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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힐링 스팟 소개! 영월 10경과 절경 모음 zip

강원도 내륙에 자리한 영월은 동강과 서강이 빚어 놓은 비경과 명승으로 이름이 높죠. 동강은 평창군 오대산에서 발원하는 오대천과 정선군 북부를 흐르는 조양강이 만나 형성된 강줄기를 말하고, 서강은 영월군 한반도 면에서 만나는 평창강과 주천강이 영월읍에서 다시 동강과 합류하기 전까지를 가리킵니다. 영월에는 단종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는 ‘영월 10경’을 비롯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많답니다. 무릉도원으로 일컫는 요선정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드는 절경으로 함께 떠나 볼게요.

 

# 주천강변의 무릉도원, 요선정

주천강은 평창강으로 흘러드는 한강의 제2지류인데요. 강원도의 산들이 두텁기 때문에 웬만한 강의 본류와 맞먹는 강폭과 길이를 갖고 있습니다. 구불구불 돌아내려 오는 길이가 118킬로미터나 된답니다.

 

주천에서 강을 거슬러 북쪽으로 올라가면 수주면이 되는데, 무릉리, 도원리 같은 아름답고 호젓한 작은 강마을이 점점이 이어져요. 무릉리 주천강변에는 높이 60미터쯤 되는 절벽 위에 '요선정(邀僊亭)'이라는 정자가 올라앉아 있어요. 무릉은 이상향의 상징이고 요선은 '신선을 맞이한다'라는 뜻이니까 이름만 보아도 그 풍광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요선정에는 지난 세월의 흔적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현판이 가득 걸려있습니다. 요선정기(邀仙亭記), 중수기(重修記) 등 낡은 현판 사이에 금박 현판이 눈에 띄는데요. 숙종, 영조, 정조 세 임금이 주천강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와 그 내력을 새긴 현판이랍니다.

 

애초에는 숙종이 빙허루와 청허루에 부친 어제시(御製詩)를 새긴 현판이 있었지만, 소실된 후 영조가 이를 다시 복원하면서 그 내력을 친필로 써서 새 현판으로 만들어 걸었어요.

 

‘… 높은 석벽은 구름에 닿았고 / 맑은 강물은 짙푸르게 이어지도다. / 숲속에는 아름다운 산새가 우짖고 / 봄날 들꽃은 뜰아래에 비추네. / 술 가지고 올라 동자로 하여금 따르게 하니 / 취한 체 난간에 기대어 낮잠이 드네.

 

한나라의 임금이 이렇게 감탄했으니 요선정의 경관은 가히 신선 세계라는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 요선정에 걸린 숙종의 어제시

1788년 정조는 숙종, 영조 두 분 선왕의 글이 주천 산골 정자에 봉안되어 있다는 사실을 듣고는 이에 부친 어제시를 짓고 그 유래를 밝힌 글을 지어 현판으로 걸게 했습니다.

 

▲ 요선정에 걸린 정조의 어제시

정자 옆에는 전체 높이 3.5미터의 무릉리 마애여래좌상과 2미터 정도의 석탑 한 기가 있습니다. 이 마애불은 얼굴만 보았을 때는 통통하고 복스럽게 돋을새김 한 것처럼 보이지만 몸체가 음각으로 새겨진 좌상인데요. 양각의 얼굴과 음각의 몸체 표현이 조화롭지 않아서 절로 미소를 짓게 합니다. 마애불 머리에는 갓 모양의 바위가 있어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방금 단장한 듯 해사한 낯빛이에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는 석탑은 다소 훼손되어 본래의 모습을 조금 잃은 상태인데요. 탑에는 뜻을 알 수 없는 범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 요선정 마애여래좌상

마애불 바로 뒤에는 커다란 바위틈에서 강한 생명력으로 멋지게 자란 소나무가 마치 정성을 들여 가꾼 정원수처럼 벼랑 끝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소나무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유유히 흘러가는 주천강의 모습은 한 장의 그림처럼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해요.

 

▲요선정 절벽 위의 소나무와 주천강

#선녀가 목욕하는 바위, 요선암

소나무에 의지하여 주천강을 내려다보면 산자락을 맴돌아 내려오는 강줄기가 마냥 아련히 멀어져 가기만 하고, 발아래 벼랑을 내려다보면 강변 바닥엔 거대한 흰 반석들이 추상주의 조각처럼 기묘한 곡면과 형상을 그리며 넓게 퍼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로 요선암(邀仙岩)이랍니다.

 

▲요선암 돌개구멍

요선암은 일렁이는 물결이 그대로 굳어버린 듯한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다워요. 이 너럭바위의 곡선은 무수히 많은 구멍의 둥근 선으로 이루어진 것인데요. 그 구멍이 지름 1미터, 깊이 2미터가량 되고 생김새가 다양합니다.

 

화강암에 자연스레 뚫린 이런 구멍을 지질학에서는 포트홀(pothole)이라고 부릅니다. '둥근 항아리 모양의 구멍'이라는 뜻인데, 순우리말로는 '돌개구멍'이라고 하죠.

 

돌개구멍은 하천의 상류 지역에서 빠른 유속으로 실려 온 자갈들이 강바닥의 오목한 암반에 들어가 물결의 소용돌이와 함께 회전하면서 암반을 마모시켜 이루어진 형상입니다.

 

요선암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긴긴 세월 돌이 구르고 맴돌았을지 상상할 수 없답니다.

 

요선암의 강바닥은 화강암 너럭바위이기 때문에 돌개구멍이 유난히 만질만질하고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해 더욱 자연의 신비로움과 장엄함을 느끼게 합니다.

 

요선암이 있는 주천강변 약 200미터 구간의 강바닥은 천연기념물 제54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중 하나에는 세월에 깎여 흔적만 희미하게 남은 글씨가 있는데요. 조선 중기 문장가이자 풍류가인 봉래 양사언(楊士彦, 1517~1584)이 이곳 경치에 반해 ‘요선암(邀仙岩)’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다고 합니다.

 

깊고 동그란 돌개구멍에서는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동글동글 웅덩이에서는 신선들이 족탁(足濯)을 즐기며 담소했다고도 합니다.

 

#한반도 속의 한반도,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 영월 서강의 한반도 지형

동강과 합류하기 전 서강의 샛강인 평창강은 강줄기가 구불구불 휘어 흐르는 사행천으로 곳곳에 물도리 마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평창강이 만든 물도리 마을 중 가장 장관을 이루는 곳은 단연 선암마을입니다. 한반도를 꼭 닮은 ‘한반도 지형’ 덕에 유명세를 탄 선암마을은 평창강의 끝머리에 있는데요.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마치 신선처럼 멋있다고 해서 ‘선암(仙巖)’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선암마을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인 한반도 지형이 있습니다. 선암마을은 하천의 침식과 퇴적에 의해 형성된 마을인데요. 눈앞에 보이는 한반도 지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천이 빠르게 흐르는 바깥쪽은 주변의 암석이 깎여 절벽이 생기고, 하천이 천천히 흐르는 안쪽으로는 모래가 쌓인 것이 보입니다. 하천이 점점 옆쪽으로 암석을 깎아서 넓어지면서 이와 같은 한반도 모양을 만들게 된 것이죠.

 

오간재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인공위성 사진으로만 보던 한반도 지형을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강물 속에 한반도를 옮겨다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요.

 

바다를 대신해 강물이 한반도의 삼면을 감싸고 있고, 동고서저의 지형과 호랑이의 꼬리를 연상시키는 호미곶의 형태까지 한반도의 형상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백두대간을 연상시키는 산맥과 울릉도와 독도를 나타내는 듯한 작은 바위도 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제주도를 대신할 만한 지형이 없는데요. 한반도 지형을 따라 흘러가는 뗏목이 운 좋게 제주도 위치에 도달했을 때는 온전한 한반도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요선정은 작은 정자이지만 주위의 좋은 경관을 만끽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옵니다.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진입로를 걸어 들어가면 요선암 돌개구멍이 있는 강변에 다다르고, 다시 언덕을 오르면 요선정에 갈 수 있어요.

 

요선정에서 한반도지형 주차장까지는 17km 거리로 자동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송림으로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약 1km가량 오르면 한반도 지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간재 전망대가 나온답니다.

 

선암마을에서는 전통 뗏목을 타고 한반도 지형을 따라 흐르는 평창강을 탐사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뗏목은 한반도 지형의 동해안에서 출발해 서해안까지 1km 구간을 왕복하는데요. 뗏목의 종류도 다양해 래프팅 배를 개조한 수중 탐사선을 타면 물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도 있어요. 또 강 양쪽에 로프를 걸어 줄을 잡아당겨 강을 건너는 줄배 타기도 마련돼 있습니다.

 

요선정 / 요선암
- 강원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리

선암마을
-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선암길 66-9

한반도 지형 주차장
-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한반도로 555

선암마을은 한반도 지형 외에 뛰어난 자연경관으로도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마을 앞을 장식하고 있는 드넓은 자갈밭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바위 절벽이 물길과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죠. 여름이면 오간재 전망대 부근에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꽃이 피어 한반도 지형과 조화를 이루고, 가을이면 돌단풍이 군락을 이루어 화려한 풍경을 만들어내요. 사계절 제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강원도 영월로 떠날 계획을 세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