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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에 가기 좋은 서울 3대 삼계탕 맛집 (feat. 고려삼계탕, 토속촌삼계탕, 백제삼계탕)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요. 초복, 중복, 말복은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시기로, 이때는 땀을 많이 흘려 배탈이 나기 쉬워요. 이를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을 찾는데요. 닭고기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차가워진 위장을 보호하고 단백질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도 효과적이죠.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과 대추는 심장과 위장을 강화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피로 회복을 도와주고, 찹쌀은 삼계탕의 효능을 더욱 높여준답니다. 쉽게 지치는 사람이라면 밤이나 율무를 추가할 수 있고, 열이 많은 사람이라면 찬 성질을 가진 오리를 섭취하는 것도 좋아요. 삼복더위에 여러분의 건강을 지켜줄 서울 3대 삼계탕 맛집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 우리나라 최초 삼계탕 전문점, 고려삼계탕

▲ 고려삼계탕 광화문점

삼계탕은 전통 여름 보양식인데요. 오래전부터 무더운 여름을 나기 위해 이열치열 개념으로 약병아리를 구해다가 찹쌀과 수삼, 밤, 대추를 넣고 푹 끓여 상에 올렸답니다.

 

충남 서천이 고향인 이상림 씨는 한국전 직후 군 복무를 마치고 상경해 남대문시장 닭전에서 일했어요. 당시 가게에는 삼계탕용 약병아리를 즉석에서 잡아 다른 식재료들과 함께 팔았는데요. 복날 전후로 하루 수 백 마리가 팔려 나가는 것을 보고 삼계탕을 직접 끓여 팔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씨는 명동 입구에 처음으로 작은 삼계탕집을 열었어요. 1960년이었죠. 가정에서만 만들어 먹던 보양식 삼계탕을 처음 상품화 한 것이랍니다.

 

창업주 일가는 양계에도 직접 뛰어들었어요. 수평아리를 약 49일간 키운 웅추를 삼계탕용 닭으로 표준화하는 데 성공했어요. 닭 속에 들어가는 찹쌀, 수삼, 대추 등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닭발을 X자로 꼬는 조리법과 삼계탕용 뚝배기, 단시간에 수 백 그릇씩 끓여 낼 수 있는 주방시설 등 삼계탕 전문점의 노하우를 하나씩 개발 정립해 나갔답니다.

 

1970년대에 이미 삼계탕의 대명사가 된 고려삼계탕의 유명세를 따라 전국에서 수많은 삼계탕 집들이 고려삼계탕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열기 시작했어요. 1980년대가 되어서야 상호등록과 특허 신청이 마무리됐죠.

 

지금도 여전히 곳곳에서 수많은 고려삼계탕 집을 볼 수 있지만, 고려삼계탕은 서소문과 광화문에서만 운영되는 가업이랍니다. 특히 광화문점 앞은 대왕참나무 수십 그루가 작은 숲을 이루고 있어 여름에 시원한 녹음을 담을 수 있는 풍경을 덤으로 선사해요.

 

▲ 고려삼계탕 삼계탕

고려삼계탕은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쫄깃한 생후 7주 된 웅추에 인삼과 찹쌀, 대추, 각종 한약재를 넣어 만들어요. 뼈가 쏙쏙 빠지도록 푹 끓인 신선한 닭과 인삼 향이 밴 찹쌀죽이 어우러져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는 2016년 전 세계 28번째로 '서울편'을 발간하며 '미슐랭 가이드 2017년 서울편'에 고려삼계탕을 수록했어요. 서울 3대 삼계탕집 가운데 유일했어요. 고려삼계탕은 이후 지금까지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답니다.

 

미슐랭 평가원의 평가는 이렇습니다. "1960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문을 연 삼계탕 전문점으로 현재 2대째 이어오고 있다.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로 깔끔한 인상을 주는 이곳은 일반 삼계탕 외에 오골계를 이용한 삼계탕 역시 대표 메뉴로 꼽힌다. 산삼과 전복을 활용한 삼계탕 또한 건강식으로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한편, 이곳의 삼계탕은 모두 돌솥에 조리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따뜻한 상태로 즐길 수 있으며, 한국식 전통 닭 요리를 즐기기에 훌륭한 레스토랑이다."

 

고려삼계탕

• 서소문점 : 서울 중구 서소문로11길 1 (02-752-9376)

• 광화문점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23길 5-1 (02-737-1888)

• 영업시간 : 월-일 10:30-21:00

• 삼계탕 20,000원 / 산삼삼계탕 26,000원 / 전복삼계탕 26,000원

 

# 서촌 체부동 '토속촌'의 소울푸드 닭백숙·삼계탕

▲ 토속촌삼계탕 입구

나무로 된 큰 대문을 지나면 가운데 마당이 있는 정갈하고 너른 한옥집에 나타나요. 금방이라도 쪽 찐 머리를 한 할머니와 툇마루에 앉은 할아버지께서 환하게 맞이해 주실 것만 같아요. 한여름 큰 그릇에 닭 한 마리가 놓여있는 닭백숙이 절로 떠오르는 집이랍니다.

 

종로구 서촌 체부동의 ‘토속촌 삼계탕’ 집은 백숙과 삼계탕만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1983년 이래 한 곳에서 4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닭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식재료였어요. 도시에서도 닭 키우는 집이 많았죠. 닭 살코기와 계란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삶고, 볶고, 튀기고, 구워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고,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백숙이나 삼계탕으로 요리하는 것이 전통적 방법이었지만, 튀기거나 구워서 먹는 여러 요리법이 개발되어 지금은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어요. 특히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 문화는 세계적인 한류 문화가 되었어요.

 

그렇지만 한여름이면 닭백숙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푹 삶은 닭은 색깔도 뽀얗고, 하얀 찹쌀밥과 함께 눈으로 보는 것만큼이나 맛도 그대로여서 경이로움까지 느껴집니다.

 

닭백숙은 쫄깃하면서도 뼈가 그냥 쏙 빠질 정도로 부드러워서 최고의 식감을 자랑해요. 여기에 굵은소금을 두, 세 조각 묻혀 먹으면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최고죠.

 

▲ 토속촌삼계탕 삼계탕

토속촌삼계탕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닭백숙 맛집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매일 새벽에 잡은 신선한 닭과 인삼·찹쌀·호박씨·검정깨·호두·잣·토종밤·약대추·은행·마늘 등 무려 30여 가지 재료를 함께 넣어 걸쭉한 육수를 만들어 내고, 견과류를 고명으로 얹어 고소한 맛을 더해요.

 

쫄깃하고 구수한 옛날 닭백숙 맛 그대로를 즐길 수 있는데요. 쌈장과 마늘, 소금에 닭고기를 찍어 먹으면 한결 감칠맛이 우러나와 식감이 좋아요. 깍두기와 김치도 아주 맛있고 함께 곁들이기 좋은 인삼주까지 내어줍니다.

 

여름에는 평일 아침이든 주말이든 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지역 특성상 '대통령 삼계탕'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해요. 특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종로구 지역 국회의원일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찾을 정도로 단골이었다고 하고, 사석에서 “청와대 삼계탕은 토속촌에서 요리법을 배워 와라."라는 주문을 했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땀 흘리는 여름만 되면 왠지 기운을 돋우어 주는 맛있는 음식을 찾게 되는데요. 정갈하고 깔끔한 닭백숙은 맛뿐만 아니라 자신만이 간직한 추억과 안식이 되는 마음속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어요. 툇마루에 놓인 하얀 닭백숙과 그때 마루에 비치던 햇살이 그리운 여름날입니다.

 

토속촌삼계탕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5 토속촌 (02-737-7444)

• 영업시간 : 월-일 10:00-22:00

• 토속촌 삼계탕 20,000원, 옻계탕 20,000원

  오골계 삼계탕 25,000원, 산삼배양근 삼계탕 26,000원

 

# 50년 지켜온 원형의 맛, 명동 백제삼계탕

▲ 백제삼계탕 입구

코리아극장 뒤 명동파출소 옆 골목에서만 50년째, 한자리를 지켜온 백제삼계탕을 찾는 단골손님들은 가게 안을 둘러보면서 종종 추억을 떠올리는 듯 보여요.

 

명동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창문에 커다랗게 써놓은 ‘삼계탕 창시자’라는 문구에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한쪽에는 백제삼계탕원조(百濟蔘鷄湯元祖), 백주황계(白酒黃鷄) 같은 범상치 않은 붓글씨 액자가 걸려 있어요.

 

1971년에 개업한 백제삼계탕이 50년 넘게 손님 입맛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지만 한결같은 맛 유지에 있답니다. 아버지 이상렬 회장에 이어 2대째 가업을 이은 이준영 대표는 재료 구매와 닭 손질에 직접 관여해요.

 

그는 지금도 항상 재료 상태, 조리과정, 완성된 음식에서 눈을 떼지 않는답니다. 손님 입장에서 한 번 더 점검하고 생각해요. 십 대 청년 시절 주방을 맡았던 주방장이 중년이 되도록 근속하는 점도 변함없는 맛의 비결이지요.

 

이 대표는 인삼, 마늘, 대추, 밤, 계피 등 닭과 궁합이 맞는 신토불이 재료만 쓴다고 강조해요. 황기나 콩가루, 한방 재료를 일절 쓰지 않죠. 궁합이 안 맞으면 국물이 걸쭉해 지거나 삼계탕 고유의 맛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죠.

 

▲ 백제삼계탕 삼계탕

이상열 회장 시절에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시골 장터에 가서 재래종 토종닭을 사 왔는데요. 지금은 재래종에 가까운 삼계탕용 웅추(雄雛, 수평아리)를 사용해요. 직영농장에서 부화시켜 49일 키운 370~400g 나가는 영계들입니다. 미리 삶아두지 않고 삶은 뒤 솥에서 바로 내가기 때문에 고기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해요. 닭뼈를 한 시간 반 이상 끓여도 무르지 않는답니다.

 

육수를 삶을 때도 닭 안에 찹쌀을 꼭꼭 눌러 넣고, 기를 돋워 준다는 인삼, 혈액을 보충해 주는 대추, 기관지 계통에 좋다는 밤과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마늘 등 갖은 재료를 넣고 끓여 맛을 내요. 이때,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을 5~6회 계속 제거해 우러나오는 국물도 담백한 제맛이 나죠. 찹쌀은 국산 1등급을 사용하고 깍두기와 김치를 담그는 무와 배추, 고춧가루 모두 국산만 사용해요.

 

보글보글 끓는 삼계탕 뚝배기가 나왔습니다! 자극적이고 강한 향이 없고 평범한 듯하면서 국물은 담백하고 기름기가 적어 부담 없어요. 그야 말고 ‘삼계탕 다운 맛’입니다.

 

백제삼계탕의 삼계탕은 원형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요. 요즘 흔한 걸쭉하고 진한 삼계탕이 아닌, 순수한 닭고기 향을 느낄 수 있는 맑고 심심한 삼계탕이에요. 삼계탕계의 평양냉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백제삼계탕

• 서울 중구 명동8길 8-10 (02-776-3267)

• 영업시간 : 월-일 10:00-22:00

• 삼계탕 20,000원 / 오골계탕 26,000원 / 산삼배양근 삼계탕 25,000원

▲ 백제삼계탕에 걸려 있는 붓글씨 액자

복날에 복달임 음식인 삼계탕을 먹는 전통은 더운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지혜에서 비롯된 거예요. 자식들이 공부하다 지칠 때, 군입대하거나 휴가 나올 때, 사위를 맞이할 때, 부모님의 건강을 챙길 때... 마음과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 닭백숙과 삼계탕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떤 삼계탕집을 고르셨나요? 오늘 삼계탕을 메뉴로 골랐다면 잊지 마세요. 삼계탕의 영양소는 대부분 국물에 녹아 있으니 국물까지 남김없이 섭취하는 것이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