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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생명 연탄나눔봉사 현장스케치

구룡마을에 전하는 따스한 온기
DB Webzine은 새해 첫 취재로 DB생명 임직원이 함께한 ‘연탄나눔봉사’ 현장을 찾았다. 한파가 연일 이어지던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부터 DB생명 임직원들이 구룡마을 입구에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구룡마을 주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손발이 마비되는 강추위 속에서도 동료, 가족과 함께 봉사에 참여한 임직원들의 얼굴에는 밝고 따뜻한 웃음이 가득했다.

1980년대 후반 서울 도심 개발에 밀려 오갈 곳 없어진 사람들이 강남구 구룡산 자락에 하나둘 모여 ‘구룡마을’을 형성했다. 강남에 마지막 남은 판자촌인 이 곳 사람들은 아직 연탄을 때어 난방을 한다. 연탄은 화재와 가스 중독 위험이 높아 우리 주변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난방연료다. 하지만 구룡마을 주민들에게 연탄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품이다.

      

▲동료의 팔 토시, 앞치마 착용을 돕고 있는 직원들

한 자리에 모인 DB생명 임직원들은 오랜만에 마주하는 반가운 동료와 이야기꽃을 피워냈다. 이어 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됐다. 직원들은 간단한 설명을 듣고, 연탄재가 묻지 않도록 팔 토시와 앞치마를 착용했다. 연탄재로 손톱이 새까매지지 않도록 비닐장갑과 면장갑도 이중으로 착용했다. 봉사를 앞둔 직원들의 얼굴에 생기가 가득했다.

준비를 마친 직원들은 줄을 지어 구룡마을 4지구로 이동했다. 임직원들은 기초생활수급자 8가구를 대상으로 200장씩 총 1,600장의 연탄을 배달할 예정이다.

      

▲연탄나눔봉사에 앞서 진행된 기부금 전달식, 오른쪽은 임직원들이 배달할 연탄 2,000장

이번 봉사활동을 준비한 인사팀 최봉규 주임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저희 DB생명은 2014년부터 임직원과 함께 하는 ‘연탄 나눔 봉사’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매년 40명 정도의 임직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어요. 저희 연탄 나눔 봉사는 2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는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연탄 지원 기부금을 모으는 것입니다. 2단계는 모인 기부금으로 구입한 연탄을 직접 댁으로 배달해드리는 것입니다. 저희가 이렇게 단계를 나눠 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임직원들이 모은 소중한 기부금이 이웃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봉사의 참뜻을 느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DB생명 임직원 여러분, 구룡마을 주민 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저희가 작은 힘을 보탠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중한 주말 시간을 봉사활동에 할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팀 최봉규 주임

연탄 배달은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연탄을 들고 이동하는 그룹, 가져온 연탄을 받아 각 가정에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그룹. 두 그룹의 조화가 필요한 작업이었다.


직원들은 연탄이 깨지지 않도록 깍지를 끼고 몸에 받치듯 들고 배달했다. 연탄 1개의 무게는 3.5kg, 2개를 들면 7kg였다. 2개씩 나르는 연탄의 무게보다 힘들었던 것은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얼어있는 연탄이었다. 장갑을 이중으로 착용했지만 얼음장 같은 연탄을 나르는 손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부지런히 연탄을 나르는 직원들 사이로 한 사내아이가 눈에 띄었다. 성승준 팀장의 아들 태유였다. 아빠가 하는 일에 관심이 많은 태유는 지난 마라톤 대회에 이어 오늘 연탄 나눔 봉사도 함께했다. 추운 날씨 탓에 코끝이 빨개진 태유는 ‘아빠와 함께 연탄 배달을 하러 왔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오늘 아빠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손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해요. 이 연탄으로 여기서 지내는 분들께서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하는 태유를 바라보는 성승준 팀장의 눈길이 따스했다. 성승준 팀장은 ‘친구들하고 놀고 싶었을 텐데 이렇게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아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추운 날씨지만 동료, 아들과 함께 의미있는 일을 하게 되어 DB생명 직원으로서 기쁩니다. 오늘 저희가 나르는 연탄 한 장이 여기 계신 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성승준 팀장 가족

부지런히 연탄을 나르는 가족이 또 있었다. 강석진 팀장과 그의 가족이었다. 강석진 팀장의 아들 정보는 주말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지만 막상 봉사활동 현장에 도착하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연탄을 들고 지나갈 때 여기 사시는 분들이 나오셔서 감사하다고 말해주시니 더 힘이 나고,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봉사 기회가 있으면 앞으로도 아빠 따라 더 참여하고 싶어요.” 정보가 인터뷰를 마치자 네 가족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인터뷰 마무리는 강석진 팀장이 맡았다. “오늘 진행되는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는 DB생명이 실시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불우한 환경에 계신 분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행사입니다. 저희가 하는 봉사활동의 온기가 주변에 잘 전해져서 모두가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성적으로 참여해주신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매년 진행되는 나눔 행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DB생명 임직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석진 팀장 가족

연탄을 나르는 작업도 힘들지만 연탄을 쌓는 작업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다. 연탄이 무너져 깨지지 않도록 열을 맞춰 차곡차곡 쌓아야 하며, 쉴 새 없이 허리를 굽히고 펴야 했다. 직원들은 힘든 내색 없이 묵묵하게 봉사에 임했다.

      

입구가 좁은 집은 지그재그로 연탄을 전달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배달했다. 추운 날씨에도 직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릴레이 연탄배달을 마친 인사팀 강현주 선임 과장, 리스크관리팀 김선경 선임 과장과 인터뷰를 했다.

▲(왼쪽부터) 인사팀 강현주 선임 과장, 리스크관리팀 김선경 선임 과장

강현주 선임 과장) 평소 어려운 분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는데요. 이렇게 회사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어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금전적인 기부도 뜻깊겠지만, 이렇게 현장에서 주민 분들을 직접 만나 도우니 제가 하는 일(봉사)에 대해 더욱 실감이 나요. 며칠 간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 추운 겨울날에 구룡 마을 분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탬이 된 것 같아 굉장히 마음이 좋습니다. 봉사는 받는 분들만큼이나 하는 사람들 또한 얻는 바가 큰 것 같아요.


김선경 선임 과장) 저도 비슷해요. 회사에서 매년 하는 연탄봉사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올해 처음 참석하게 되었는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놀라웠던 것은 팀장님이 초등학교 3학년 아드님을 데리고 오셨는데요. 오늘 봉사활동에 와서 연탄을 처음 봤다고 해요. 옛날에는 연탄이 우리 생활의 일부였는데 말예요. 지금은 주변에서 연탄을 쓰는 분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직접 와서 보니 아직도 우리 주변에 도움을 드려야 할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자기반성의 시간도 되었고요.

      

두 사람은 ‘육체적 수고보다 마음의 기쁨이 훨씬 더 크다’며 연탄 나눔 봉사가 생각처럼 힘들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강현주 선임 과장) 아직 봉사에 참여 못한 친구들이 굉장히 많을 거에요. 추운 겨울에 하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게 많이 힘들거나 어렵지 않아요. 같이 봉사하면서 좋은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후배 분들이 많이 동참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김선경 선임 과장) 집에서 아이 보는 것보다 연탄 배달이 더 쉬운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도 연탄 나눔 봉사에 제 작은 힘을 보탤 예정이에요.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이와 함께 봉사에 참여하려고 해요. 이렇게 작은 손길이 늘어나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따뜻해지겠죠?

▲연탄에 꽃을 심어 희망을 전달하는 설치미술가 이효열 작가의 작품과 그의 슬로건 “뜨거울 때 꽃이 핀다”

안도현 시인은 말했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연탄은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춰가는 추억의 물건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품이기도 하다. DB생명 임직원들이 내민 작은 손길이 우리 사회에 따뜻한 파장으로 번져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