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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갸날 제정부터 대체공휴일까지 한글날의 모든 것!

한글은 세계 문명사상 가장 독특한 발명품이며 세계화 시대 한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이기도 합니다. 2007년 특허협력조약(PCT)에서 한국어는 10개 국제 공개어 중 하나로 채택되기도 했죠. 한류의 영향으로 최근 한글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과목을 개설하는 해외 교육기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적 관점으로 봤을 때 한글은 하나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인정받아 한글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들이 속속히 나오고 있어요.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한글, 오늘은 유래부터 대체공휴일까지 한글날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한글날의 역사

훈민정음 창제 및 반포

한글날의 시작을 알아보려면 가장 먼저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은 1443년(세종 25년) 세종대왕이 집현전의 학자들과 함께 창제한 28개의 글자예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의 기반이 된 문자가 바로 훈민정음이죠. 세종대왕은 우리의 문자가 없어 중국의 한문을 빌려 사용했던 불편을 벗어 던져버리고 누구나 쉽게 배우고, 글을 쓰며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글을 창제하였어요. 한글 창제의 배경은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않으니…’로 시작되는 <훈민정음 예의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3년간의 시험 기간을 거쳐 1446년(세종 28년) 세상에 반포되었습니다.

 

가갸날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한글날의 시초가 된 것은 바로 ‘가갸날’입니다. 가갸날은 조선어 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8회갑(480년)이 되는 해인 1926년에 처음으로 기념했어요. 당시 우리나라는 1910년 체결된 한일 병합 조약에 따라 통치권을 빼앗기고 일본의 탄압을 받고 있었죠. 일제 강점기가 시작된 이후 일본은 조선교육령을 공포해 조선인 학교의 교육 연한을 단축하고 훈민정음의 모국어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그로 인해, 대다수의 학생은 수업을 일본어로 들어야 했습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어학자들은 1921년 12월 3일 조선어 연구회를 발족하였습니다. 조선어 연구회는 갖은 핍박과 어려움 속에서도 한글 보급 강습, 문맹퇴치운동 등 우리의 말과 글을 지켜 내기 위한 여러 노력을 펼쳤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가갸날의 제정입니다. 당시는 아직 한글이라는 말이 보편화되지 않아 한글을 가장 처음 배울 때 ‘가갸거겨…’라고 하는 데서 유래해 ‘가갸날’이라 정했다고 해요. 가갸날은 2년 뒤인 1928년 한글날로 명칭이 변경되었답니다.

 

한글날이 되기까지의 역사

식민지 치하 시절, 조선어 연구회가 ‘가갸날’ 기념일을 정하기 위해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게 되는데, 1446년 9월 훈민정음이 세상에 처음 나왔다고 언급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날짜가 기록되어 있지 않았고 9월의 마지막 음력인 29일을 기념일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후 양력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음력 기준의 기념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한글날이 옮겨졌습니다. 이 또한 일제 식민지 치하의 일이었는데 1926년 9월 29일(음력)에서 1931년 10월 20일(양력) 그리도 또 한 번 1934년 9월 28일(양력)이 되었어요.

 

2번의 한글날이 옮겨졌다가 1940년 지금의 한글날인 10월 9일로 확정된 계기가 있었어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해례본(원본)에서 훈민정음 반포 날을 ‘9월 상한(상순)’으로 명확하게 언급된 것이에요. 이에 다시 한번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기념일로 정정하고, 그날이 양력으로 바뀌면서 10월 9일이 되어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한글날이 공휴일이 된 이유는?

2005년에 한글날이 국경일로 정해지기 전까지 대한민국의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로 한글날이 포함되지 않았어요. 1949년 10월 1일에 제정한 ‘국경일에 관한 법률’로 4대 국경일을 정하였으며, 이날은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한글날은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기려왔고 미군정 당시에도 공휴일이었지만 국경일에는 끼지 못했어요.

 

1991년 노태우 정부는 공휴일이 너무 많아 경제발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한글날과 국군의 날을 법정공휴일에서 제외하고 기념일로 기리게 되었죠. 이에 국어 운동계에서는 한글날이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국경일로 만들자는 목표 아래 2001년부터 ‘한글날 국경일 범국민 추진 위원회’를 결성해 국민운동을 펼칩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류가 번져 나가기 시작하자 한글날의 지위를 높이려는 노력은 차차 힘을 얻어가고, 마침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2005년 10월 5일 ‘한글날 국경일 지정 촉구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기념된 첫해인 2006년으로부터 6년이 지난 2012년에서야 ‘한글날 공휴일 추진 범국민연합’이라는 조직 결성과 함께 대규모 국민운동으로 전개되어 2012년 12월 24일에 마침내 결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체 공휴일 지정

2021년 한글날은 10월 9일 토요일입니다. 지금까지 명절이 아닌 공휴일이 주말에 있을 경우 따로 대체 휴일이 존재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2021년부터는 대체 공휴일이 확대되면서 올해 10월 11일도 대체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대체휴일은 관공서만 적용되고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사업자 재량으로 휴무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7월 6일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 발표되며 2022년 1월부터 대체공휴일 시행이 될 법안이 부칙으로 인해 8월 1일 이후로 5인 미만 사업장도 대체 공휴일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 한글날 아이들과 가기 좋은 여행지

여주 세종대왕릉

경기도 여주에는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합장릉과 효종대왕과 인선왕후의 쌍릉이 함께 있어요. 두 능을 합쳐 영녕릉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영녕릉은 지난해 10월 9일 재단장을 마쳤습니다. 6년 2개월에 걸친 ‘세종대왕릉 제 모습 찾기’ 정비 사업이었죠. 영녕릉에는 다른 조선왕릉에서는 볼 수 없는 책방이 있어요. 책방 안은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아동도서부터 어른들을 위한 일반 교양도서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요. 넓은 왕릉을 관람하다 지친다면 책방에 들러 세종대왕님과 함께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는 박물관입니다. 한글의 문자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2014년 개관하게 되었어요. 1층에는 한글과 한글문화에 대한 자료가 있는 한글도서관이 있고, 2층에는 한글에 대한 조형물과 영상들이 있는 상설전시관이 있습니다. 3층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한글 놀이터와 기획 전시관이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박물관이에요. 코로나19로인해 방문 전 온라인을 통해 사전 예약 후 방문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언어의 역사가 담긴 국립한글박물관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셔서 한글의 위대함을 직접 느껴 보시는 것도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세종이야기

수많은 집회와 행사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 밑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세종이야기’ 전시관이에요.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많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시원한 실내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무료 전시 박물관이에요. 세종이야기 전시관은 우리 역사의 위대한 성군,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 공간입니다. 전시관은 총 7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지며 세종대왕의 출생지, 가족관계, 품성과 취미 등 연대기를 살펴보는 공간부터, 백성을 사랑하는 세종대왕의 애민 사상과 한글을 창제하는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한글 갤러리에는 한글을 소재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 활동을 하는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전시하며 한글 도서관에서는 세종대왕에 관한 서적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읽을 수 있는 학습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탁본 체험, 활동지 퀴즈, 한글 배지 만들기, 우리 가족 문패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어요.



세종대왕부터 조선어 연구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말과 글을 창제하고 지키려던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한글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글날에는 우리의 말과 글을 지켜 내기 위해 노력했던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며 한글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