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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연탄 배달 현장 스케치

㈜동부 이웃사랑나눔위원회
입김이 호호 나오던 추운 1월의 어느 날, ㈜동부 임직원으로 구성된 ‘이웃사랑나눔위원회’ 회원들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모였다. 새해를 맞이하며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위한 것이다. 30여명의 회원들은 살을 엘 듯 날카로운 바람 속에서도 바쁘게 움직였다. 특히 이번 봉사활동은 회원 가족들도 참여해 더욱 뜻깊었다. 어려운 이웃에 온기를 나누던 훈훈한 현장을 전한다.

 

연탄 한 장의 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쌍문동 다섯 집은 모두 연탄을 썼다. 30년 전에는 연탄을 사들여놓는 것이 김장만큼이나 중요한 월동준비였다. 집집마다 창고에 쌓아놓은 연탄은 풍요의 상징이었다. 오늘날 도시가스에 자리를 내어주며 연탄 구경조차 못해본 사람들이 많지만, 여전히 연탄으로 겨울 난방을 해결하는 집이 전국에 16만8,000가구나 있다. 이 중 10만 가구는 연탄 구입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 빈곤층이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도 연탄 난방 가구가 밀집해 있다. 아침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진 1월 23일, ㈜동부 허기열 사장과 임직원 및 가족 30여명은 겨울 추위를 이겨낼 연탄을 전달하러 구룡마을을 찾았다.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연탄나눔운동’과 함께 연탄 후원 및 배달에 나선 이들은 모두 검은색 팔토시와 앞치마, 목장갑 등으로 단단히 준비를 했다.  

 

IT서비스부문 정태현 차장은 큰 딸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딸에게 앞치마를 둘러주는 정 차장의 입가에 뿌듯한 미소가 엿보인다.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나왔습니다. 자녀가 더 있는데 워낙 개구쟁이라 봉사활동에 민폐가 될까봐 큰 딸만 데리고 나왔습니다. 하하. 딸과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 기분이 들어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데이터센터 윤진한 차장은 온 가족이 나섰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봉사활동 준비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TV, 신문 등에서 연탄 배달하는 모습을 보곤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참여 방법을 알아보던 중에 사내 게시판에 모집 공고가 떠서 지원했습니다. 아이들이 연탄을 나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의미를 나누는 자리인 만큼 동행하게 됐습니다.”

 

마을 입구에는 연탄 1,400장이 쌓여 있었다. 이날 봉사활동 목표는 구룡마을 6지구 7가구에 연탄 200장씩 전달하는 것이다. 200장은 한 가구가 1~2개월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구룡마을 6지구는 전체 가구 중 절반 이상이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각 가정에 연탄을 나르기 위해서는 구불구불 이어진 좁은 길을 지나야 한다. 연탄을 때는 오래된 가옥들이 많지만 연탄 배달차가 집 앞까지 진입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어려운 이웃에 온기를 나누다

‘15년만의 최강 한파’라는 차가운 날씨 속에 임직원들은 한 장에 3.65㎏인 연탄을 2~4개씩 품에 안았다. 엄마, 아빠를 따라 나선 아이들도 좁은 골목을 지나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연탄을 전달했다. 수십 명이 길게 늘어서서 릴레이로 연탄을 배달하기도 했다. 김창윤 인사팀장은 연탄 4장을 쉴 새 없이 나른다. 마을 어르신들은 “추운 날씨에 정말 고맙다”며 연탄을 나르던 임직원들에게 연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연탄은 잘 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고에 쌓는 것도 중요하다. 엉성하게 쌓을 경우 나중에 연탄이 무너지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창고에 들어오는 연탄의 개수도 정확하게 세야 한다. 숫자를 잘못 세면 마지막 가정에 들어갈 연탄이 부족해진다.

 

인프라서비스사업부 김성경 부장과 데이터센터 정의경 대리가 이 역할을 담당했다. 두 사람 모두 새해를 뜻 깊은 일로 시작하고 싶어 봉사활동에 참여했단다. 정 대리가 “2장, 4장 등 짝수로 연탄 수를 세던 중에 홀수로 연탄을 받게 되면 셈이 어려워진다”고 말하자 김성경 부장이 “엑셀을 열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 집, 두 집, 각 가정의 창고에 연탄이 차곡차곡 채워졌다. 어느새 구룡마을에는 온기를 넘어 열기마저 느껴졌다. 인사팀 박지영 차장은 “올해 첫 대외활동을 아들과 함께해 더욱 뿌듯하다”며 “현장에 나와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연탄을 배달하니 기부금만으로는 채우지 못하던 무언가까지 채워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윤경애 부장 역시 “설레는 마음에 추운지도 모르겠다”며 두 팔을 걷어붙였다.

 

 

오전 내내 진행된 연탄 배달이 3시간 만에 마무리 되었다. 다들 얼굴이며 옷에 연탄가루가 잔뜩 묻었지만 모두 밝은 모습이다. 연탄은 무게가 3.65㎏이라서 흔히 체온 36.5℃에 비유되곤 한다. 연탄 배달 봉사는 그야말로 사람의 온기를 이웃에 전하는 활동인 것이다.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한 허기열 사장은 “주말에도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직접 연탄을 배달해준 직원들에게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다.

 

 

‘이웃사랑나눔위원회’는 지난 2011년 출범한 이후,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 중 일부를 기부해 희망 성금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자금으로 어려움에 처한 임직원 및 사회이웃을 찾아 정기적인 후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해까지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복지활동가, 태풍피해 농민, 가족 투병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는 이웃 등을 정기적으로 지원해 왔다.

 

㈜동부 임직원은 앞으로도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나눔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이들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