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 있어서 채용은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경쟁력 있고 성장 가능성이 큰 인재를 확보해야 지속해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업이 채용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은 주로 정기 ‘공개채용(공채)’ 방식으로 인재를 선발해왔습니다. 한 번에 대규모 인력을 뽑아 각 계열사에 투입할 수 있고, 기수를 매기고 연차에 맞는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인력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최근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공채를 줄이고 필요할 때마다 채용하는 수시(상시)채용으로 채용 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답니다. 수시채용의 시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 점점 줄어드는 공개채용
2020년 하반기 상장사들의 채용 방식은 대졸 신입 공개채용 비율보다 수시채용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상장사 530곳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조사한 결과, 공개채용으로 뽑겠다는 기업은 39.6%로 2019년과 비교해 10% 포인트 줄어든 반면, 수시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41.4%로 10.7% 포인트 늘어났어요. 신입사원 수시채용 비율이 공채 비율보다 높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019년 현대차그룹이 정기 공채를 폐지한 데 이어, KT와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에서는 서둘러 수시채용을 도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KT그룹은 2020년부터 해마다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했던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6주의 인턴 기간을 거쳐 정직원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수시 인턴 채용제’를 도입하였으며, SK그룹도 순차적으로 수시채용 비중을 늘려간다는 방침입니다. 1956년 대졸 정기 공채를 도입한 LG그룹도 64년 만에 공채를 폐지하고 연중 상시 선발 체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기업 채용시스템 변화에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수시 채용의 경우 사회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대학생들이 직무에 적합한 경력을 미리 쌓아두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DB그룹은 코로나 여파로 취업문이 좁아진 상황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기존과 다름없이 정기 공개채용을 시행하고 수시 채용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수시채용은 금융권에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e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2020년부터 수시채용 중심으로 채용 방식을 바꾸고, 상시 인재 등록 제도인 ‘인재풀(pool)’을 운영하고 있어요. 인재풀에 등록해 놓은 구직자를 대상으로 적합한 부문에 수요가 발생할 때 채용하는 방식입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신입 공채 없이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어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은행권도 계획했던 공개채용을 미루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수시채용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들이 기존 정기 공채 제도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경영 환경과 기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채용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려면 실무형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것이 필요한데, 정기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이 이점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기업이 공채 비율을 줄이는 이유를 ‘공채보다 수시채용이 효율적이라고 판단’(34.8%)했다는 응답이 많았고, ‘경영 환경 변화로 신입보다 경력직을 우선선발'(32.8%) 한다는 응답과 ‘코로나 여파로 공채 선발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된다‘(27.4%)는 응답이 뒤를 따랐습니다.
한편 기업들은 수시채용을 확대한다고 해도 채용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2019년 정기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현대차그룹만 보아도 2019년 신규 채용 규모는 4,805명으로 2018년 4,154명보다 오히려 15.7% 늘었죠. 최근 3년 사이로 따져봐도 우려와 달리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든 셈입니다. 공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채용을 하다 보니 오히려 채용 규모가 늘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 수시채용이 유리한 이유?
수시채용은 시기나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 인력이 생기면 그때그때 공고를 내고 채용하는 방식으로 공채에서 중요하게 여기던 출신 학교와 영어 성적 등 이른바 ‘스펙’이 아닌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 역량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신입 구직자 입장에서는 기업 공채처럼 채용이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아 기업별, 직무별로 서류와 면접 준비에 집중할 수 있고, 기업이 필요할 때마다 채용에 나서기 때문에 채용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인사팀이 채용을 주도하는 공채와 달리 수시채용은 해당 현업 부서가 주도해 채용하기 때문에 업무에 꼭 맞는 전문성 있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직업 매칭 플랫폼인 ‘잡플렉스'가 기업 인사 담당자 3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인재 선발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 요소는 ‘직무 적합도’를 꼽았습니다. 응답자의 50% 이상이 직무 적합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지원 분야와 관련된 경험과 기업문화 적합도에 대한 부분이 각각 2, 3위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수시채용은 미국과 유럽 등지의 세계적 기업이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채용 방식입니다. 이들 기업은 철저히 인력이 필요한 해당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의 직무 기술(job description)을 기준으로 수시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 수시채용에 대비하는 자세
하지만 취업 준비생, 특히 대학 졸업을 앞뒀거나 막 졸업했다면 수시채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공채는 대략적인 전형 시기를 짐작할 수 있어 스펙을 쌓는 등 상황에 맞춰 시간표를 짜 대비할 수 있지만, 수시채용은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구인구직 플랫폼인 ‘사람인’이 ‘수시채용 부담감’이라는 주제로 구직자 1,497명에게 조사한 결과 55.8%가 ‘부담감이 증가했다’고 답했습니다. 부담감이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9.4%였으며, ‘줄어들었다’는 4.9%에 불과했습니다.
구직자의 부담감이 늘어난 이유로 ‘채용 규모 자체가 줄어들 것 같아서’(74%, 복수응답)라는 답이 가장 많았는데, 대규모 공채와 달리 필요 인력만 채용하는 방식이라 전체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또 수시채용은 채용 공고가 언제 뜰지 알 수 없는 만큼 상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스펙 쌓기, 필기·면접 준비 등을 미리 해둬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수시채용에서는 대규모 인원을 뽑는 공채보다 채용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채용 절차 사이의 간격이 더 짧아질 수 있어요. 서류나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면접 준비를 시작하는 공채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답니다.
정기 공채가 대학 졸업생이나 예정자가 지원하는 것과 달리 수시채용은 전문성을 중시하므로 해당 직무 경험 등이 있는 인재가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채용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 스펙보다는 직무와 연관된 경험을 쌓고 이를 부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직무 관련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는 만큼 ‘막무가내’식 지원보다는 관심 있는 직무를 정확하게 파악해 결정하고 맞춤형 스펙을 쌓아야 합니다.
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한국 산업이 성장기에 있을 때 시행된 기업 공채 제도는 최근 한국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효율적인 채용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서구 선진국의 고용시장에서는 먼저 중견, 중소기업에 취업해 자신만의 직무 역량을 쌓은 다음 원하는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패턴이 보편화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용시장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해 가기에 취준생들도 관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수시채용의 시대를 맞아 혼란을 겪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도 있을 텐데요.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는 이유부터 명확히 이해한다면, 수시채용에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변화한 수시채용에서도 취업을 준비하는 여러분 모두 최종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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