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

어디까지 구독해? 지금은 구독경제 시대

경제노트

어디까지 구독해?

지금은 구독경제 시대

By동동이

‘구독경제’가 대세입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구독경제가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요. 신문이나 잡지를 받아보는데 그쳤던 ‘구독’은 지니나 멜론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영화 구독을 넘어 면도기, 화장품, 책, 맥주, 미술작품, 자동차 등 각종 서비스로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소비자에게는 편의성과 폭넓은 선택권, 비용 절감이라는 혜택을 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독경제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인데요. 여러분은 어디까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보셨나요? 동동이가 최근 불고 있는 구독 서비스 흐름을 알려드릴게요.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구독 서비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기업에 회원 가입을 하고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 모델이에요. 신문이나 잡지에 한정돼 있던 구독 서비스가 최근 자동차·명품 의류·가구·식료품에까지 확장되고 있죠.

 

몇 년 전부터 물건을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유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공유경제가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데, 공유의 영역도 차량(우버), 숙소(에어비앤비), 사무실(위워크), 생활용품 등 그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왔어요.

 

공유경제와 구독경제의 기본 개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공유경제는 기본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하는 것이고, 구독경제의 핵심은 ‘효용성을 기반으로 한 개인별 맞춤형(customize) 경험(서비스) 또는 소유’라고 볼 수 있답니다.

 

구독경제는 ‘효용성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기반으로 한 경험(서비스)과 소유’로서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는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 트렌드와도 유사해요. 지금까지 기업은 만들어진 제품을 마트나 유통망을 통해서 팔기만 했다면, 이제 기업은 고객에게 효용성 있고 최적화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여 지속적으로 고객과의 상호 신뢰를 쌓고 장기적으로 구독자와 함께 해야만, 수익은 물론 지속성장이 가능하게 되었답니다.

 

사실 구독경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에요. 예전부터 신문배달, 우유배달같이 1세대 구독 서비스가 있었어요. 그런데 구독경제가 최근 급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처 : 넷플릭스 홈페이지>

첫째, 구독경제를 통해 소비자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기업은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수익 창출과 충성 고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넷플릭스 구독자는 세계를 통틀어 1억 5000만 명 정도 되는데 소비자는 월 정액 9,500원을 내고 영화·드라마를 무제한으로 내려받아 시청하고, 회사에서는 시청자의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추천해요. 이 때문에 가입자 증가 속도는 훨씬 빠르죠.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4200억 달러(약 470조 원)였고, 2020년에는 5300억 달러(약 594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요.

 

<출처 : 주오라>

둘째, 디지털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에요.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지니, 멜론과 같은 영화와 음원 구독 서비스가 급성장한 배경은 디지털화 덕분이에요. 구독경제 용어를 처음 사용한 주오라 창업자 티엔 추오는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독경제 강연에서 자신의 언더아머 신발에 부착된 센서를 보여주며 “오늘 529칼로리를 소비했다”라며 “앞으로 모든 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돼 데이터를 생산할 것이고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유도해 수많은 구독경제를 창조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어요.

 

셋째, 소비 주도권이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이동했기 때문이에요.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강력한 소비자 세대예요. 이들은 저성장 경제를 살면서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해요. “더 이상 소유하지 않는다. 공유하고, 구독한다”는 특징을 가진 이들은 ‘경험’을 ‘구독’이라는 방식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어떤 구독 서비스가 뜨고 있는지 분야별로 대표 서비스를 살펴볼께요.

 

 

▎28일마다 받는 맞춤형 친환경 화장품, ‘톤28’

<출처 : 톤28>

화장품 업계도 구독경제에 뛰어들고 있는데, 아모레퍼시픽의 스테디, LG생활건강의 그루밍박스, 애경산업의 플로우, 대한안면피부성형연구회의 셀몽드, 먼슬리코스메틱, 톤28이 대표적이에요.

 

국내 1위 구독형 맞춤 화장품 업체 ‘톤28’은 사용자의 피부를 측정한 뒤 기후와 생활 습관까지 고려한 ‘맞춤형 화장품’을 제작해 28일 주기로 배송해 주고 있어요. 타깃은 구매력이 있으면서도 친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20~30대 여성들이에요.

 

톤28은 단계별이 아니라 부위별로 나눠 화장품을 발라야 한다고 제안하는데, 부위별로 피부 두께, 피지 분비량 등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각 부위에 맞는 성분과 배합을 적용한 화장품을 발라야 한다는 것이죠. 피부 측정가가 소비자를 방문해 1대1로 얼굴의 이마·볼·눈가·턱 등 T·O·U·N존 네 부위의 수분·유분도, 탄력, 색소침착 정도를 측정해요. 톤28은 최대 4개까지 부위별로 화장품을 제조해 고객에게 제공한답니다.

 

<출처 : 톤28>

톤28은 원료를 넣을 때 임상 실험에 쓰인 만큼 그대로를 넣으면서 원료도 100% 천연 성분을 고집해요. 특히 일반 상품으로 판매되는 핸드크림의 경우 성분의 95% 이상이 유기농 원료를 사용해요. 15,800원에 불과한 이 제품에 쓰인 원료 비용은 명품 화장품의 수십만 원대 에센스보다도 높은 것이 특징이에요.

 

톤28은 64개로 나눈 피부 유형과 총 7,250개에 달하는 자체 화장품 레시피에 따라 고객의 피부에 맞는 맞춤 화장품을 제작해 한 달에 한 번씩 배송해준답니다. 현재 매달 5,000명이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으며, 누적 이용자 수는 최근 2만 명을 넘겼어요.

 

 

▎무제한으로 즐기는 독서앱, ‘밀리의 서재’

<출처 : 밀리의 서재>

전자책도 구입 대신 월 정액 무제한 구독 방식으로 소비 형태가 변하고 있어요. 월 만원 이하 요금으로 원하는 전자책을 자유롭게 구독해 읽는 방식이에요. 업계 1위 리디북스를 필두로 교보문고, 밀리의 서재가 잇따라 구독 서비스 모델을 도입했답니다.

 

<출처 : 밀리의 서재>

2017년 국내에서 매달 월 정액을 받는 구독 모델을 가장 먼저 도입한 ‘밀리의 서재’는 월 9,900원만 내면 5만 권의 도서를 가질 수 있다는 유혹적인 제안을 하고 있어요. 신간부터 베스트셀러, 장르문학까지 매월 1,000권이 새롭게 업데이트돼 여러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고,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PC, 윈도우PC 뷰어, 크레마 기기 등에서 사용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독서를 즐길 수 있죠.

 

여기에 전자책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리딩북 기능까지 지원해 눈과 귀로 책을 읽을 수 있고, 30분~1시간 분량으로 책을 요약해줘 어려운 책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출처 : 밀리의 서재>

TV, 게임, 스마트폰에 밀리던 도서를 현대인의 삶 속에 다시 초대한 것으로 평가받는 ‘밀리의 서재’의 독보적인 경쟁력은 단순히 전자책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는 점에 있어요.

 

‘밀리의 서재’는 “읽는 것만이 꼭 독서는 아니다”라며 책 읽기의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전통적 책 읽기를 파괴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는 라이브 북클럽의 동영상과 오디오북, 리딩북을 비롯해 대화하며 읽는 파격적인 컨셉의 ‘챗북’까지 이용할 수 있어요. ‘밀리의 서재’는 활자 중심의 책에서 탈피해 사람들을 독서의 세계로 이끌 수 있는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집약했다고 할 수 있어요.

 

 

▎3월 매화주, 10월 문배술… 선물 같은 전통주 랜덤박스, ‘술담화’

<출처 : 술담화>

온라인으로 술을 구매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2017년 7월 전통주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푼 덕분에 전통주는 예외가 되었어요. 하지만 규제 완화에도 전통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한동안 이렇다 할 전통주 판매 업체가 등장하지 않았어요.

 

이때 전통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술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고 구매가 가능한 플랫폼 ‘술담화’가 등장했어요. 전통주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동시에, 정기적으로 배달을 해주는 구독경제와 접목시켜 전통주의 매력을 소개하는 것이죠.

 

<출처 : 술담화 홈페이지 캡쳐>

술담화는 매달 한 양조장을 선정해 그곳에서 생산하는 술 두 종류를 ‘담화박스’에 넣어 집으로 배송해줍니다. 절기에 맞는 전통주 2병과 큐레이션 카드도 함께 보내는데 술의 원료, 향, 양조장 관련 설명이 적힌 카드에요. 어떤 안주와 함께 먹으면 좋을지 추천도 해주고 말린 밤 같은 스낵안주도 함께 보낸답니다. 재미있는 점은 어떤 전통주가 올지 모르는 랜덤박스라는 것이에요.

 

<출처 : 술담화 홈페이지 캡쳐>

매월 39,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구독료지만 구독자는 1년 사이 2,000명을 넘겼어요. 구독자의 84%가 2030이라는 점도 의외죠. 전통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구가 새로운 술을 소개해주는 느낌으로 전통주와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선물 받는 기분으로 색다름을 느낄 수 있게 기획한 것이 효과적이었어요.

 

젊은 구독자가 많다 보니 커뮤니티도 생기고 오프라인 행사도 추진되고 있어요. 양조장을 찾아가는 영상이나, 외국인 시음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주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팬을 자처하는 구독자도 늘고 있죠. 지금은 맛본 전통주를 사이트에서 재구매하면 구독자에 한해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답니다.

 

 

▎월 5만 원에 매일 빵 1개, 신세계백화점 ‘더 메나쥬리’

<출처 : 신세계그룹 인사이드>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월 정액 모델을 선보였어요. 한 달에 5만 원을 내면 매일 빵 하나씩을 제공받는 서비스에요. ‘더 메나쥬리’의 인기 제품 5종 중에 1개를 매일 가져갈 수 있어요. 5종 빵은 피자 바게트, 크리스피 갈릭 바게트, 토스트가 맛있는 우유식빵, 모카 브레드, 굿모닝 브레드 등 대중적인 제품 위주랍니다.

 

‘더 메나쥬리’는 구독 서비스 회원에게 7,500원 상당의 시그니처 컵케이크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해요.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빵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고, 백화점은 매일 새로운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Win-win)이란 평가에요.

 

<출처 : 스낵트립>

이 밖에도 ‘스낵트립’은 다양한 수입과자를 전문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이용하도록 수입과자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기본 박스 14,500원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한 달에 한 번, 각 나라의 대표 간식으로 구성된 ‘스낵 박스’를 받아볼 수 있어요.

 

그 달의 간식 테마로 터키가 선정되면 터키의 역사와 인삿말, 간식을 설명한 책자와 그 나라의 대표 간식을 보내주는 방식이에요. 터키의 간식인 그라나다 그레인 쿠키, 소프트캔디류, 딜라이트 무화과맛, 푸루톨라 사과맛 등을 보내줘요. 서비스를 통해 매월 세계 간식 여행을 할 수 있는 셈이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구독경제는 동영상부터 가전, 의류, 음악, 도서를 넘어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로까지 확장되고 있어요. 사용자가 원하는 기간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정기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구독경제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에요. 올해 세계 구독시장 규모가 약 6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죠.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구독경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스타트업만 300곳을 넘었고, 다양한 업종에서 구독경제가 활성화되고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돼요. 구독의 무한 확장은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여러분은 어떤 구독 서비스가 마음에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