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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마케팅이 뜨고 있다, 초연결 시대

트렌드리포트

초연결 시대

언택트 마케팅

ByD대리

글 | 구자룡 밸류바인 대표


어느 날 아침, 택배기사로부터 문자가 왔다. 무인 택배함에 제품을 보관해 놓았으니 찾아가라는 메시지였다. 출근길에 주유소에서 셀프주유를 한 후 맥도널드에 들어가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햄버거를 주문했다. 뒷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여유있게 주문할 수 있어서 좋았다. 회사 빌딩 1층에 있는 무인 우편창구에 가서 등기우편을 보냈다. 시간을 내어 우체국에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무인 우편창구 옆 카페에 가서 사이렌 오더를 통해 라테 한 잔을 들고 사무실로 향했다. 출장 갔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예약했다. 자동차 문을 열고 바로 운전을 시작했다. 반납도 주차장에 차량을 두고 스마트폰으로 문을 잠그면 끝이었다. 이와 같이 거래 현장에서 직원의 개입이 없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가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언택트(un+tact) 마케팅이라고 한다. 주문, 구매, 결제, 전달 등 구매과정에서 직원과 대면하지 않고도 업무 처리가 가능한 기술의 발전과 장치의 보급이 우리의 구매 행동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서비스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왜 지금 언택트 마케팅 트렌드인가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보면 이미 우리는 상당히 많은 영역에서 언택트 마케팅을 이용하고 있다. 언택트라는 용어는 접촉을 의미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언(un)’을 조합한 신조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처음 사용했다. 소비자와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비대면으로 관련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대체로 언택트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언택트라는 신조어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로 보이지만 사실 비대면 서비스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방식이다.


기존의 무인서비스와 언택트 마케팅의 차이점은 스마트폰 등 다양한 최신 기술과 기기를 활용 여부다. 쇼핑도, 식사도, 여행도 혼자 하며, 점원과의 소통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나 홀로 가구나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으로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소비자가 직원보다 상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 없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과 고객 모두 대면 접촉에 의한 상거래보다 혜택이 크기 때문에 언택트 마케팅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물론 기술과 정보 격차가 있는 일부 소비자들은 언택트로 인해 더욱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마케터는 고려해야 한다.


언택트 마케팅으로 시장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언택트 마케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는 누적 주문건수가 3천만 건을 돌파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사이렌 오더의 주 연령층은 20~30대이며(86%), 주로 출근시간대(오전 8~9시, 24%)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코리아 전체 매출의 10% 정도가 사이렌 오더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최초로 국내에 도입되었다. 현재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다. 최근에는 2000여 개의 가맹점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이디야에서도 스마트 오더라는 이름으로 주문 및 자동 적립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는 2012년 서비스 시작 이후 5년 만에 300만 명의 회원 수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운전면허증 소지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2011년 국내 최초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그린카도 240만 명의 회원 수를 가지고 있다. 주이용 연령층은 20~30대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7월 서비스 이후 4개월 만에 435만 명이 가입한 카카오뱅크도 대표적인 언택트 마케팅 기업이다. 가입자 중 30대가 약 40%로 가장 많다. 이런 인터넷 전문은행은 은행업무가 온라인화 된 이후 혁신이 없던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은행 서비스가 복잡한 절차와 상품으로 불편했던 반면에 카카오뱅크는 절차가 간단하다. 또한 몇 가지 핵심 제품에 집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간편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카카오뱅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제시한 사례 외에도 올리브영, 스타필드에 입점한 하우디, 이마트의 수입 맥주 코너 등에서도 언택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형 유통 매장을 중심으로 쇼핑 도우미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언택트 마케팅은 대체로 정보시스템과 스마트기기가 연동되고 접점 직원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오류에 의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김천 구미역에서 쏘카를 이용하기 위해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예약 차량을 찾을 수 없었다. 전화를 하고, 문제를 설명하고, 다른 차량으로 다시 요구하는 과정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사람이 있었다면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이런 언택트 서비스가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렌터카를 이용할 때 보다 더 편리하게 이용했다. 이용시간 10분 연장이 몇 번의 터치로 가능했다.

언택트 마케팅으로 인해 마케터는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정보 수집에 따른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서비스의 대단히 큰 장점이다. 고객 취향이나 생일에 맞추어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고, 제품 개발을 위한 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도 있다.


언택트 마케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언택트 역시 하나의 고객 경험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O2O 서비스 역시 언택트 기술이 적용된 마케팅이다.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전문잡지 ‘와이어드’의 공동창업자 케빈 켈리는 “기술은 하나의 방향성이다”라고 했다. 언택트 기술이 하나의 방향성이라면 인간을 위해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언택트 기술이 삶의 질을 높이고 소비행동의 편리성을 제공해 주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심각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 일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을 연결한 기술로 편의점을 무인 계산 점포로 운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저출산, 고령화, 최저임금 부담 등으로 인해 무인 점포, 무인 계산 등 비대면, 비접촉 등 언택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언택트 마케팅이 고객이 기대하는 추가적인 혜택을 주고, 즐거운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면 이 서비스는 메가트렌드로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