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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든든하게 챙겨먹자! 쉽고 간단하게 만드는 자취요리

최근에 화상 미팅이 이어지면서 친구들과의 화상 수다 자리도 종종 열리죠. 각자 일을 할 때 나 밥을 먹을 때 화면을 통해 수다를 떨기도 해요. 몇몇 친구와는 각자 좋아하는 술 한 잔씩 가져다 놓고 늦은 밤에 소곤소곤 떠들기도 하고요. 첫 직장 다니며 독립하여 혼자 지낸 10여 년의 시간 중에도 이런 ‘시스템’이 있었다면 수많은 혼밥, 혼술의 자리가 조금 더 따뜻하게 메워졌겠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어느 며칠 자취생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음식을 자주 즐겨 먹었는지를 생각해 보았어요. 제가 자취할 때는 매번 음식이 남는 것이 고민되어 남은 음식들로 여러 번을 요리를 했는데요. 혼자서도 든든하게 챙겨 먹을 수 있는 간편한 혼밥 레시피들을 알려드릴게요!

 

글_김민경(푸드칼럼니스트)

 

#남은 치킨이 있다면 치킨 마요 덮밥

자취를 하면서 치킨을 시킬 때에는 많은 양 때문에 주문을 망설이기도 하죠. 하지만 치킨이 남더라도 다음 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답니다! 어떤 치킨이든 상관없이 간단하게 밥으로 지어 드세요. 프라이드, 양념, 고추맛, 마늘맛 무슨 치킨이든 가능합니다. 남은 치킨은 되도록 살만 발라주세요. 그래야 밥과 쓱쓱 비벼 먹을 때 식감이 좋고, 먹기에 편하답니다.

 

양파는 반 개 정도 도톰하게 채 썰어주세요. 달걀은 잘 풀어서 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볶아 스크램블을 만들어 덜어 둡니다. 달걀 볶은 팬에 간장, 설탕, 맛술을 넣고 보글보글 끓여요. 이때 비율은 2.5:1:2 정도면 괜찮은데, 맛을 보고 간장과 설탕의 양을 조절해 주시면 됩니다. 소스를 넣어 약한 불에 같이 끓여줍니다. 양파가 부드러워지도록 끓이되 소스가 촉촉하게 남아 있어야 밥과 치킨을 함께 비빌 때 부드러워요. 너무 빡빡해지면 물을 조금 넣어 물기 있게 만들어주세요.

 

비벼 먹기 좋은 그릇에 따뜻한 밥, 볶은 달걀, 양파와 소스 국물, 치킨을 보기 좋게 얹은 다음 마요네즈를 골고루 뿌려주세요. 가능하다면 아주 곱게 채 썬 양파 조금, 쪽파나 부추를 송송 올려주거나 조미하지 않은 김도 바사삭 부숴 올리면 더 맛있어진답니다. 사실 이 요리는 마요네즈의 맛이 큰 역할을 해요. 다른 것들이 조금 어설프더라도 마요네즈만 있다면 충분히 맛 좋은 한 끼가 될 거예요.

 

#라면으로 만드는 김치전

라면은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지만 매번 같은 조리법에 살짝 지겨울 때 가 있죠. 지겨움이 느껴진다면, 조금 다르게 조리해 보면 어떨까요? 어떻게 만들어도 라면은 맛이 좋으니까요:)

 

대파를 송송, 김치는 잘게 썰어주세요. 김치는 아삭하게 씹는 맛 좋은 도톰한 줄기 부분이 좋습니다. 라면은 봉지에 든 채로 손으로 두어 번 부러뜨려가며 부숴줍니다. 물에 라면을 삶아 익히되 면이 풀어질 정도로만 익혀주세요! 탱탱하게 익은 면을 건져 물기를 빼둔 뒤, 밀가루와 달걀을 2:1 정도의 비율로 섞어줍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부침개를 부쳐야 하니 너무 묽으면 밀가루를 조금 더 넣고, 뻑뻑하면 물을 넣어 조절해야 해요. 알맞은 비율로 잘 섞었다면 삶은 라면을 넣습니다.

 

이때 양파, 감자, 애호박 자투리가 있다면 같이 썰어 넣어도 되고, 냉동 해물 같은 게 있다면 넣어줘도 좋습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라면전을 널찍하고 도톰하게 앞뒤로 지져 뜨끈할 때 바로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혼술 안주로 좋은 짜계치

한때 신나게 해먹던 ‘짜계치’의 라면 버전도 야식과 혼술 안주로 제격이랍니다. 짜계치는 짜장라면이 완성될 즈음 달걀과 치즈를 넣어 휘리릭 섞어 먹는 걸 말해요. 여기에 고춧가루까지 솔솔 뿌리면 젓가락 쉴 틈 없이 후다닥 먹게 되는 맛있는 라면이에요.

 

라면에 물을 1.5컵(300ml) 정도만 넣고, 건더기 플레이크를 모두 넣어주세요. 라면 수프는 1/3~1/2 정도만 골고루 뿌려 넣고 라면을 꼬들꼬들하게 국물 없이 익혀줍니다. 마지막에 치즈 한 장, 달걀 한 개를 깨 넣고 뚜껑을 덮고 1분 정도 기다려요. 이때 불을 꺼도 되고, 아주 약한 불에 뜸을 들이듯 켜두어도 됩니다. 뚜껑을 열어 보면 달걀은 반숙으로 익고 치즈는 먹음직스럽게 녹아 있죠. 라면과 함께 골고루 잘 섞으면 크림 라면 같은 느낌이 난답니다. 마무리로 송송 썬 파나 후춧가루, 핫 소스 등을 곁들여 더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전자레인지로 뚝딱, 체다 마요 누룽빵

자취하는 사람들에겐 ‘빵식’도 빼놓을 수 없죠. 달걀을 풀어 딱딱하게 마른 빵을 부드러워질 때까지 푹 적셔 구워 먹는 것을 즐겼답니다. 달걀 물 입힌 빵을 구울 때 소금은 조금, 설탕은 넉넉히 흩뿌려 구웠어요. 빵이 다 익을 때쯤 버터 한쪽 넣고 녹여서 빵에 풍미를 입혀 완성!

 

이보다 더 감칠맛은 좋고, 아주 간단한 빵 구이도 있어요. 슬라이스 치즈와 마요네즈를 섞어서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주세요. 치즈가 녹을 정도면 됩니다. 잘 섞은 다음 빵 위에 이를 펼쳐 듬뿍 올린 다음 다시 전자레인지에 구워주시면 됩니다. 전자레인지가 없다면 작은 프라이팬에 뚜껑을 덮고 조리하시면 돼요.

 

혼밥 레시피는 다양하고 기발한 게 많죠. 간편하고 든든하게 한 끼를 챙겨 먹고 싶은 자취생들의 마음이 담긴 레시피가 아닐까 싶어요. 무엇을 해 먹든 오늘 수고한 나, 소중한 나를 위해 밥을 지어 맛있게 식사를 챙겨 먹는 건 어떨까요? 똑같은 라면을 끓여도 대충 한 끼 때운다는 허전함보다는 달걀 하나 더 깨 넣고, 야채를 썰어 넣어 나를 위한 한 끼를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