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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전시회 추천! 야수파 걸작展

트렌드리포트

실내 전시회 추천!

야수파 걸작展

By동동이

무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시죠? 가만히 있어도 기운이 빠지는 더운 여름, 더위와 무료함에 지친 일상을 활기차게 해줄 충분한 휴식, 마음을 달래 줄 사소하지만 특별한 일탈이 필요할 때죠.

 

동동이는 그럴 때마다 미술관을 찾는데요. 일상에서는 보기 힘든 알록달록한 색깔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광경만큼이나 감동 가득한 예술가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이번 주에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야수파 걸작전>에 다녀왔는데요. 얼마 전 방탄소년단 RM이 다녀가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동동이가 오늘은 어떻게 하면 이 전시를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지 관람 팁을 준비했어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전시 기간 : 2019.06.13 ~ 2019.09.15

• 관람 시간 : 평일/주말 10:30 ~ 20:00 *입장 마감 19:00

• 관람료 : 성인 (만19-64세) : 15,000원 / 청소년 (만13-18세) : 12,000원 / 어린이 (만7세-12세) : 10,000원 / 특별 요금 (만3-6세, 65세 이상) : 8,000원 / (국가 유공자, 장애인 복지법에 의한 장애인)

 

 

▎혁명, 그 위대한 고통

올해 초 코바나컨텐츠에서 '혁명'이라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동동이는 문득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어요.

 

한 세기가 끝나고 다음 세기가 시작되던 1900년 전후는 혁명적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어요.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1905년 정신분석학을 발표하며 인간 내면의 무의식의 존재를 알려 전 유럽을 충격에 빠트리죠. 알버트 아이슈타인은 1905년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며 빛과 시공간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내요. 가브리엘 샤넬은 옷에 구속받던 세상의 모든 여성을 장신구로부터 자유롭게 해방시키고, 르 코르뷔지에는 세계 최초로 대규모 공동 주택을 창안해 전쟁으로 인한 어려움에 빠진 도시 주거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꿔줘요.

 

미술계의 혁명도 극적인데요. 이때 파리는 미술 사조의 용광로였어요. 혁명적 예술가들은 대상의 형태와 색채를 그대로 옮기는 것에 반대하며 '다른 세상'을 열었어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이죠.

 

1839년 등장한 카메라로 더 이상 사물을 재현할 필요가 없어진 화가들은 과거, 고유의 색채를 파괴하여 새로운 미술의 규칙을 만들어요. 야수파의 등장이죠. 또 과거, 고유의 형태를 파괴하여 새로운 미술의 규칙을 만드는데, 바로 입체파의 등장이에요.

 

야수파와 입체파의 등장은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렸고 그 한가운데에 드랭과 마티스, 피카소가 있었어요. \<야수파 걸작선>은 이들 혁명적 예술가들이 새로운 시대에 따르는 자신들의 확고한 의지로 펼쳐 낸 작품과 정신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예요!

 

 

 

▎20세기 색채 혁명, ‘야수파’

앙리 마티스, <모자를 쓴 여인> (1905)

현대미술의 보고로 알려져 있는 프랑스 트루아 현대미술관은 1986년 건립됐는데요. 미술관이 개보수 때문에 2년간 문을 닫는 기회를 코바나컨텐츠가 놓치지 않았어요. 트루아의 작품들이 한국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트루아의 소장품 중 야수파와 입체파의 명작은 한국에서, 고갱과 마티스 작품은 독일에서 전시되고 있어요.

 

20세기 초 근대미술에서 현대미술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등장한 야수파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미술에 반기를 들어 대상의 고유색을 무시하고 원색을 사용한 과감한 표현, 단순화되고 생략된 형태, 과장되고 원근이 파괴된 미술의 새로운 규칙을 전개한 전위적이고 혁명적인 사조예요. 앙리 마티스, 앙드레 드랭, 모리스 드 블라맹크가 야수파의 창시자로 꼽힙니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 <샤투의 밤나무>, (1905) (출처: ‘야수파 걸작전’ 홈페이지)

당시 시대에 반항하는 예술가 집단을 이끌었던 마티스는 폴 세잔을 비롯해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 조르주 쇠라 등의 작품을 세밀하게 연구해 야수파의 혁명적 미술 양식을 창조했어요. 전통적인 3차원 공간의 묘사를 거부하고 색채로써 새로운 회화 공간을 만든 것이죠. 그는 ‘원색의 마술사’로 색채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했고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등 한정된 주제를 다양하게 표현해 수많은 걸작을 세상에 남겼어요.

 

드랭은 풍경화의 모든 색조를 선명한 원색으로 처리하고, 짧고 힘찬 필치가 특징이에요. 드랭과 화실을 같이 사용한 블라맹크는 반 고흐의 표현력의 영향으로 색채로 소용돌이치는 듯 격앙된 회화를 구사했어요. 블라맹크는 후에 회색과 흰색, 짙은 청색을 두껍게 칠한 마을 풍경화를 주로 그렸어요.

 

처음 파리에서 야수파의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비난과 조롱, 야유를 퍼부었으나 시대를 앞서 간 야수파 화가들은 자신들의 신념과 철학을 고수했어요. 미술 혁명은 그렇게 시작되어 세상의 색채와 형태를 바꾸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어요.

 

 

▎20세기 형태 혁명, ‘입체파’

20세기 초 파리에는 많은 아프리카 미술품들이 쏟아지듯 들어왔어요. 후기 인상주의자였던 세잔과 고갱도 원시미술에 대한 영감을 표현했었지만, 아프리카 가면을 통해 얻은 통찰을 기본적으로 예술에 도입한 화가는 야수파 화가들인 드랭과 마티스에서부터 시작되었어요.

 

어느 날 블라맹크가 아프리카 가면에 매우 흥미를 느껴 구입해 가장 먼저 드랭과 마티스에게 보여주었어요. 가면을 본 이들은 원시적인 색채와 단순화된 양식에 대해 깊은 영감을 받았어요. 가면은 화가들로 하여금 대상을 피상이 아닌 근본으로 그 본질을 파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1907) (출처: 뉴욕현대미술관, moma.org)

어느 날 우연히 스타인의 집에서 마티스가 보여준 아프리카 가면에서 강한 충격과 전율을 느낀 피카소는 황급히 작업실로 돌아갔고, 그 사건으로 탄생한 것이 입체파의 시초가 된 <아비뇽의 처녀들>이에요. 그림 속 여인들의 얼굴은 마치 아프리카 가면에서 보는 원시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어요.

 

입체파의 창시자로는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후안 그리스가 손꼽혀요. 사물을 단면적으로 보는 것은 진실이 아니며 입체적인 모든 각도에서 보는 것이 비로소 사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입체파의 논리이죠.

 

 

 

▎전시 관람 팁 1 : 도슨트 해설, 오디오 가이드 이용’

야수파와 입체파의 등장 과정을 짧게 이해했다면 이제 동동이가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관람 팁을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동동이는 <야수파 걸작전>을 관람하면서 도슨트 해설을 들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10년째 전업 도슨트의 길을 걸어온 김찬용 미술 전시 해설가가 도슨트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어요.

 

김찬용 해설가는 보통 연예인이 녹음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직접 대본을 쓰고 녹음까지 했습니다. 김찬용 해설가의 전시 해설은 목, 금, 토, 일요일에 있는데, 다른 시간에 관람한다면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전시는 10시 반에 오픈해서 저녁 8시까지 진행되는데, 사실 도슨트 시간을 피해 관람하는 것이 제일 조용해요. 도슨트 없이 관람한다면 오픈 시간인 10시 반에 맞추거나 아예 저녁시간대인 5시 이후, 6시경에 관람한다면 쾌적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도슨트는 11시, 1시, 3시, 5시 하루 4번 진행되는데 만약 도슨트 해설을 듣는다면 11시나 5시 프로그램을 추천해요.

 

시간 여유 있다면 먼저 작품을 직관적으로 쭉 한번 둘러보면서 자신의 느낌을 쌓은 다음에 도슨트나 오디오 가이드, 또 다른 텍스트를 통해서 전시를 감상한다면 '아 이런 시대 배경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된 거구나' '내가 느낀 거랑 맞네, 다르네' 하는 또 다른 재미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전시 관람 팁 2 : 현대미술을 이끈 숨은 주인공 화상 이야기

(출처: ‘야수파 걸작전’ 홈페이지)

이번 전시는 작가뿐만 아니라 그들을 성장시킨 화상들의 이야기에도 집중하고 있어서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해 주고 있어요.

 

무명 화가였던 세잔, 마티스, 피카소의 첫 개인전을 열어주고 신인 드랭의 모든 작품을 구매하고 작업에만 몰두하도록 모든 지원을 했던 유대인 화상 앙브루아즈 볼라르, 파리로 건너가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작품을 사들인 미국 출신 문학가이자 파리 사교계의 여왕 거트루드 스타인, 재능이 있다고 확신하는 예술가들을 보호하고 성장하도록 도와 입체파를 키워낸 독일인 화상 다니엘 헨리 칸바일러의 이야기를 20세기 초의 시대적 상황과 예술가들의 피나는 노력, 동료 예술가들과의 관계들과 엮어 흥미롭게 펼쳐 놓았어요.

 

 

▎전시 관람 팁 3 : 샬롱 도톤느의 야수파 탄생 이야기

1층 전시실에서 화상 이야기를 관람하고 2층 전시실로 오르는 길목에, 역사적인 미술 혁명을 재현한 ‘살롱 도톤느 특별관’이 준비되어 있어요.

 

1905년 가을, 파리에서는 보수적인 <살롱>전과는 성격을 달리하는 진보적 화가들의 전시인 <살롱 도톤느(Salon d'Automne)>가 3회째를 맞이하고 있었어요.

 

진보적인 성향의 전시회로는 이미 앙데팡당(Salon des Indépendants)이 있었지만, 보다 더 진보적인 성격을 가진 살롱 도톤느에는 그해 397명의 작가가 16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출품하며, 프랑스 최대의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죠.

 

이런 분위기에서 열린 제3회 살롱 도톤느의 화젯거리는 단연 '7번 전시실' 벽에 걸린 작품들이었어요. 살롱 도톤느 측에서는 젊은 화가들에게 7전시실 방 하나를 내주었는데, 거친 붓 터치에 타오를 듯한 강렬한 색채를 담고 있는 그들의 그림은 아무리 진보적인 성격을 가졌다지만,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비평가들은 비난과 조롱을 담아 그들을 ‘야수’라고 했는데 강렬한 원색의 물감 덩어리와 거친 선이 난무하는 충격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들을 말하는 거였어요. 이렇게 야수파(Fauvism)이 탄생했어요.

 

 

▎전시 관람 팁 4 : 놓치면 안 될 전시 하이라이트

앙드레 드랭, <빅 벤> (1906)

이번 <야수파 걸작전>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드랭의 <빅 벤>이라는 작품이에요. 드랭은 1906년 빨강과 노랑, 파랑과 초록의 원색을 사용해 작열하는 태양 아래 런던의 시계탑과 템스강을 묘사한 <빅 벤>을 세상에 내놓아요.

 

야수파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훼손 우려로 외부 공개가 제한되어 있는데, 이번에 아시아 최초로 전시되고 있는 것이랍니다.

 

아예 ‘빅 벤 특별관’이라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는데, 실제 런던 빅 벤의 종소리가 울리는 공간에서 시간을 들여 이 작품만큼은 유심히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얼마 전에는 한류의 선두에 서 있는 방탄소년단이 이 작품 앞에서 사진도 찍고 전시도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빅 벤 특별관’

드랭은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를 만든 창시자이기도 하면서, 입체파의 피카소 라인까지 다양하게 넘나들며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어요.

 

작품을 마주하다 보면, 주제 표현이나 색감 표현 기법의 탁월함을 느낄 수 있어서 왜 드랭이란 예술가가 유럽 평단에서 재평가 받으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지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빅 벤 특별관’을 나오면 치열하게 경쟁하고 함께 성장했던 ‘마티스와 피카소 특별관’에 들어서게 되는데, 현대미술의 출발이 된 야수파와 입체파의 모티브가 된 아프리카 원시미술과 마티스, 피카소 두 거장의 관계를 흥미롭게 조명하고 있어요.

 

<야수파 걸작전>, 어떻게 둘러보셨나요? 이번 전시 작품들은 프랑스의 트루아 국립현대미술관에 직접 가지 않으면 원화를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이에요. ‘살롱 도톤느 특별관’과 ‘빅 벤 특별관’에서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어서 동동이가 전시 작품을 많이 보여드리진 못했는데요. 현장에서 작품이 주는 강렬한 인상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출처: ‘야수파 걸작전’ 홈페이지)

전시를 기획한 코바나컨텐츠에서는 ‘시대’를 알아야 ‘미술’이 보이고, ‘미술’을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며 전시를 소개하고 있어요. 새로운 시각을 가진 예술가들의 시대정신은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그들의 미래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재가 되었어요.

 

전시 마지막에는 ‘우리도 ‘혁명’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관람객에게 ‘혁명’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어요. 여러분에게 ‘혁명’은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를 통해 여러분만의 ‘혁명’의 의미를 찾고 다가오는 가을을 향한 열정을 키우는 시간을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