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규모? 연봉? 승진? 직업을 고르는데 이 세 가지 요소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면 당신은 이미 '올드' 세대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워라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성세대가 '하고 싶은 일'은 억누르고 '해야 하는 일'에 집중했다면, 젊은 세대는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느냐'에 무게를 둔다. 발 빠른 기업은 구성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적극 나서기도 한다. DB손해보험은 자신(myself), 여가(leisure), 성장(development)을 다른 무엇과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 워라밸 세대를 위해 임직원의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DB챌린저스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소소한 성공이 주는 짜릿한 성취감
2월부터 시작된 ‘DB챌린저스’에는 두 달 만에 300여 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는 매월 2~3주 단위의 기간을 정해 5~6개 주제 중 선택한 챌린지의 달성 조건을 모바일로 인증하면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 나간다. 챌린지 주제는 ‘운동, 생활습관, 다이어트 등 건강관리’ 뿐만 아니라 ‘감정관리, 가족’ 등 생활 영역까지 넓혀 매월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운영방식은 ‘펀드형’과 ‘자기개발시간 부여형’으로 나뉜다. ‘펀드(Fund)형’은 임직원이 1만원의 참가비로 신청하면 회사에서 1만원을 매칭해 지원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추가로 상금까지 받는다. ‘자기개발시간 부여(Self-Development)형’은 목표를 달성하면 회사로부터 학습시간이나 봉사시간을 인정 받는다.
‘아이와 책 읽어주기’ 챌린지에 도전한 현승철 대리(총무파트)는 “처음에는 인증하려고 시간을 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그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보고 이제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더 늘어났다”는 소감을 전했다.
‘DB챌린저스’를 운영하는 인사팀 여동헌 대리는 “피드백의 연속인 사무실이나 손해보험 현장에서는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직장생활에 재미 요소가 생기고 가족이나 사회공헌 같은 감성 요소가 더해져 참가자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또 “요즘 MZ세대가 주축이 된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가잼비’를 추구하고, ‘펀슈머(Funsumer)’라 불릴 정도로 자신에게 재미를 주는 경험을 찾는 경향이 짙다. 게임 요소로 주목도를 끌어내고 이후에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습관이 형성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처음에는 ‘이것이 인증되는지’, ‘교육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지’ 사무적인 문의를 많이 받았지만 취지에 맞게 자율적으로 실천하도록 안내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참가자들이 매달 꾸준히 늘고 있고, 그룹사의 관심도 이어져 주목 받는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따로 또 같이, 감염병 시대의 기업문화 활동
DB손해보험은 이미 2006년부터 ‘금연펀드’와 ‘다이어트펀드’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흡연 인구가 줄고 코로나19 상황으로 헬스장 출입 등 운동 여건이 불편해지자 참가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인사팀 내부에서도 동호회나 집합 강의처럼 대면형 활동을 비대면 활동으로 대체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두환 선임과장이 ‘챌린저스’ 앱에 관심을 가지고 활용해 보자고 제안했다. 챌린저스는 사용하기 쉽고 알람, 푸시 등 리마인드가 가능하여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에 적합했다.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쉬운 봉사나 자기관리 방법을 손보 임직원이 함께 모바일 앱으로 진행한다'는 큰 방향을 정하고 나니,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침내 기존 기업문화 활동은 ‘DB챌린저스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위축되지 않고 비대면 활동으로 더욱 다양한 주제의 자기개발을 지원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참가자들도 서로를 응원하고 매일 인증 사진을 올리며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 달성에 큰 힘이 된다는 반응이다. "나도 모르게 시간을 맞춰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놀라왔습니다. 작은 성취에 재미가 느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개인을 넘어 사회적 책임으로
여 대리는 “건전한 기업문화는 제도 측면과 활동 요소가 더해질 때 실효성 있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사팀은 참여형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통해 ‘DB챌린저스 프로그램’를 경험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친밀하게 참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획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핸드폰 사용 1주일에 평균 20분씩 줄이기’ 챌린지는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핸드폰이 업무 처리와 정보 습득, 엔터테인먼트 소비의 주된 도구라는 점을 간과한 탓이다. 인사팀은 참여 결과를 모아서 임직원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선호하는 방식으로 챌린지 주제를 개발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
‘올바른 분리수거 실천’, ‘기후위기 기사읽기’와 같은 사회적 책임 관련 챌린지를 늘려가고, 나아가 DB손해보험 임직원과 천만 고객, 그리고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오픈 기부 챌린지 형식의 사회공헌 활동으로까지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와 디지털라이제이션으로 전환하다 보니 참여 인원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함께 참여하지만 개인의 자유도가 높아 MZ세대의 성격과도 맞아 떨어진다.
사회 중심에 우뚝 선 MZ세대 등장은 삶의 가치를 바꾸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과 자기계발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저녁이 있는 삶이 중요한 시대다. 전통적 의미의 자기계발이 고과나 승진에 도움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자기계발은 개인적 만족을 추구하는 워라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양성을 갖춘 새로운 ‘DB챌린저스 프로그램’이 임직원들의 기대와 워라밸 기업문화 정착에 부응하는 선례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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