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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인사동 전시회,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오랜만에 전시회 소개로 돌아왔네요. 오늘 소개해드릴 전시는 인사동의 뉴플레이스, 안녕인사동 센트럴 뮤지엄에서 개관 중인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입니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올 4월부터 9월까지 진행되는 중장기 전시로, 예전부터 전시가 알차고 좋다는 평을 꾸준히 들어온 터라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전시였답니다. 직접 둘러보니 역시나 무척 만족스러운 전시였는데요. 그럼 DB그룹과 함께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눈으로 즐기러 가보실까요?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인사동에 새롭게 생긴 ‘안녕인사동’ 지하 1층에서 진행되고 있었어요. 사실 인사동 자체를 너무 오랜만에 방문한 거라 이곳이 과거 ‘쌈지길’을 리모델링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쌈지길 바로 옆에 새롭게 생긴 문화 공간이더라구요.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대중적인 맛집과 브랜드들이 들어와 있어서 인사동에 흥미가 없던 사람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다 싶은 곳이었어요. 한동안 인사동을 방문해보지 않은 분들도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을 방문한 기회에 ‘안녕인사동’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성인 15,000원, 청소년 13,000원, 어린이 11,000원이지만, 네이버 예약으로 사전에 미리 예약하면 2,000원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가 가능합니다. 예민한 시기로 여러 사람과의 동반 관람이 불편하다면 프라이빗 전시 도슨트를 예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10~20명 이내의 소규모 그룹으로 도슨트를 진행 중이며, 1인에 20,000원이에요. 일정의 경우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와 4시, 주말은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타임에 도슨트 예약이 가능하니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싸니까 믿으니까 인터파크 티켓

* 도슨트 투어 일정 (평일)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6/26, 7/3, 7/10, 7/17, 7/24, 7/31, 8/7, 8/14, 8/21, 8/28 (주말)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6/27, 7/4, 7/11, 7/18, 7/25, 8/1, 8/8, 8/15, 8/22, 8/29 *8월 한달 간, 매주 금��

ticket.interpark.com

1층에서 발권 후 지하로 내려오면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입장이 가능한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시간차를 두고 입장을 하고 있어요. 긴 줄을 서있는 동안에도 서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발판에 테이핑으로 표시되어 있어 걱정 없이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마스크 미착용 시 관람이 불가하고, 입구에서 체온도 재고 있기 때문에 꼭꼭 마스크 착용 후 안전한 관람 부탁드려요.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다양한 증강현실을 이용해 체험거리와 볼 거리가 많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명성에 걸맞게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르네 마그리트 아트픽 어플을 다운 받아놓고 증강현실을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것 같아요. 아트픽 어플을 다운받아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선택하면 르네 마그리트가 실제 현실로 툭 튀어나온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답니다.

 

르네 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 거장으로 신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우리의 상식과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작품들로 유명합니다. 시각적 충격을 안겨주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그림 세계를 보여주는 화가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새로운 시각은 철학자들의 탐구 대상이 될 만큼 강렬했죠. 이번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다양한 미디어 효과를 이용해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참여형 전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관람 내내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몽환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벨기에 출신의 르네 마그리트는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등과 함께 초현실주의 시대를 이끌어간 세계적인 화가인데요. 그의 독창적인 시선과 해석은 각 시기별로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르네 마그리트는 양복점을 하시는 아버지와 모자 장사를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자살로 예상치 못한 상실을 겪기도 합니다. 이후 벨기에를 떠나 브뤼셀 예술 아카데미에 진학해 드로잉과 회화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 시기에 그의 작품에서는 특정 사물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과 기하학적인 구도를 느낄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는 곧 흥미를 잃고 1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이 느낀 불안과 공포에 기반한 예술 운동인 다다이즘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1923년 즈음 르네 마그리트는 이탈리아 작가 조르조 데 키리코의 <사랑의 노래>이라는 작품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어떻게 그릴 것인가?” 보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 가 더 중요하다고 깨달은 마그리트는 추상예술을 떠나 일상생활 속 소품들을 디테일하게 그리는 방법을 연구하게 됩니다. 이때 마그리트는 그리는 방법을 표현하다 보니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잊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도 하죠. 이 시기에 마그리트의 그림에는 새, 손, 커튼 등이 그의 오브제로 자주 등장하게 됩니다.

가장 많은 그림을 탄생시킨 마그리트의 암흑기 작업은 무거운 분위기의 기이한 도형과 압도적인 하늘, 어두운 초록색 등이 사용되었어요. 마그리트는 새, 손, 체스, 말, 나무 등 평범한 대상을 소재로 본래 사물이 지니고 있던 고유한 틀을 벗어나 재해석 되기를 바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그려냈다고 해요. 변신이라는 의미의 “메타모포시스” 기법으로 “거슬리는 시적인 효과”를 표현한 것이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마그리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죠. 분명 파이프가 맞는데 아니라고 하니 다소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파이프는 ‘이미지’일뿐이지 이것으로 담배를 피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요. 현실과 묘사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차이에 의해 나온 발상이라고 하는데요. 마치 ‘케이크 그림에 이것은 케이크가 아니다, 먹을 수 없으니까’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요? 그는 이미지는 현실이 아닌 환상일 뿐, 일종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파이프 그림 말고도 인상 깊었던 그림 중 하나는 바로 새장 속에 들어 있는 알 그림이었어요.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작품명의 이 그림은 마그리트가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새장 안의 새를 보는 순간 알로 착시를 했고, 그 모호하고 시적인 관계에 흥미를 느껴 이와 같이 표현했다고 해요. 그는 단순히 무언가를 그리는 행위가 아닌 모호하고 시적인 효과에 흥미를 느꼈고, 이와 같은 결합을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많이 맞췄던 화가로 평가되고 있어요.

‘친화력’이라는 작품명으로 묶여 그려진 이 시대의 작품들은 일상의 사물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문제점들을 외부의 요소와 상관없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그려내었다고 합니다. 1930년대 파리의 경제가 나빠지면서 마그리트와 거래했던 갤러리들의 사정이 악화되기 시작했지만, 그 와중에도 그는 예술 활동을 게으르게 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냈어요. 그의 작품 세계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나아가 영상 촬영과 작품과의 연결고리로까지 발전되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1940년대 초, ‘햇빛 아래 초현실주의’로 분류된 르누아르 시기와 다양한 패러디 그림들을 그려내 충격적인 평을 받았던 ‘바슈(암소) 시대’를 지나 마그리트는 원래의 화풍으로 스타일을 되돌리게 됩니다. 성공적인 전시와 함께 인지도가 오르며 남은 20년 동안 큰 틀을 변경하지 않으며 미술 작업에 집중하게 되죠. 이 시기에 중절모와 롱코트를 입은 사내들이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것인지, 위로 솟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는 ‘콜공드’ 작품이 나왔으며, 이 작품은 마그리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됩니다.

왼쪽 ‘피레네의 성’ 작품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천공의 성 라퓨타가 떠오르는데요. 이 그림은 실현될 수 없는 백일몽을 뜻하는 프랑스식 관용어 ‘허공 위의 성곽’을 비틀어 탄생시킨 작품이라고 해요. 이 시기 마그리트의 작품 속에는 이런 돌덩이가 자주 등장해 마그리트의 ‘석기시대’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종종 등장하는 달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늘어져 있는 공간도 있었어요. ‘우주에는 달이 한 개뿐이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달을 본다.’라는 말과 함께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요.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의 생각과 방향이 존재한다는 말과도 같은 의미인 것 같아요. 마그리트의 전시는 사실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 그림 기법들이 획획 시시때때로 변화하지만 그 제목들의 뜻과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을 관람의 중점으로 잡으면 통일감을 느낄 수 있는 전시였어요.

위 그림들을 보면 익숙한 듯 낯선 느낌이 들지 않나요? ‘빛의 제국’ 시리즈는 하나의 이미지 안에서 대조적인 낮과 밤이 동시에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빛의 제국 테마는 27여 종의 작품으로 베리에이션 되었는데요. 그림의 위쪽 부분은 뭉게구름이 있는 맑은 날씨지만, 아랫 부분은 어둠에 잠긴 집이 숲에 둘러싸여 있어요. 빛의 제국 시리즈 역시 마그리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이 중 5개 시리즈는 이번 특별전에서 음악과 영상으로 재해석된 버전으로 관람이 가능하게 꾸며져 있으니 꼭 챙겨보는걸 추천합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일생에 따른 화풍 변화와 함께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짜여진 이번 전시, 깊게 들여다보고 오래 생각할수록 우리의 일상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전시였습니다. 르네 마그리트는 언어보다 이미지를 더욱 중요시 여기는 화가였기에 본인의 작품이 특별한 해석 없이 자유롭게 한 편의 시처럼 여겨지길 원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는 평소 어려운 예술을 접할 때와 다르게 재미있는 시각으로 자유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을 추천하는 또 하나의 이유! 바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를 갖고 있는 전시였다는 점인데요. 요즘 사진을 찍기 위한 전시들과는 다르게 내용이 꽉 차 있는 동시에 사람들이 원하는 인증샷의 요소들도 군데군데 녹아져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어요.

미스터리 룸으로 꾸며져 있는 이상한 거울이에요.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와 같은 아방가르드 작가를 애호했던 에드워드 제임스는 마그리트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의뢰했다고 합니다. 이때 마그리트는 제임스의 집에서 5주간 머무르며 초상화를 그렸는데 그중 하나의 작품이 ‘금지된 재현’이었다고 해요. 보통 거울을 보고 있으면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정면이지만 마그리트 작품 속의 거울은 뒷모습을 비추고 있었는데요. 해당 그림의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거울이 재현되어 있어요. 각 거울마다 미세한 시차가 있어서 마치 미어켓 같은 연출 영상을 찍을 수 있으니 방문하신다면 도전해보는 걸 추천드릴게요.

 

또 하나의 재미있는 공간은 ‘플레이 위드 마그리트’ 공간이었어요. 마그리트의 작품 ‘행복한 기부자’, ‘신뢰’, ‘세헤라자데’를 증강 현실을 이용해 즐길 수 있었는데요. 작품 앞에 서게 되면 눈, 코, 입을 인식해 세헤라자데가 되어 보고, 행복한 기부자가 되어도 보고, 신뢰 작품 속 중절모 신사가 되어볼 수도 있답니다.

거울과 플레이 마그리트 존을 지나 실제와 같이 구현된 작품들과도 사진을 남길 수 있어요. 커다랗게 만들어진 파이프에서도 쏙 튀어나오는 것처럼 인증샷을 찍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마그리트의 작품 ‘사람의 아들’에 등장하는 녹색 사과도 있었는데요. 작품 속에서 보던 소품들이 커다랗게 등장하기 때문에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제격이었어요.

살짝 말씀드렸던 것처럼 르네 마그리트는 그림 외에도 사진을 찍고 짤막한 단편 영화로 영상을 남기는 작업도 좋아했습니다. 본인의 그림으로 만든 소품들이 영상 속에서 등장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한 귀여운 연출 사진을 작품으로 남기기도 했어요. 오른쪽은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제목이 ‘꽃다발’이었는데 너무 귀여운 발상이죠?

 

자유로운 해석을 할 수 있는 편안한 전시여서 그런지 유독 마그리트가 남긴 말들 중, 생각을 한 번 되짚어 보게 되는 말들이 많았어요. 명언 제조기 마그리트가 남겼던 말들이 쭉 전시된 방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청각과 시각을 사로잡을 수 있는 미디어 아트가 펼쳐졌는데요. 마그리트의 작품들이 순서대로 사방에서 펼쳐지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소리 역시 웅장해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가장 컸던 공간입니다.

전시 관람을 끝마치고 나면 마지막 공간은 몽실몽실한 구름들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는 책상이 있습니다. 입장할 때 받았던 마그리트 3D 입체카드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인데요. 체험존에서 입체카드를 만들어 이벤트에 참여하면 스티커 경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나오기 전에 초록 사과와 사진을 한 번 더 남기고 나면, 드디어 전시가 끝이 납니다. 평일에 가는 것이 가장 좋지만 주말에 간다면 일요일이 조금 더 여유롭게 보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석과 함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도슨트로 관람하는 것도 좋고, 해석의 자유로움을 원했던 마그리트의 뜻대로 자유롭게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충분히 미스터리하고 환상적인 방법으로 작품들이 구성되어 있었답니다.

 

<출처 : 네이버 예약>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기간 : 2020.04.29(수) ~ 2020.09.13 (일)

• 장소 : 안녕인사동 B1 인사 센트럴 뮤지엄

•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8시 (입장 마감 7시 / 휴관일 없음)

• 티켓 : 성인 15,000원 / 청소년 13,000원 / 초등학생 미만 11,000원

 

사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을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설명을 천천히 되새겨보면 이해가 가고, 생각을 덧붙일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예술은 항상 어렵고,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기존의 어려운 전시들과는 다른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고 할까요? 오늘의 전시 소식이 괜찮으셨다면 댓글에 관람평을 남겨주세요. 전시의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