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

얼음 저장고의 진화, 냉장고 히스토리

얼음 저장고의 진화, 냉장고 히스토리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전국적으로 한 달 가까이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식재료를 지키고 얼음을 만들어 내느라 이 기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우리나라에 냉장고가 처음 등장한 건 지난 1965년. 지금이야 집집마다 냉장고를 갖추고 있지만, 당시에는 600가구에 한 대가 보급됐을 정도로 냉장고는 귀한 물건이었다.



                       ICE    

냉장고가 없던 시절

냉장고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얼음 저장고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8세기에 나타난다. 마리(Mari·유프라테스강 중류에 번성했던 아무르족의 고대 국가) 점토판에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유프라테스강 서쪽을 지배하던 짐리 림(Zimri lim)은 차가운 음료를 마시기 위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얼음을 가져오게 했다. 그는 구덩이를 파고 목재를 덧댄 뒤 녹은 물이 빠지는 배수로를 낸 다음 그 속에 얼음을 보관했다. 우리나라에는 신라시대의 석빙고가 얼음 저장고의 시초다. 조선시대에는 겨울에 한강의 얼음을 잘라서 동빙고와 서빙고에 저장했다가 여름에 사용했다. 민간에서도 생선 등 식재료의 냉장 보관을 위해 사설 빙고를 운영했다. 조상들은 한여름 불덩이같이 뜨거운 몸의 열기도 얼음으로 식혔다.





1834

가정용 냉장고의 등장

1834년 영국의 발명가 제이콥 퍼킨스는 얼음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압축기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그는 압축시킨 에테르가 증발하면서 냉각 효과를 낸 뒤 다시 응축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오늘날의 냉장고 냉각 원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1862년 영국인 제임스 해리슨은 공업용 냉장고를 만들어 시판했다. 냉장고는 맥주업체와 육가공업체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국에서 개발된 냉장기술은 미국으로 건너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미국의 제네럴일렉트릭(GE) 사가 1911년 최초의 가정용 냉장고를 만들었다. 1915년 미국의 알프레도 멜로우즈는 회사를 설립하고 냉장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생산량은 연간 40대였다. 멜로우즈의 기술력을 높이 산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사가 1918년 멜로우즈의 회사를 인수했다. 이때부터 냉장고 대량 생산이 시작됐다.




일체형

국산 냉장고의 초기 형태

국내에 냉장고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966년 금성(현 LG)에서 냉장고를 생산하면서부터다. 물론 이전에도 극소수의 가정에 냉장고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 미군 PX에서 유출된 것이거나 유학생, 외교관들이 가져온 것이었다. 국내 최초의 냉장고(GR-120)는 냉장실과 냉동실이 일체형으로 저장용량은 120리터였고, 12만원에 판매됐다. 당시 냉장고 보급대수는 600가구 중 1대꼴이었다. 미국은 1가구당 1.3대, 일본은 1가구당 1대의 보급률을 보였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내 가정의 냉장고 보유대수도 급속도로 늘었다. 서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991년 서울의 가구당 한 대이던 냉장고는 20여 년 뒤인 2013년에 두 대로 증가했다. 웬만한 선진국을 뛰어넘는 냉장고 보급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김치냉장고였다.



김치

기능성 냉장고의 종류

기능성 냉장고는 특별한 기능을 강조한 냉장고다. 특정 물품을 보관하는데 가장 적합한 온도와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김치냉장고는 가장 대중적인 기능성 냉장고다. 금성은 1984년 45리터 용량의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뒤이어 동부대우전자의 전신인 대우전자도 김치냉장고를 내놨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이들 제품은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당시 주부들에게는 김치를 냉장고에 보관한다는 개념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김치냉장고는 1995년 다시 등장해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화장품냉장고와 와인냉장고가 등장했으며 지금은 쌀냉장고, 반찬냉장고, 맥주냉장고, 꽃냉장고 등 다양한 기능성 냉장고가 시판되고 있다. 혈액보관냉장고, 시신보관냉장고, DNA보관냉장고 등 의학용도 많이 개발됐다.




Door

냉장고 문의 변천사

우리나라 최초의 냉장고는 1도어였다. 1970년대에 들어 2도어(Two Door), 냉수기 부착형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다. 냉장고는 상하부로 나눠 상부에 냉동실, 하부에 냉장실을 마련한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2000년대에 들면서부터 좌측에 냉동실, 우측에 냉장실을 마련한 양문형 냉장고가 인기를 끌었다. 이때 출시된 제품 용량이 700리터급이였다. 이후 800리터급 양문형 냉장고가 다양하게 출시됐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식생활 패턴을 고려해 상냉장, 하냉동 구조를 채택한 제품이 늘고 있다. 반조리 식품, 과일, 채소 등을 보관하는 냉장실을 위로 올리고 남은 식재료를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서랍식 냉동실을 아래로 내린 것이다. 대용량 경쟁이 심해지면서 3도어(Three Door) 냉장고와 4도어(Four Door) 냉장고도 출시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싱글족 겨냥,

상냉장·하냉동 콤비냉장고 출시

동부대우전자가 ‘바텀 프리저(Bottom Freezer)’ 방식의 콤비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했다. 바텀 프리저 냉장고는 이름 그대로 아래 칸이 냉동실(freezer), 위 칸이 냉장실의 구조를 갖춘 제품이다. 일반 2도어 냉장고와는 달리 반조리 식품, 과일, 채소 등을 보관하는 냉장실을 위로 올려 식품을 넣고 꺼낼 때 허리를 굽혀야 하는 불편함을 줄였다. 기존 대용량 냉장고 대비 최대 폭 32cm, 깊이 26cm 줄여 전체 크기를 52% 이상 감소시킨 점도 특징이다. 크기는 작지만 기능은 프리미엄급이다. 온·습도를 최적으로 유지하는 스마트 쿨링 컨트롤을 채택했으며, 프레시 에어케어 시스템으로 악취, 미생물, 곰팡이를 없애는 탈취 기능을 강화했다. 동부대우전자는 2011년 콤비냉장고 제품을 처음 출시한 이후 매월 1천 대 이상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국내 중소형급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신제품은 322리터 4모델로 가격은 70만 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