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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여전히 푸르른 대나무숲의 향연!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자동차와 중공업의 도시 울산을 생각하면, 항구에 수출용 자동차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먼저 떠올라요. 하지만 울산은 가볼 곳 많은 생태환경도시이기도 하답니다. 특히 울산 도심에는 푸른 젖줄 태화강을 따라 늘어선 70만 그루의 대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혹사당한 눈이 녹색으로 정화되고, 미세먼지에 시달린 허파와 심장이 맑고 편안해지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 '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태화강

▲ 태화강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태화강과 양편 대나무숲

병풍처럼 놓인 아홉 개의 산과 동서남북 태화강으로 연결돼 있는 울산은 공업도시로 성장하기에 최적의 지역이었습니다. 급격한 성장만큼 후유증도 남았는데요. 근대화 과정에서 태화강은 생태적 건강성을 상실한 채 방치되며 1990년대 중반에는 ‘죽음의 강’이라 불릴 만큼 오염되었답니다.

 

강을 살리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어요.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선언’을 계기로 ‘함께 태화강 살리기’가 시작되었고 2017년까지 태화강의 수질 개선을 위한 사업도 추진되었죠.

 

▲ 태화강 국가정원 오산못

대숲 살리기 운동, 정원 박람회,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연구를 끊임없이 노력해 온 결과, 태화강은 생명의 강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2019년 7월,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최종 지정됐는데요. 2015년 첫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순천만에 이은 두 번째였답니다.

 

여의도광장의 4배 크기의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대나무숲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29개 정원에 대나무 65종과 다양한 나무, 꽃 700여 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연어와 백로가 살아가는 태화강은 울산의 역사와 함께 해온 울산의 젖줄으로서 위상을 되찾았는데요. 이제 태화강 국가정원은 십리대숲을 중심으로 연간 16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울산 최고의 관광명소가 되었답니다.

 

# 70만 그루 대나무의 초록 세상

울산을 가로질러 흐르는 태화강 양편을 따라 10리, 무려 4㎞ 구간에 걸쳐 펼쳐져 있는 십리대숲은 울산의 허파 역할을 하면서,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난 울산의 상징이기도 해요.

 

태화강변에 처음 대나무숲이 생긴 것은 조선 시대였어요. 이때만 해도 자그마했는데요. 일제강점기에 강물이 자주 범람하자 주민들이 농지를 보호하기 위해 앞다퉈 더 많은 대나무를 심었고 오늘날의 십리대숲이 만들어졌답니다.

 

도심 속에 대나무가 숲을 이룬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신비롭기도 한데요. 70만 그루의 대나무가 빼곡한 대숲 안으로 들어서면 온통 초록 세상입니다.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 낸 초록 터널의 모습을 보면 ‘우와~’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답니다.

 

햇빛조차 비집고 들어오기 어려운 대숲은 가도 가도 끝이 없어요. 대숲에는 대나무 사이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산책로와 강변 산책로가 미로처럼 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한 스피커에서 나지막이 흐르는 음악도 분위기를 한껏 살려줘요.

 

▲십리대숲 죽림욕장

대숲과 강의 정취가 어우러진 태화강 십리대숲은 죽림욕으로도 각광받고 있어요. 죽림욕은 공기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을 온몸으로 마시는 것인데요. 십리대숲에는 공기 1cc에 무려 1500개가 넘는 음이온이 들어 있다고 해요. 대나무 사이로 난 길을 가만히 걷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답니다.

 

상쾌한 초록 음이온이 가득한 대숲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 눈을 감으면, 댓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가만가만 들려오고 고운 새소리가 귓가에 평화롭게 들려요. 밤이면 조명 빛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을 볼 수 있다는 은하수 길도 흥미롭습니다.

 

# 태화강변에서 찾아보는 선사시대의 그림, 암각화

▲ 관어대 서쪽 퇴적변성암에 새겨져 있는 자라 그림

십리대숲에서는 대나무숲 산책로를 따라 걷기만 해도 좋지만 소소한 볼거리를 찾는 재미도 쏠쏠해요.

 

태화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만회정은 조선 중기 때 부사를 지낸 만회 박취문(1617~1690)이 세운 정자로 1800년대에 소실된 것을 2011년에 다시 세운 것이에요.

 

▲대숲의 정취를 더하는 만회정

만회정 아래 강변에는 솟은 바위에 한자로 관어대(觀魚臺)라 새겨져 있고, 주변에 서장성의 시가 새겨진 바위도 함께 볼 수 있어요. 다만 강에 아슬아슬하게 닿아 있어 조심해야 한답니다.

 

관어대 서쪽 퇴적변성암에는 자라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요. 동물이나 식물 또는 여러 무늬를 그려 넣은 선사 시대의 그림, ‘암각화’입니다. 옆에 있는 ‘내오산의 학 암각화’는 1700년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본래 이곳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50m 떨어진 명전천의 동쪽 가장자리에 있었다고 해요. 하천 정비 때 소실되고 이곳에 새로 만들었는데요. 당시 학 암각화의 크기는 높이 110cm, 너비 67cm 정도였으며, ‘학천(鶴天)’이라는 글씨도 함께 새겨져 있었다고 전해져요.

 

▲관어대 서쪽 퇴적변성암에 새겨져 있는 내오산 학 암각화

울산에는 이 밖에도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과 국보 제285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보존되어 있어, 오랜 세월을 지키고 있는 바위를 통해 선사시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요.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모습을 담고 있고, 천전리 각석 주변에서는 200여 개의 공룡 발자국도 발견되었답니다. 약 1억년 전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중대형 공룡들의 것이라고 해요.

 

# 태화강을 한눈에 ‘태화강 전망대’

가지산 쌀바위와 백운산 탑골샘에서 발원한 태화강은 울산 도심을 가로질러 동해의 울산만으로 흘러드는 장장 100리, 유로연장 48km의 강입니다.

 

십리대숲의 강 건너편에는 높이 28m의 태화강 전망대가 있어요. 태화강의 수려한 경관과 자연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조망대, 태화강의 역사와 생태를 알 수 있는 홍보관, 그리고 360도 회전 카페가 있어요.

 

태화강 전망대는 1963년 만들어진 취수탑을 리모델링한 것인데요. 한국수자원공사와 울산시는 1995년 이후 가동하지 않던 태화취수장과 취수탑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새단장해 2009년 개장했어요.

 

태화강 전망대에 오르면 태화강은 물론 십리대숲이 한눈에 들어와요. 조망대가 있는 4층 실내는 홍보관으로 태화강을 찾는 철새들과 떼까마귀, 백로 같은 서식 조류들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고, 1층에서는 태화강에 서식하는 물속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3층은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자동으로 360도 회전하는 카페 ‘Cafe the River’가 있는데 크로플 맛집으로 알려져 있어요.

 

여유가 된다면 전망대 입구와 연결된 태화강 산책로도 함께 이용해 보세요. 탁 트인 강변 경치를 감상하며 산책하기 좋고, 태화강에 다리가 없던 시절 강을 건너는 유일한 길목이었던 남산나루에서 1970년대 초에 사라진 나루터의 정취도 느껴볼 수 있답니다.

 

#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여행 팁

십리대숲을 빠져나오면 드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어요. 철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초화원과 65종의 대나무를 비교해 살펴볼 수 있는 대나무 테마정원, 무궁화정원, 무지개정원, 덩굴터널 등 볼거리가 풍성한 거대 정원을 조성해 놓았답니다. 이 곳에서는 태화강 생태를 알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일년내내 열리고 있어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 주소 : 울산 중구 태화강국가정원길 154

• 운영시간 : 24시간 운영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문의 : 052-229-3147

 

 

울산 태화강 전망대

• 주소 : 울산 남구 무거동 1

• 운영시간 : 매일 10:00 – 19:00

• 입장료 : 무료

• 문의 : 052-229-6149

 

십리대숲을 품은 태화강은 1급수 맑은 물에서만 사는 은어의 보금자리이고, 백로와 갈까마귀 같은 900여종의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지이기도 해요. 새해 화창한 날을 골라, 아름다운 태화강의 강바람을 맞아 살랑이는 대나무와 함께하는 십리대숲에서 온몸 가득 초록이 넘실거리는 치유의 하루를 누려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