백화점 본점 정문에는 장 줄리앙 작가의 작품 9점이 대형 조형물로 만들어져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시 안녕 Hello Again> 전시를 못 보신 분이라거나 혹은 미처 예약하지 못해 관람하지 못하신 분들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대형 작품을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롯데백화점 본점 앞 전시는 6월 말까지 계속된다고 해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로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도심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알부스 갤러리가 있는 한남동 일대는 서울의 다른 도심에 비해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있었어요. 만약 전시가 끝나고 약간의 시간이 있다면 한남동에서 맛있는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해결하면 어떨까요?

 

알부스 갤러리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고메이494 한남은 내로라하는 맛집들이 입점해 있어 식사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고메이494 내에는 작게나마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가나아트 나인원 갤러리와 와인, 레코드판, 음향 가전, 예술 골동품 등을 쇼핑할 수 있는 다양한 매장도 있어 구경하기에도 괜찮게 꾸며져 있었어요.

 

맛집으로 유명한 만큼 땀땀 칼국수, 아우어베이커리, 앤더슨씨, 블루보틀, 수린 한남 그리고 현선이네 떡볶이 등 맛집으로 이름을 날리던 음식점과 카페들이 가득했는데요. 푸드코트 느낌의 지하 2층에는 땀땀 칼국수, 아우어베이커리, 현선이네 떡볶이, 삐삣버거 등을 만날 수 있고 조금 더 조용하게 고급스러운 식사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지하 1층에 위치한 한정식 수린, 양식 코르소를 추천합니다.

 

쇼핑몰 밖은 바로 대로변과 접해 있는데요. 1층에 위치한 앤더슨씨와 블루보틀은 그중 인기가 많았어요. 도심 속 여유를 컨셉으로 브런치와 디저트 커피 등을 판매하는 앤더슨씨는 음식뿐 아니라 감각적인 디자인 가구들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는 게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해요. 실제로 내부에 들어가 보면 테이블과 의자 등 모두 다른 가구들이 잘 어우러져 북유럽풍의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함과 신비로움을 둘 다 느낄 수 있었어요.



5월 30일까지 전시되는 장 줄리앙의 <다시 안녕 Hello Again> 그리고 한남동에서 함께 즐기면 좋을 고메이494 한남까지 함께 소개해드렸습니다. 한남동 데이트 코스로 마음에 드셨나요? 장 줄리앙전은 무료 전시로 사전 예약 경쟁이 상당히 치열했어요. 방문 일자가 다가오는 분들이 계신다면 추천드린 코스대로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전 예약엔 실패했지만, 포스팅을 보고 흥미가 생겼다면 6월 30일까지 장 줄리앙의 대표 작품 9점을 대형 조형물로 볼 수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방문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