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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 첫 해외여행, 패키지로 일본 오사카를 다녀오다!

2박 3일간의 극한 효녀 체험
금요일 하루 휴가를 얻어 부모님과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부모님과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걱정이 앞섰지만, 패키지로 다녀오라는 주변의 권유로 일정에 대한 짐을 덜었습니다. ‘예쁜 사진 많이 찍어드리고 효도 한번 진~하게 해보자’는 굳은 다짐을 안고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시간 이십분을 날아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의 날씨는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추웠고, 비도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서둘러서 짐을 챙긴 다음 투어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비 오는 거리를 한참 달려서 도착한 곳은 고베 메모리얼파크였습니다. 이곳은 1995년 고베 대지진을 기억하고자 조성된 공원인데요.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탓에 쓸쓸함과 공포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 와중에 팔짱 끼고 다정하게 걸어가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귀여워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점심으로 돈가츠를 마셔버리고 기타노이진칸으로 향했습니다. 기타노이진칸은 고베 산노미야 지역에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이국적인 집들이 모여 있는 거리입니다. ‘이진칸’은 ‘외국인 집’이라는 뜻인데요. 고베 항 개항 이후 들어온 외국인들이 기타노초 주변으로 거주지를 확장하면서 이 거리가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기타노이진칸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스타벅스 건물입니다. 백 년 전 서양인이 살던 옛 주택을 그대로 살려서 스타벅스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언덕을 올라가니 붉은 벽돌의 주택이 눈에 띄었습니다. 독일인 무역상 토마스의 집으로 내부를 구경할 수 있게 조성해 놓았더라고요. 효도 여행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엄마 아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사진을 다시 보니 아빠가 우산을 혼자만 썼네요)



첫째 날 일정은 오사카의 핫플레이스 ‘도톤보리’에서 마무리했습니다. 도톤보리는 우리나라의 명동처럼 활기가 넘치는 곳입니다. 저녁이 되면 화려한 네온사인이 거리를 가득 물들입니다. 글리코제과점의 마라토너 네온사인은 도톤보리 거리의 상징입니다. “도톤보리에 왔으면 네온사인 속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게 필수”라며 부모님께 요구해 보았습니다.



저녁은 도톤보리의 어느 회전초밥집에서 해결했습니다. 초밥이 너무 빠르게 회전하는 탓에 제대로 된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을 들렀습니다. 오늘 하루 수고한 나를 위해 자그마한 선물을 샀습니다. 바로 옆 호실에 부모님을 떼어(?) 놓고 혼자 만끽한 자유는 롤케이크 속 크림보다 더 달콤했습니다.



▶ 나를 위한 달콤한 선물








이튿날 아침, 다행히 날씨가 나쁘지 않아 한껏 상쾌한 기분으로 숙소를 나섰습니다. 한 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교토로 이동했는데요. 이동하는 동안 투어 버스에서 만난 6살 준영이라는 어린이와 친구(?)가 되었답니다.



◀ 6살 준영이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청수사입니다. 청수사는 절벽 위에 세워진 목조 사찰로, 웅장한 크기가 압권이었습니다. 교토의 1등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만큼 관광객들로 북적였습니다. 향을 피우는 곳도 있고, 운세를 볼 수 있는 곳도 있고, 소원을 걸어놓는 나무도 있었습니다. 행운을 기원하는 다양한 의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괜히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돌에 물을 뿌리고, 꽃에 물을 주고, 향을 피우고, 소원도 적어 보았습니다. 왠지 모르게 올해는 좋은 일들만 생길 것 같습니다.


청수사에서 만난 귀여운 시바견과 더 귀여운 준영이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준영이와 사이좋게 진한 녹차 맛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습니다. 점심으로는 맛있는 두부 나베 요리를 먹었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아라시야마 치쿠린입니다. 이곳은 곧게 뻗은 대나무가 촘촘하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책로인데요. 옛 귀족들이 별장을 짓고 신선놀음을 한 곳이라고 합니다. 아라시야마의 상징인 도게츠교에도 갔습니다. 도게츠교 주변의 어느 소나무 앞에서 엄마와 발끝으로 오래 서기(?) 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젊은 제가 이겼습니다. 온천에서 노곤노곤하게 몸을 풀고 맛있는 스키야키를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날엔 오사카성에 갔습니다. 봄이 되면 오사카성에서 아름다운 벚꽃 풍경을 볼 수 있다고, 어디선가 들었는데요. 날이 추워 그런지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은 타코야키로 달랬습니다. 벚꽃이 피었을 때 일본을 다시 찾자고 엄마와 약속했습니다. 벚꽃 없는 오사카성이지만 그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2박 3일간의 일본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부모님을 챙기랴 새로 사귄 6살 친구를 챙기랴 저에게는 너무 극한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여행 내내 한없이 즐거워하시는 부모님 모습을 보니,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 좋아하실 줄 알았으면 진작 더 많이 모시고 다닐 걸 그랬네요. 아직 늦지 않았으니 앞으로 더 많은 추억을 공유하면 되겠죠? ㅎㅎ 부모님과의 다음 효도 여행을 기약하며 여행기를 이만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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