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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커피를 내려준다? 성수동 카페 봇봇봇 (BOTBOTBOT)

오늘은 오랜만에 카페 이야기로 돌아왔어요. 응답하라 1988 시절에는 미래에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고, 인터넷도 될 거란 말이 정말 뜬금없는 소리였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재 휴대폰은 많은 발전을 거쳐 작은 컴퓨터 역할을 하고 있죠. ‘로봇’이라는 키워드 역시 오래전부터 ‘그게 과연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 ‘어디까지 가능할까?’까지 계속해서 언급됐던 것 같아요. 로봇 청소기가 정말 신기한 발명품일 때가 있었는데, 다가올 미래엔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은 로봇이 커피를 내리고, 칵테일까지 만들어준다는 성수동의 ‘봇봇봇’ 로봇 카페를 소개할게요.

 

 

[성수동 봇봇봇 카페]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277-135

• 문의 : 02-499-9219

• 운영 : 매일 11:00 – 22:00 (둘째, 넷째 월요일 휴무)

• 메뉴 : 드립봇-로맨슈페너 6,500원 / 드링크봇-깔루아 9,000원 / 디저트봇-케이크 8,000원 등

 

1~2년 전부터 카페를 비롯한 다양한 식품외식산업 분야에서 ‘협동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중 언론에도 많은 소개가 되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성수동에 있는 카페 ‘봇봇봇(BOTBOTBOT)’ 이에요. 카페 ‘봇봇봇’은 유니버설 로봇의 협동 로봇 UR3와 UR5를 활용하여 드립 커피를 내려주는 드립봇(DripBOT), 케이크 위에 선택된 도안의 그림을 초코 펜으로 그려주는 디저트봇(DessertBOT), 칵테일과 에이드를 만들어 주는 드링크봇(DrinkBOT)이 직원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봇봇봇(BOTBOTBOT)의 1층은 야외 테이블과 널찍한 내부가 있고, 2층은 자연광을 즐기며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루프탑이 있어요. 외부에서 보이는 활짝 열린 파란 문과 함께 보이는 발코니는 테이크아웃 전용 공간이에요. 굳이 안에 들어오지 않고도 테이크아웃 발코니에서 주문하고, 야외 공간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죠. 야외 공간은 애견 동반이 가능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카운터를 보면 협동 로봇들이 보여요. 협동 로봇은 2008년 유니버설 로봇에 의해 최초로 개발된 로봇으로 산업용 로봇과 달리, 좁은 공간에서 작동 및 재배치가 간편하기 때문에 인간과 로봇이 가까운 거리에서 작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안전성을 입증받았기 때문에 안전 펜스 없이도 인간과 가까이에서, 그리고 인간의 능률을 더욱 높여줄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 또한 긍정적이죠.

 

비비드한 내부 분위기가 눈길을 끌어요. 1층 공간의 절반가량은 디스플레이 벽면으로 이미지가 전환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은 느낌을 주고 있어요. 그래피티한 이미지나 앤디 워홀의 작품들이 보이기도 하구요. 어떤 때에는 바닷속 물고기들과 해조들이 넘실거리는 화면 덕분에 바닷속에서 커피를 마시는 유쾌한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성수동 카페 봇봇봇(BOTBOTBOT)은 빨미까레, 앙버터, 스콘 등 다양한 빵들이 함께 준비되어 있어요. 맛이 제법 좋은 편이라 점심쯤에 방문했는데도 절반 이상이 비어 있더라구요.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이 더욱 철저해지다 보니 빵들은 이렇게 개별 포장되어 있었어요. 아무래도 걱정이 많은 시기인지라 깨끗해서 안심이 됐습니다.

 

'BOT'이 붙어 있는 카테고리가 협동 로봇이 만들어주는 메뉴에요. 드립 커피를 내려주는 ‘DRIP BOT’, 칵테일과 에이드를 만들어주는 ‘DRINK BOT’ 메뉴가 있어요. 메뉴판에는 없지만, 케이크를 선택하면 ‘DESSERT BOT’이 케이크 위에 직접 그림을 그려준다고 합니다. 로봇 메뉴 이외에도 크로플, 햄버거, 샐러드, 샌드위치도 있어서 커피와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부라타치즈 샐러드와 봇봇봇의 드립 커피, 그리고 케이크를 주문해볼까요?

 

여기 보이는 이 로봇이 ‘DRINK BOT’입니다. 칵테일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쉐이킹도 해가며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어내더라구요. 아무래도 로봇을 활용하면 정확하게 레시피 정량을 지켜 칵테일을 만들겠죠? 쉐이킹 역시 정확하고 균일한 힘을 가하다 보니 레시피대로 만든 칵테일의 정석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음번엔 저녁에 와서 칵테일을 꼭 시켜 봐야겠어요.

 

드립 커피를 만들기 위해 ‘DRIP BOT’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드립봇은 정확한 정량과 온도 설정이 돼 있기 때문에 변함없는 커피의 맛이 장점이에요. 직원이 메뉴 설명을 해주는 동안 드립봇이 커피 한 잔을 뚝딱 만들어냅니다. 정말 효율적인 분업의 현장이죠?

 

케이크를 주문하면서 ‘DESSERT BOT’이 그릴 수 있는 8가지 도안 중 하나를 선택했어요. 디저트봇이 선택한 도안을 따라 초코 시럽으로 케이크 위에 그림을 그려준답니다. 케이크의 맛은 둘째치고, 로봇이 그림을 그려준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가까이에서 보니 더 신기했어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쓱쓱 그려내는 모습이 어른들 눈에도 신기한데, 아이들은 얼마나 더 좋아할까요?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더더욱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드립봇이 내려준 드립 커피와 디저트봇이 그려준 고양이 그림의 얼그레이 케이크! 너무 귀엽지 않나요? 봇봇봇의 디저트들은 전문 베이커리 못지않게 맛이 괜찮았어요.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들은 꼭 베이커리를 시켜보세요.

 

점심을 대체할만한 메뉴도 따로 시켜봤습니다. 부라타치즈를 메인으로 한 샐러드를 주문해봤어요. ‘부라타치즈 샐러드’는 16,000원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음료와 함께 주문하면 10% 할인이 된다고 해요. 루꼴라와 방울토마토가 곁들여진 부라타치즈 샐러드 위에는 올리브유와 발사믹초로 드레싱 되어 있어요. 역시 부라타치즈가 올라가서 ‘맛없없(맛없을 수 없는)’ 조합이었답니다.

 

드립봇, 드링크봇 그리고 디저트봇 외에도 또 하나의 로봇이 있었는데요. 플라밍고같은 모습을 한 이 로봇은 사람이 가까이 가면 고개가 따라 움직이며 바로 위에 있는 동그란 스크린에 모습을 비춰주더라구요. 카페 봇봇봇만의 특별한 포토존인 것 같아요.

 

테이프와 노트, 필기구와 같은 문구류와 봇봇봇의 감성을 담아 만든 와펜, 티셔츠 등 봇봇봇 굿즈도 있어요. 외에도 봇봇봇의 커피에 사용된 원두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맛이 마음에 들었다면 구매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DRIP BOT’이 내린 드립 커피 블렌드와 ‘DESSERT BOT’이 데코레이션한 얼그레이 케이크

성수동 카페 ‘봇봇봇(BOTBOTBOT)’ 어떠셨나요? 프랑스의 한 회사에서는 협동 로봇과 함께 피자를 만들기도 하는 등 유럽권에서는 이미 협동 로봇들이 활성화되었다고 합니다. 수십 가지의 재료를 인간들이 일일이 기억할 필요도 없고,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 더 가치 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발전으로 볼 수 있어요. 이렇게 식품 산업 분야뿐 아니라, 프로그래밍과 설치가 간편한 협동 로봇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날이 다가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