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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의 공정관리, 어떻게 이루어질까?

반도체는 수많은 공정 과정 끝에 완성된다. 불량이 검출되거나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을 맞추지 못했을 때는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모든 과정을 살펴야 한다. 최근 DB하이텍의 공정 합리화 작업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국내 제조 기업으로 꼽힐 정도다. 입사 20년 차, DB하이텍 정윤정 수석에게 공정관리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반도체 생산의 시작과 끝을 지키는 사람들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 각각의 공정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생산에서 소정의 품질이 확보된 제품을 계획된 수량만큼 예정된 기일까지 생산하기 위해 기계(설비), 노동력 등을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로 ‘공정관리’다.

 

DB하이텍은 최근 급증한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를 공장 추가 증설 없이 적시에 납품하고 있다. 생산 공정 및 장치에 대해 매년 꾸준하게 생산성 향상 작업을 해온 결과다. DB하이텍은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로 다양한 고객과 제품에 대응하고 있다. 고객과의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품의 품질은 신뢰와 직결된다.

 

▲ DB하이텍 상우공장(Fab2)에서 생산라인을 점검 중인 직원들의 모습

공정관리팀은 DB하이텍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을 관리한다. 공정 중에 불량이 발생하면 원인분석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고, 공정 실험과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전자현미경 등의 장비로 분석하며 전사 업무를 지원한다. 총 57명의 팀원은 DB하이텍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과 *수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수율: 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로 회사의 생산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반도체는 제조업이에요. 제조업에서 제품의 품질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중요하죠. 수율 향상을 위해 수백 개 공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하고 제어하는 공정관리팀은 반도체 업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은 DM, IPC, FA, PA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생산라인, 사무실, 분석실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빠르고 정확한 업무처리로 DB하이텍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DM
(Defect management)

IPC
(Inline Process Control)

공정단계에서 발생하는 결함 관리 및
단위공정 완료 후 제품의 결함 검사 진행

안정적 제품 생산을 위한 품질지표 관리 및
크기
·두께 등 공정단계별 기준정보 관리

FA
(Failure Analysis)

PA
(Physical Analysis)

제품의 저수율 및 불량 원인분석과
수율 개선 활동, 선진사 사례조사 진행

물성분석 지원 및 제품 개발과
단위공정 실험 시 생산장비 모니터링 지원

<DB하이텍 공정관리팀 파트 소개>

 

공정관리팀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을 찾아내고 이를 피드백함으로써 제품의 품질을 관리한다. 공정에서 어느 한 부분만 잘못돼도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모든 공정에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윤정 수석은 PA파트에서 물성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제품의 미세한 부분을 다양한 장비를 통해 정밀하게 분석한다. 정 수석의 표현을 빌리자면 결함을 잡아내는 공정관리팀은 경찰과 그 역할이 닮았고, 분석을 통해 원인을 찾아내는 PA파트는 국과수와 닮았다.

 

▲ DB하이텍은 체계적인 신뢰성 검사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불량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다.

각 부서로부터 제품·시료 분석을 의뢰받는 PA파트는 일부 부서를 제외한 사내 모든 부서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분석을 진행하기 전에는 의뢰자와 함께 반도체 실물을 살피고 분석배경과 목적 등을 의논한다. “파트 미팅을 통해 전일 진행한 분석결과를 검토하고 분석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해요. 모든 관계자와 긴밀하게 소통하지만, 팀 내에서는 특히 FA파트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분석할 시료의 상태와 이력, 분석의 방향 등을 논의하고 결과를 공유하죠.”

 

DB하이텍과 함께 한 20년, 함께 할 미래

물리학을 전공한 정윤정 수석은 2001년 DB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신입사원 때부터 지금까지 물성 분석 업무만 집중해왔다. 그동안 수많은 분석 장비들이 정 수석의 손을 거쳐 갔다. 입사 초반에는 AES, SIMS, XPS 등의 표면분석 장비로 업무를 시작했고 현재는 물성분석 전반과 TEM(투과전자현미경)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직무교육을 받으면서 물성분석이 딱 제 일이다 싶었어요. 운이 좋게도 물성분석실에 공석이 있어서 배치를 받았고 실제로 업무를 해보니 제 적성과도 잘 맞아서 지금까지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Nano scale 영역을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게 가장 흥미로워요. 불량 현상을 찾아내거나 제품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전자현미경과 성분분석을 통해 의뢰자에게 명확하게 보여줄 때 쾌감을 느낍니다.”

 

▲ DB하이텍 공정관리팀에서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제품의 미세한 부분을 다양한 장비를 통해 정밀하게 분석한다.

자신을 ‘운이 좋은 직장인’이라고 말하는 정 수석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반도체 생산라인이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직원들은 바쁜 일과를 보내게 된다. 분석실의 경우 사내에 하나뿐이다 보니 휴일에도 긴급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거나 명절에도 출근한 적도 있었어요. 아마 반도체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요즘에는 워라벨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회사에 잘 정착돼서 어려움도 많이 줄었어요.”

 

DB하이텍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바이러스 예방과 방역을 위한 TFT를 꾸려 신속하게 대응해 왔다. 현재 공정관리팀 분석실은 긴급도에 따라 최소 인원만 출입할 수 있다. 시료는 별도의 장소를 지정해 보관하고 분석은 이메일 및 유선으로 논의 후에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 업무 진행 초기에는 의사 전달에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팀원 모두가 변화된 업무처리 방식에 적응한 상태다.

 

▲ DB하이텍은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국내 제조 기업으로 화제가 됐다.

“우리 회사는 코로나19 발생과 동시에 회사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어요. 통근버스 정류장에서 인근 회사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데 저만 마스크를 쓰던 때가 있었어요. 워낙 초기라 ‘유난스러워 보이진 않을까?’ 하는 무지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회사에서 과하다 싶게 대응한 덕분에 어려운 시국을 큰 탈 없이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도 회사가 마련한 방역 지침을 잘 따르고 있어요.”

 

DB하이텍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천258억 원, 영업이익은 647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 189% 증가했다. 올해 입사 20년 차인 정윤정 수석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DB하이텍이 더 높이 성장하는 것이다.

 

▲ 8인치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로 DB하이텍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생산시설을 풀가동하고 있다.

“입사 초기에는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월급을 반납하기도 하고 순환휴직을 하던 때도 있었어요. 구성원으로서 어려운 시절을 잘 이겨낸 회사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바람이 있다면 반도체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다양한 분석 장비를 갖추고 나아가 분석센터까지 구축할 수 있도록 회사가 성장하는 거예요. 저 역시 부지런히 노력해서 훌륭한 분석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기술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공정 과정 역시 복잡해진다. 공정관리팀의 책임감과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DB하이텍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의 품질과 수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DB하이텍은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