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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마이너스 통장 활용 방법과 주의사항

직장인이라면 마이너스 통장은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갑작스러운 큰 지출이나 현금이 필요할 때 마이너스 통장만큼 간편한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주식 투자와 부동산 가격 급등,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득 감소가 맞물려 마이너스 통장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이 70만 개라고 합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도 엄연한 대출인만큼 현명하게 사용해야겠죠? 잘 쓰면 유용하지만 잘못 쓰면 낭패를 볼 수 있는 양날의 검, 마이너스 통장 활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 마이너스 통장이란 무엇인가?

마이너스(-)는 무언가를 뺀다는 의미와 0 미만의 숫자를 가리킬 때 사용됩니다. 보통 통장은 돈을 모으는 용도로 사용되고 절약과 저축의 이미지가 강한데, 통장 앞에 ‘마이너스’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이 조금 낯설기도 해요.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도 엄연한 일종의 대출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를 정해두고 그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유동성 한도 대출’ 상품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를 개설하여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형태로 대출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잔고가 100만 원인 통장에 500만 원 한도인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총 600만 원까지 자유롭게 통장에서 돈을 찾아 사용할 수 있죠.

 

주택담보대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까다롭지 않고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에 비해서는 이자가 낮으며 편리하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제1금융권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경우 신용정보조회표에는 일반 신용대출과 같은 코드로 잡히기 때문에 개설했다는 것 만으로는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 마이너스 통장의 장단점

마이너스 통장, 이런 점이 편리하다!

1. 돈이 필요할 때마다 대출 신청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반 신용대출은 필요할 때마다 은행을 방문하여 신청 절차와 은행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은 한 번 만들고 나면 처음에 정한 한도와 기간 안에서 추가 절차 없이 언제든 입출금 방식으로 간단하게 대출과 상환을 할 수 있습니다.

 

2.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습니다.

만약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가 1,000만 원이더라도, 200만 원만 사용했다면 200만 원에 대한 이자만 붙습니다. 또, 돈을 빌린 날 수에 따라 이자가 붙기 때문에 빨리 갚을 수 있다면 일반 대출보다 저렴하게 돈을 빌릴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중도상환을 하더라도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마이너스 통장, 이런 점은 주의하자!

1. 금리가 높고 복리로 이자가 붙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금리는 약 2~4%입니다.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보다는 금리가 낮지만, 같은 신용등급일 때 일반 신용대출을 받는 것보다는 0.5% 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은 편입니다. 또한,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복리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장기간 돈을 빌린다면 이자 금액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습니다.

 

2. 마이너스 통장 한도 전체가 부채로 잡힙니다.

만약 5,000만 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그중에서 200만 원만 사용했더라도 부채는 5,000만 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 이외의 추가 대출이 필요할 때 대출금액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마이너스 통장 발급 대상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받으려면 신분증, 재직증명서, 급여통장, 원천징수영수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는 퇴사자나 취업준비자 등은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받을 수 없어요.

 

또, 재직 중이더라도 누구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만 20세 이상, 4대 보험 가입자, 현 직장에서의 근무 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하고, 신용등급과 연봉에 따라 개설 가능 여부와 대출 한도가 결정됩니다.

 

신용등급은 6등급까지 개설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신용등급은 1~4등급 정도의 높은 등급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적으로 연봉 1,800만 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평균적으로 직장인은 국가에 신고한 1년 치 소득 기준인 연봉의 1배 정도로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정해집니다. 만약 1년 소득이 3,000만 원이라면 대출 한도 또한 3,000만 원인 것이죠.

 

신용등급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어 연봉이 높고, 신용등급이 1등급일 때는 최대 2배의 대출 한도가 나오기도 하는데,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단, 자동차 할부나 학자금 대출과 같이 다른 대출이 이미 있는 상태라면 전체 대출 가능 한도에서 해당 금액을 뺀 만큼만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 조건은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고자 하는 은행에 전화 또는 방문하여 정확한 정보를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마이너스 통장 활용 방법

마이너스 통장은 한 번 만들어 두면 정해진 기간 동안 편리하게 반복적인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갑자기 소득이 끊기거나 급한 돈이 필요할 때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 때문에 퇴사를 앞두고 일부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퇴사 후부터 이직 전까지의 소득 공백에 대비하여 급전을 얻을 수 있는 창구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죠.

 

1. 예산과 상환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마이너스 대출은 처음에 설정된 한도가 만기까지 유지됩니다. 덕분에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다시 돈이 필요할 때 추가 승인이나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입출금을 해야 하거나 필요한 예산과 상환 시기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면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단, 본인이 갚을 수 있는 금액만큼만 대출 한도를 설정하고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마이너스 통장에 돈을 입금하여 누적 마이너스 금액을 줄여나가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2. 단기간 급전이 필요할 때

마이너스 통장은 필요할 때만 꺼내 쓰고 여유 자금이 생기면 언제든 다시 돈을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사용한 금액과 빌린 날 수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고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빨리 갚을 수만 있다면 일반 대출보다 훨씬 저렴하게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단,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는 복리로 붙어 계속 불어나므로 대출 금액 이용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아야 합니다. 만약 대출을 받은 후 1년 이상 여유 자금이 생기지 않고 상환할 계획이 없다면 마이너스 통장보다는 다른 고정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본인의 재정 상태를 잘 체크하고, 아무리 급한 상황일지라도 본인에게 꼭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3. 내게 가장 유리한 마이너스 통장 비교 하기

마이너스 통장의 금리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잘 비교해보고 개설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나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서 은행별로 신용등급에 따른 마이너스 한도 대출 금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해야 한다면 금리를 비교해보고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은행의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죠?

 

실제로 주요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면 어느 정도의 금리를 부담해야 할까요? 은행 내부 신용등급 1등급인 연봉 4,000만 원의 직장인이 비대면으로 2,000만 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다면 은행별 대출금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 신한은행 '신한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S' 2.31%

△ 케이뱅크 '마이너스 통장' 2.37%

△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통장대출' 2.44%

△ 우리은행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2.51%

△ 하나은행 '하나원큐신용대출' 2.76%

△ KB국민은행 'KB Star 신용대출' 2.94%

 

은행별로 대출금리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할 땐 내 신용등급을 올려 금리를 낮추고, 은행마다 제공하는 우대금리 조건을 맞출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 마이너스 통장 주의사항

마이너스 통장의 편리한 장점들은 무분별한 대출을 야기하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절차를 밟지 않고 바로바로 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게 되고, 나중에는 대출 자체에 무감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이름 그대로 통장 잔고를 ‘0 미만’으로 둬도 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마이너스가 된 만큼 이자가 붙고 결국은 다시 플러스 시켜야 해요. 급하다는 이유로, 편리하다는 이유로 사용 빈도를 높이다 보면 마이너스를 다시 제로로 되돌리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은 꼭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대출금액이 확정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신용대출보다 0.5% 포인트 정도 더 높게 책정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복리 방식의 이자로 장기간 연체하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요. 특히 정해진 대출 만기일이 되기 전에 연장하지 않아서 날짜를 지나친다면 연체로 처리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이자는 정해진 금리에 따라 이자 계산 시점에 누적된 마이너스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금리가 4%인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여 -500만 원을 이용했다면 연 이자는 20만 원이고 따라서 매일 더해지는 이자는 약 547원 정도입니다. 매일 계산된 이자는 한 달에 한 번씩 정산되어 마이너스 통장의 마이너스 금액으로 다시 누적됩니다.

 

생각보다 이자가 적다고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이자가 복리 방식으로 계산되어 매달 원금에 이자가 더해지고, 그 금액에 다시 이자가 계산되기 때문이에요. 한도만 믿고 돈을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채무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특히 마이너스 금액이 많을수록 이자가 불어나는 폭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한다면 과용 또는 오용되지 않도록 현재 누적 금액을 항상 체크하고 상환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합니다.

 

또한, 내가 원할 때 필요한 만큼의 돈을 꺼낼 수 있다는 특이성 때문에 신용정보상으로 항상 해당 대출 한도만큼의 돈을 빌린 상태로 취급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놓으면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정작 필요한 저금리 장기 대출을 받아야 할 때 마이너스 통장 한도만큼 대출로 잡혀서 대출 가능 금액이 깎일 수 있어요.

 

 

최근 20대 청년층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꾸준히 늘면서 올 상반기에만 2조 1,0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와 고용 한파, 여기에 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은다는 ‘영끌’과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열풍까지 불면서 부채에 허덕이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암울한 청춘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계획적으로 쓴다면 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쓰다 보면 나날이 빚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 한도는 과하지 않게 적정선으로 설정하고, 대출받은 금액은 빨리 상환하는 것이 현명한 마이너스 통장 사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