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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 각색 마늘 요리 열전

 

 

마늘이 당신과 세상을 향기롭게 하리라

 

예로부터 마늘은 강한 향신료로서 지역과 문화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작물이었다. 전통 레시피에 마늘이 빠짐없이 들어가 특유의 감칠맛을 살리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밤에 찾아오는 악령을 쫓는 부적 역할을 할 만큼 역한 냄새를 싫어했던 나라도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마늘 없이는 식생활이 힘들 정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마늘에 대해 알아보자.

 

 

 

 

 

향과 효능 강한 신비의 작물, 마늘

우선 조선왕조실록 태종11년(1411년) 9월의 기사의 해설 부분에 있는 ‘서계’의 내용부터 살펴보자. ‘서계(誓戒)’는 국가의 제사 등에 참여하는 인원들이 의정부에 모여서 서약하던 내용이다. 그 내용은 “함부로 술을 마시지 말고, 파·부추·마늘·염교를 먹지 말며, 조상(弔喪)하거나 문병(問病)하지 말고, 음악을 듣지 말며, 형벌을 행하지 말고, 형살 문서(刑殺文書)에 판결 서명하지 말며, 더럽고 악한 일에 참예하지 말고 각기 그 직무를 행한다”는 것이다. 제사를 앞두고 하지 말아야 할 내용을 적었는데 그 금하는 음식 중에 마늘이 있다. 염교는 백합과의 뿌리식물인데 역시 냄새가 심하다. 파, 부추, 마늘 역시 냄새가 심한 식물이다. 냄새가 많이 나니 먹지 말라고 정한 것이다. 마늘은 냄새 때문에 경건한 제사를 앞두고는 피해야 할 식재료였다.

 

다산 정약용의 ‘다산시문선’에도 마늘이 나온다. 마늘은 널리 사용된 식재료였다.

“(전략) 숭채(菘菜)의 성품은 오줌을 좋아하고, 마늘의 성품은 닭똥을 좋아하며, 벼[稻]의 성품은 물을 좋아하고, 기장[黍]의 성품은 조강(燥强)한 땅을 좋아하는데 (후략)”

 

숭채는 오늘날의 배추다. 다산은 18세기를 전후해 살았다.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에 이미 마늘은 주요한 작물이었다. 지금도 마늘을 제대로 기르려면 닭똥 등을 넣어서 거름을 무겁게 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마늘은 거름을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기르기 힘든 식물이다. ‘도둑 중에 가장 큰 도둑은 마늘 도둑’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작물 중 벼 같은 경우는 볍씨 하나를 심으면 최소 300개 이상의 볍씨가 열린다. 그러나 마늘은 마늘 한쪽을 심었을 때 겨우 6쪽의 마늘이 생산될 뿐이다. 6배의 수확이라면 농사짓는 사람으로서도 성에 차지 않는 작물이다.

 

그러나 지구상의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늘을 귀하게 여기고 또 주요 작물로 재배하는 이유가 있다. 마늘에는 음식의 맛을 내는 각종 성분들이 있다. 더하여 마늘은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이 참 혼란스럽다. 항암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사스를 이겨내는 식재료로서, 한편으로는 귀신을 쫓는 역할도 하는 묘한 식재료인 것이다.

 

단군신화에서 곰과 호랑이는 각각 마늘과 쑥을 받아든다. 정해진 기간 동안 마늘과 쑥만 먹으면 인간이 되지만 호랑이는 실패하고 곰은 성공한다. 마늘과 쑥은 곰도 인간으로 만들 정도로 효능이 강한 식물이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인간이 되고 곧 그 인간이 하느님의 아들과 결혼해 우리의 선조를 낳는다. 우리 민족이 곰 토템의 민족임을 증명하는 이야기라고 배웠다. 덧붙이는 해석도 있다. 곰은 야성을 지니고 있다. 곰은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으로 탈바꿈한다. 인간으로의 탈바꿈은 곰의 야성(野性)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마늘과 쑥은 짐승의 야성을 없애는 강한 식물들이다.

 

마늘은 옛날부터 그 강한 맛과 향으로 신비로운 채소였다. 동서양 모두에서 신비하게 여겼다. 드라큘라를 순간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채소도 마늘이다. 드라큘라 이야기의 시작은 루마니아 산골 지방이다. 결국 곰과 드라큘라의 공통점은 마늘로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야성이나 귀신 모두 삿된 것이다. 즉 정(正)이 아니라 사(邪)가 바로 곰의 야성과 드라큘라다. 마늘은 삿된 것을 억제하거나 없앨 정도로 힘이 센 식재료다.

 

단군신화의 곰이 먹었던 것은 현재 우리가 먹는 마늘은 아니다. 그 당시에는 마늘이 없었고 아마도 마늘과 비슷한 달래로 추정하는 학설도 있다. 단군신화가 전해지는 삼국유사는 고려시대 기록물이다.

 

 

유럽에서도 아이들이나 농작물을 악령의 주술에서 보호하는 것은 마늘이었다.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무사히 운항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데도 마늘은 사용되었다.

 

유럽인들은 향신료들에 주술적인 기능이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이중 마늘은 비교적 저렴했고 흔했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이 마늘을 많이 썼던 것이 흡혈귀가 마늘을 무서워한다는 설의 시작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흡혈귀 전설의 시작인 루마니아 지방은 산악지대가 대부분이다.

 

 

5,000년 전부터 시작된 마늘 사랑

마늘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인도의 베다어 문서에도 나타난다. 원산지인 중앙아시아에서 제법 가까운 중국은 기원 전 3,000년 초부터 마늘을 재배했다.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이다. 바빌론 사람들은 기원전 8세기 무렵부터 마늘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기원전 3,000년 전의 이집트 고분벽화에 보면 신에게 마늘을 바쳤다. 피라미드에도 고인의 사후세계 양식으로 마늘을 놓았다. 역시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의 기록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 민족만 마늘을 일상적으로 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비교적 마늘을 많이 먹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등 다른 나라 역시 마늘을 많이 사용했고 또 지금도 꾸준히 먹고 있다. 바로 곁에 있는 일본인들이 마늘을 기피하는 바람에 ‘우리만 마늘을’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가졌을 것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인의 마늘 냄새를 지극히 싫어하고 또 마늘 먹는 것을 미개의 상징으로 여기는 바람에 괜한 오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전 세계에서 마늘을 기피하는 특이한 이들이 일본인들이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민족들이 마늘을 좋아하고 상식한다’는 표현이 맞다. 그 중 한국인들이 마늘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생마늘을 먹는 민족은 드물다.

 

성경에도 마늘에 대한 기록이 있다. ‘민수기 11장 5절’을 보면, 고대 사람들의 마늘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다. 모세가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끌고 사막을 건널 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불평하기를 “우리가 이집트에서 먹었던 생선이며 오이, 멜론, 대파, 양파 그리고 마늘이 생각나는구나. 하지만 이제 우리의 기력은 쇠약해져 가는데 보이는 것은 이 ‘만나(빵)’뿐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구나”라고 했다. 오래 전의 이스라엘인들과 이집트인들도 마늘을 상식했던 것이다.

 

로마 시대에도 마늘은 제법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인기는 점차 하락했다. 마늘의 냄새가 귀족정치를 주도했던 로마의 귀족들과는 맞지 않았다. 로마 귀족들은 냄새나는 것을 지극히 싫어했다. 로마인들은 파슬리를 먹으면 마늘을 먹은 뒤 나는 냄새를 완화시켜준다는 점을 몰랐다. 파슬리는 그 당시에도 이미 널리 재배, 사용되고 있었다.

 

마늘에 대한 우리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곰이 마늘 먹고 인간이 되는 이야기’를 적은 ‘삼국유사’와 조선시대 초기의 ‘향약집성방’ 등이다. 삼국유사의 마늘은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마늘과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는 정확치 않다. 다만 달래 혹은 명이 나물로 불리는 산마늘 등은 맛과 향 그리고 성분이 마늘과 비슷하다.

 

상당수의 식재료들이 그러하듯이 마늘 역시 한두 차례 한반도에 전해진 것은 아니다. 마늘은 여러 차례 한반도에 전해지고 또 한반도에 있는 품종들과 뒤섞이면서 우리 음식의 한 부분이 되었던 것이다.

 

 

1인당 연간 마늘섭취량 1위인 우리나라

 

마늘은 불로장생약이거나 만병통치약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늘의 의학적 효능은 양방과 한방에서 모두 증명하고 있다. 2006년 무렵 동북아 일대에 사스가 창궐했을 때도 한국은 안전지대였다.

그 당시 의학계에서는 마늘이 핫이슈였다. 사스가 창궐하지 않은 지역은 한국이 유일했다. 발병자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극히 미미했다. 닮았으면서도 다른 나라, 중국과 일본, 한국의 다른 식습관에서 의사들은 원인을 찾고자 했다. 특히 한국이 지독할 정도로 마늘을 많이 먹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인들은 김치를 상식하고 그 김치에는 마늘과 고춧가루가 잔뜩 들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 세계에서 마늘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단연 중국이다. 2위는 인도, 한국은 3위다. 일찍부터 피라미드를 쌓을 때 마늘을 공급했던 이집트가 4위였다. 국토 면적이나 재배면적으로 치면 한국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1인당 연간 마늘섭취량은 한국이 단연 앞선다. 세계 평균 1인당 마늘 섭취량은 0.8kg,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마늘섭취량은 약 7kg으로 평균보다 9배 정도 높다. 과학적으로 질병과 마늘의 역학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마늘이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점은 어느 정도 입증되었다.

중국의 마늘은 소설 제목이 되기도 했다.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로 유명한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의 소설이다. 영어로는 “The Garlic Ballads”로 번역된 소설의 중국어 제목은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다.

 

 

마늘은 ‘고약한 향기의 장미’


아주 착한 식재료인 마늘은 그 냄새 때문에 곤경에 처하곤 했다. 조선시대 기록들을 보면 늘 마늘에 대해 호의적이다가 제사를 모실 때는 ‘오신채’의 하나로 마늘을 지목, 마늘을 먹지 못하도록 했다. 역시 그 냄새 때문이다.

한국인들에게서 나는 마늘 냄새는 입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아무리 열심히 양치질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 마늘 냄새는 폐 속에서 올라온다. 알릴 메틸 황(Allyl Methyl sulfide) 성분이 혈액 속을 떠돌다가 폐와 피부로 배출되는 것이다.

한국을 제외하고 마늘을 요리에 많이 쓰는 나라로는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동유럽, 중동 등이다. 그 중에서도 생마늘을 그대로 먹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탈리아의 일반적인 마늘 조리법은 올리브유에 볶거나 즙을 짜서 향을 내는 식이다. 통마늘구이를 곁들인 스테이크 메뉴도 있다. 통마늘구이는 꼭지부분을 잘라낸 통마늘에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오븐에서 180도로 20분간 초벌구이한 후 위에 허브를 뿌리고 한 번 더 구워내 만든다. 향과 풍미가 강한 이탈리아 음식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지만 지역과 문화 차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이탈리아 사람을 욕하는 말 중 하나가 ‘마늘 냄새 나는 놈’이다. 터키 이주민이 많이 사는 독일에서도 터키인을 비하하는 말이 비슷하다. 마늘을 지칭하는 말 중 하나로 ‘고약한 향기의 장미’라는 표현도 있다.

 

우리나라 음식 중에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드물고, 식당 역시 마늘을 사용하지 않는 곳은 없다. 그 중 한남동 ‘밀사랑가주’는 마늘칼국수라는 특이한 메뉴가 있다. 육수에 마늘 냄새가 가득하다. 서초동 교대역 부근의 ‘서초수제빅버거’에는 마늘버거가 있다. 물론 ‘마늘 듬뿍’이다. 수제 햄버거는 정성을 들여야 가능하다. 기본적인 햄버거에 각종 토핑을 바꿔서 몇 종류의 햄버거를 만든다. 그 중 마늘 버거와 가지 버거 등이 특이하다.

 

마늘을 우리만큼이나 제대로, 또 많이 이용하는 이탈리아의 음식. 파스타 중 ‘알리오 올리오’는 이름 자체가 ‘마늘과 오일’이다.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이지만 가장 만들기 어려운 파스타다.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볶고 면을 넣은 다음 한 번 더 볶아서내는 간단한 음식이면서 쉐프의 음식에 대한 진정성이 쉽게 드러난다.


‘이안스’는 논현동 사거리 부근에 있다가 최근 제주도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맞춤형 이탈리안 음식이 가능하다. 반드시 예약이 필요하다. 박찬일 쉐프가 선보이는 이탈리아 남부 음식도 마늘을 제대로 사용한다. 젓갈부터 마늘까지 우리와 식성이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찬일 쉐프가 ‘누이누이’ ‘라꼼마’를 거쳐 최근에 세팅한 곳이 이태원 ‘인스턴트 펑크’다. 음식의 양이 넉넉하고 풍미도 좋은 비스트로다. 명란 파스타와 고등어 파스타 등이 아주 좋다. 올리브 오일 베이스와 토마토, 크림 파스타 등이 모두 수준급. 해산물 사용이 돋보인다.

 

 

 

▲ 밀사랑가주 ‘마늘칼국수’

 

 

 

밀사랑가주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642-1
전화번호: 02-798-2826

 

 

 

 

▲ 서초수제빅버거 ’마늘버거’

 

 

 

서초수제빅버거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90-1 삼풍프라자 1층
전화번호: 02-593-1230

 

 

 

 

▲ 이안스 ‘알리오올리오’

 

 

 

이안스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96-2번지
전화번호: 010-3209-6755

 

 

 

 

▲ 인스턴트펑크 ‘크림파스타’

 

인스턴트 펑크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105
전화번호: 070-8811-6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