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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몰 <STREET NOISE> 전시회

손으로 끄적거리는 낙서를 좋아하시나요? 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전시, 시대를 대변하는 예술 그래피티 전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예술, 그래피티를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새로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작품 80여 점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고, 다양한 포토존까지 마련되어 있어 주말에 색다른 이색 경험이 필요한 분들께 매우 추천하고 싶은 전시였답니다.

 

 

롯데월드몰에서 만나는 거리의 예술 < STREET NOISE >

[STREET NOISE]

• 기간 : 2021년 2월 26일 (금) ~ 2021년 6월 13일 (일) *연중무휴

• 장소 : 롯데월드몰 지하 1층 P/O/S/T

• 시간 : 오전 10시 30분 - 오후 9시 (입장마감 : 오후 8시 30분)

• 입장료 : 평일 12,000원 / 주말 및 공휴일 15,000원

 

전시가 이루어지는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포스트 프로젝트(P/O/S/T)는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체험을 담은 문화예술복합공간이에요. 2021년 2월 26일에 새로 오픈한 곳이라 아직 소식을 접하지 못하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P/O/S/T는 사람(People), 물건(Object), 거리(Street)의 요소가 잘 맞춰진(Tailored) 공간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거리의 풍경처럼 여러 브랜드, 기업,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며 첫 시작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전시 <STREET NOISE>랍니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10인을 비롯해 국내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채로운 볼거리가 준비된 전시, 본격적으로 살펴볼까요?

 

그래피티는 벽에 하는 낙서 정도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사전 지식이 부족해 전시가 재미없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어요.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이 가능하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도슨트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긁다’, ‘긁어서 새기다’라는 뜻의 그래피티는 거리의 예술로써 오랜 기간 젊은 에너지와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예술 형태에요. 기존에 낡고 오래된 생각들에 반(反)하여 전달하려는 새로운 메시지들이 무엇인지에 집중해서 보면 전시를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입구를 통과하면 아치형 세트가 보이는데, 불빛이 실시간으로 조사되고 있어 아치형 벽에 반사되는 그림이 계속 변경되더라구요. <STREET NOISE> 전시는 입구부터 전시장 내부까지 힙스러움을 뽐낼 수 있는 인증샷 스팟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 나만의 그래피티를 만들어 보세요

전시 초입에는 체험존이 있습니다. 아이패드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효과를 주면 전시회의 벽에 내가 그린 그림 또는 서명이 보여요. 회전, 컬러 변경, 네온 효과 등 다양한 효과들을 직접 줄 수도 있어서 전시 관람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 공간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있었던 것 같아요.

 

# SETCTION1. CLASSIC 그래피티의 시작을 보여주다

1970년대 브롱스(Bronx)에서 시작된 그래피티는 예술이라기보단 일종의 반항과 주류 세력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그래피티의 시작은 자신의 이름을 공공물에 남기는 태깅(Tagging)이 시초였는데요. 여러 작가에 의해 다원화되기 시작하며 여러 형태로 존재하기 시작했어요. 빠르게 그림을 그리고 그곳에서 벗어나야 하는 특성상, 순식간에 마르고 덧칠이 가능한 스프레이와 스탠실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벽에 칠해진 형형색색 스프레이 그래피티가 이러한 이유였죠. 1세대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닉 워커(NICK WALKER)는 중절모를 쓴 영국 신사로 유명한 아티스트에요. 닉 워커는 하트와 이를 그리고 있는 신사의 뒷모습을 상징으로 했는데요. 하트 반달(Heart Vandal)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들은 반정부 행동과 문화 파괴 예술 행위의 ‘뜨거운 심장’을 표현하며 ‘반달리즘’이라고 불렸습니다.

 

13살에 지하철에 그림을 그렸던 또 한 명의 1세대 그래피티 작가, 크래쉬(Crash)입니다. 기차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크래쉬’라는 이름이 뉴욕 시내 노선을 따라 움직이며 도시 전체를 자신의 이름으로 점령한다는 뜻이에요. 크래쉬는 팝아트와 그래피티를 결합된 형태의 작품들을 그려냈는데, 현대 디자인과도 잘 어울려 세계적인 명품 시계 중 하나인 브랜드 파텍필립 시계와 콜라보를 하기도 했어요.

 

크래쉬의 작품에는 눈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것은 외롭고 어려운 모든 사람들에게 언제나 선한 눈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위로의 뜻이기도 해요. 반대로 악한 사람들에게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크래쉬의 꽉 찬 구도는 그래피티의 저항 정신과 몰개성화된 시각 문화에 대한 비판 의식이 나타난 걸로도 볼 수 있어요.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과하게 그림으로써 과도하게 확대된 대중문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그것을 잘라냄으로써 관람객의 상상을 자극하는 효과를 이용하기도 하죠.

 

# SECTION2. POSSIBILITIES 그래피티의 무한한 가능성

1971년 뉴욕의 골목과 배달 트럭에 ‘TAKI183’이라는 표식이 나타났어요. 본인의 애칭과 당시에 살고 있던 183번지의 숫자를 따 만든 이 표식이 전역에 나타면서 자신만의 표식을 남기는 것을 소위 ‘태깅한다’라는 의미와 함께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때 나타난 아티스트 중 존 원(Jon One)과 라틀라스(L’atlas) 역시 태깅을 고수하며 다양한 형태의 그래피티를 표현했습니다.

 

존 원은 잭슨 플록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아, 과감한 붓터치와 패턴으로 도시 경관을 컬러풀한 추상 스타일로 물들여 강렬한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존 원은 도시 전체를 채웠던 그래피티를 캔버스에 그리면서 그래피티를 순수예술 영역으로 끌어들여온 아티스트에요. 존 원의 작품들은 태그를 기반으로 규칙없이 그려지며 즉흥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존 원의 라이브 퍼포먼스 작품이었던 이 마스터피스 작품은 최근 한 번 더 화제가 되었죠? 2016년 존 원이 내한해 그려낸 작품으로 전시 전야제 당일, 수많은 관객과 미디어 앞에서 세로 240cm, 가로 700cm의 초대형 작품을 2시간 만에 그려내 박수를 받았어요. 화려한 색감과 역동적인 그만의 스타일이 잘 어우러진 작품은 당일 사용한 물감과 붓, 신발과 각종 퍼포먼스 장비들도 함께 전시돼 있어요.

 

지난달, 한 커플 관객이 참여형 전시로 착각하여 전시돼있던 붓으로 작품 위에 채색을 남겨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작품이에요. 실제로 눈앞에서 마주하니 한동안 이슈였던 이 작품을 오랜 시간 살펴보게 되더라구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위대한 발명가이자 건축가 다이달로스는 크레타 섬에 악명 높은 미로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죠. 1980년대 프랑스에서 또 하나의 다이달로스가 나타났다고 해요. 라틀라스는 ‘길 위의 다이달로스’라고 불릴 정도로 끝없는 미로의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에요. 그는 아랍의 서체에 매력을 느껴 아프리카 모로코와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 서체를 공부한 뒤 고대 상형문자, 중국의 한자들과 알파벳과 결합하여 그만의 라틀라스 서체를 만들어냅니다.

 

언뜻 보기엔 거대한 미로처럼 보이는 그림을 자세히 보면 ‘라틀라스’라는 글자가 있다고 해요.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발한 라틀라스는 마스킹 테이프를 작업 도구로 자주 사용하며 길 위에서 갤러리로, 즉 불법에서 합법으로 그래피티를 옮겨간 아티스트로도 상직적인 존재랄까요?

 

# SECTION3. POP ART 팝아트처럼 즐겁고, 팝아트만큼 심오한

1960년대부터 미국의 예술계를 점령한 매스미디어와 소비사회에 대한 비유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 장르 팝아트. 앤디 워홀의 그림이 우리에겐 가장 익숙하지 않을까 싶어요. <STREET NOISE> 전에서는 크래쉬(Crash), 퓨어 이블(Pure Evil), 페닉스(Fenx)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요. 이들은 팝아트의 시각적인 요소로 시선을 사로잡고 화려함으로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시사점을 던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페닉스(fenix)의 작품은 무겁기보단 이를 통한 즐거움을 그대로 전달하는 그림들을 그렸어요. 팝아트와 그래피티 그리고 문자를 결합해 단순하고 독특한 대형 그래피티를 그려내는데요. 작품들이 흥겹고 여러 단어들을 무늬처럼 표현해 그 속에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 SETCTION4. ZEVS 흘러내리는 로고 속에서

제우스(Zevs)는 샤넬, 루이비통, 코카콜라, 애플 등 유명 브랜드의 로고에 자신의 시그니처인 흘러내리기 기법(Liquidation)을 적용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었어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흘러내리는 로고들은 아마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유명 브랜드에 찾아가 외벽에 몰래 그래피티 작업을 해 지명수배가 되면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물입니다. 2009년 7월 홍콩을 거닐던 제우스는 명품 거리를 거닐다 강렬한 빛을 내뿜는 샤넬 로고를 보고 우리의 주변을 둘러싼 자본주의의 힘에 대한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어요.

 

그는 우리 주변을 점유하고 있는 거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상업주의에 물든 사회를 꼬집는 의도를 담아 작품을 그려내며 지구 생태계 문제로까지도 문제를 확장하고 있어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차용한 이 작품은(오른쪽 끝) 대형 석유 기업의 석유 유출 사건을 상기시킵니다.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신뢰를 강조하면서, 반대로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대기업의 양면성을 지적하며 흘러내리는 회사 로고를 표현해 대형 석유 기업의 이미지에 영리하게 균열을 냈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 SECTION5. SOCIETY 그래피티를 사회로, 그래피티를 캠페인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는 작업 대부분에 정치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고 있어요. 대중들이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유도하는 사회 고발적 성격의 아티스트입니다. 기존의 그래피티가 사회에 대한 반항으로 반달리즘을 표방하였던 것을 벗어나, 대중을 이끄는 프로파간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어요.

 

셰퍼드 페어리는 2008년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그래피티 아트를 넘어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어요. 이를 계기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게 됐죠. 당시 셰퍼드 페어리가 자발적으로 제작한 포스터는 선거 캠페인의 공식 이미지로 차용돼 오바마의 대선 승리에 큰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답니다. 강렬한 색감의 붉고 푸른색을 사용해 그려진 포스터가 보기에도 상당히 인상적이죠?

 

1983년 프랑스 태생의 JR은 흥미로운 프로젝트로 거리 미술에 새로운 지표를 열었던 아티스트인데요. 어린 시절 지하철에서 우연히 카메라를 줍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어요. 카메라와의 우연한 조우 이후 그는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거리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면서 28mm’s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28mm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클로즈업으로 포착되는 대형 사진들은 그 자체로 진정성을 보여주는데요. 장소를 선정하여 허가 없이 대형 사진을 붙이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동하는 그의 작업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상업적 후원없이 사진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그의 프로젝트는 공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 흥미롭죠. 위 사진은 JR이 2014년 뉴욕 시립 발레단 단원들과 함께 오페라 가르니에 옥상에서 진행한 특별한 프로젝트입니다. 사진 속에서 발견되는 두 개의 눈은 전 세계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우리가 지켜보고 있고, 관심을 갖겠다’라는 뜻을 담았다고 해요.

 

생각보다 다양하게 분포된 그래피티의 문화에 대해 가볍게 소개해드렸는데요. 개인적으론 전시를 보기 전까지 단순히 ‘반사회적인 마음을 낙서로 표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넓은 의미를 가진 작품들을 보며 또 하나의 예술이란 점을 인정하게 되더라구요. 너무 무겁지 않은 주제들로 도슨트 어플과 함께 관람하니 이해도 쉽고, 시각의 전환을 주는 전시였습니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에 위치한 P/O/S/T 전시장은 외부도 상당히 감각적으로 꾸며져 있어요. 그래피티 아트를 전시하는 만큼, 많은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더라구요. ‘힙스러운’감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STREET NOISE> 전시 내용은 물론이고, 포토존 하나하나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특히 재미있었던 그래피티 체험 공간을 알려드릴게요.

 

작품을 보고 받은 영감을 표출하고 싶다면 전시장을 나와 마련된 도안과 색연필들로 자신만의 그래피티를 그려보세요. 이번 <STREET NOISE> 전시는 유독 젊은 층의 관람객이 많아 그래피티를 열심히 색칠하시는 분들이 가득하더라구요. 다 그린 나만의 그래피티는 가져가도 되고 이렇게 한쪽 벽면에 붙여놓아도 좋아요.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한 게 보이죠?

 

전시회에 갔다면 굿즈 쇼핑 역시 빼놓을 수 없죠. <STREET NOISE>에 전시된 그림 중 일부가 이렇게 엽서, 포스터, 수첩, 머그 등 다양한 형태로 작업 돼 있어요. 이런 엽서는 쟁여두면 편지를 써야 할 일이 있을 때 유용하더라구요.

 

이색적인 럭키 박스도 있어요. 9,800원 또는 18,800원의 럭키 박스를 구매하면 전시장 내에 전시된 굿즈들이 랜덤으로 들어 있는 박스를 받을 수 있는데요. 지출 금액에 비해 높은 가격대의 굿즈들이 랜덤으로 들어있으니 뽑는 재미도 쏠쏠하겠죠? 전시가 즐거웠다면 럭키 박스를 구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해드린 새로운 전시, <STREET NOISE> 어떠셨나요? 일반적인 전시보다는 자유분방한 느낌이 가득한 전시였던 것 같아요. <STREET NOISE> 전시를 준비한 P/O/S/T는 시시각각 변하는 거리의 풍경처럼 여러 브랜드, 아티스트, 기업과 협업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6월 13일까지 진행되는 전시가 끝나고 또 어떤 소식으로 찾아올지 벌써 궁금해지는데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라인으로 대체되지 않는 오프라인 경험에 목마른 분들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다양한 문화를 만나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