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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초도 재미없으면 안 돼! 즐거움 좇는 '도파밍’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정의처럼 인간이 재미있게 놀고자 하는 욕망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만큼 재미를 좇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재미 추구 행동에는 과거 어느 때에도 보지 못했던 특별함이 있어요. 엉뚱하고 기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해요. 짧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파밍’은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 ”도파민 싹 돈다!”, “역대급 도파민”, “도파민 끝판왕”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도파민 돈다"는 말이 흔히 쓰여요. "재미있다”, ”엄청 흥미를 끈다”, "기분이 확 좋아진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죠. 연예계 기사 제목에도 자주 등장해요. “도파민 싹 돈다!…첫 방송부터 폼 미친 '스우파2’", “역대급 도파민…’나는 솔로’ 16기, 논란, 악플에도 승승장구하네", "도파민 끝판왕…’범죄도시4’ 개봉 33일 만에 1100만 관객 돌파” 류의 기사 제목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답니다. 프로그램이 재미있고 반응이 좋다는 사실을 도파민으로 표현하는 거지요.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 때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요. 인간이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인 것은 맞지만 요즘 사람들은 단지 도파민을 좇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재미없는 순간을 단 1초도 견디지 못하는 것이죠. 즉, 항상 도파민이 분비되고 있는 상태를 원해요.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에서는 사람들이 더 다양한 활동에서 재미를 추구하며, 재미와 한시도 떨어지길 원하지 않는 소비 행태를 일컬어 '도파밍' 트렌드라고 정의합니다.

 

도파밍은 도파민의 오타가 아니라, 도파민(dopamine)과 파밍(farming)을 결합한 말인데요. 파밍이란 게임 용어로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작물을 수확하듯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말해요. 따라서 도파밍은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도파민이 분출되는 행동이라면 다양한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 노력을 뜻한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에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디깅(digging)’이라고 하는데요. 디깅이 재미가 있든 없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과몰입하는 경향이라면, 도파밍은 깊이 몰입하지 않더라도 재미만 얻을 수 있으면 돼요.

 

디깅은 자아의 탐색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이 있지만, 도파밍은 '그냥’, '굳이'와 같은 수식어가 중요해요. 특정한 목적이 없어도 재미있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죠.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도파밍' 하고 있을까요? 도파밍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봤어요.

 

# 깜짝 선물이 주는 두근두근 기대감

도파밍의 첫 번째 유형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재미'예요. 예기치 못한 깜짝 선물이 더 짜릿한 것처럼, 사람들은 결과를 알기 어려운 우연 속에서 두근두근 재미를 느낍니다.

 

우리의 뇌는 예측할 수 있는 일보다 예측할 수 없는 일을 더 갈망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보상 예측 오류(reward prediction error)’라고 설명합니다. 인간의 뇌는 다음 순간이나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상하며 끊임없이 레이더를 가동하는데요. 그 결과가 예상을 크게 벗어날 때 오히려 만족이 더 크고 도파민이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 랜덤코디 챌린지 (출처=유튜브 채널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배구단')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한 '랜덤코디' 놀이는 ‘보상 예측 오류’의 한 단면을 보여줘요. 참여 당사자조차 자신이 오늘 무슨 옷을 입고 회사에 갈지 모르는 '#랜덤코디챌린지'는 사람들에게 우연한 재미를 선사한답니다.

 

챌린지 참여자는 안대로 두 눈을 가리고 자신의 오른쪽, 왼쪽 양쪽에 놓인 두 가지 옷 중 하나를 골라요. 상의와 하의, 액세서리와 신발까지 차례대로 두 개의 옵션 중 하나를 무작위로 선택하면 그날의 최종 코디가 완성돼요.

 

때론 뜻밖의 선택이 맞아떨어져 훌륭한 출근 복장이 완성되지만, 대부분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생동 맞은 옷들이 매치되어 보는 이들이 미소 짓게 해요.

 

▲ 미국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소비자의 취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식음료 시장에서도 랜덤 상황은 우연한 즐거움을 선사해요. 미국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에서는 '랜덤 음료 주문 방식'이 재미를 주고 있어요.

 

손님이 특정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카운터 너머에 있는 직원에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로 달라"라고 요청하는 것이죠. 자신이 어떤 음료를 받을지 모른다는 점이 재미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설레는 기대로 픽업대로 가면, 직원은 그야말로 본인의 '최애 음료'를 손님에게 건넵니다. 적당히 인기 있는 음료를 추천해도 괜찮을 텐데, 직원은 진심으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를 손님에게 추천해요.

 

손님은 어떤 음료를 받더라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평소 잘 마시지 않던 음료를 마시는 새로운 경험만으로도 만족을 느껴요. 때로는 직원과 손님 사이에서 좋아하는 음료에 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답니다.

 

# 상식 밖 일탈에서 얻는 해방감과 즐거움

도파밍의 두 번째 유형은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행동을 하며 느끼는 재미입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낯설고 이상해 보이지만, 일상의 평범한 것에서 벗어난 일탈 행동을 하면서 사람들은 나름의 해방감과 즐거움을 만끽해요.

 

▲ 사일런트 디스코 코리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2023년 여름부터 매우 이색적인 DJ 파티가 열리고 있어요. 뮤직 페스티벌을 열면 으레 시끄럽기 마련인데요. 이 DJ 파티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답니다.

 

파티는 수 백 명의 참여자들이 파란 불빛이 켜진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조용한 한 장소에 모여 신나게 몸을 흔드는 모습으로 한여름 밤 야릇한 풍경을 만들어냈어요.

 

뮤직 페스티벌의 이름은 '사일런트 디스코'. 2023년 8월 처음 한국에서 열렸어요. 페스티벌 장소를 지나가는 시민들은 음악 소리도 없이 열정적으로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신기하게 지켜봤어요.

 

상식을 뛰어넘는 기획 덕분에 이 이상하고도 재미있는 '무소음 DJ 축제'는 사람들의 큰 주목을 받았답니다. 게다가 주변에 소음 피해를 주지 않아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호평도 이끌어냈습니다.

 

▲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사전행사에 등장한 택배 트럭

최근에는 기업들도 이런 상식 밖의 재미에 동참하고 있어요. 2006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국내 최고의 모터스포츠 경기인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는 슈퍼카들이 대거 참가해요. 슈퍼카는 0.001초라도 단축하고자 엄청난 스펙과 두 눈 커지는 가격을 자랑하죠. 관중들도 손에 땀을 쥐며 경기에 열광해요.

 

2023년 8월, 슈퍼레이스에서는 재미있는 광경이 펼쳐졌어요. 슈퍼카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 열리는 '식전 행사'가 본 경기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답니다. 어마어마한 슈퍼카 대신 길거리에서 흔히 만나는 파란색 택배 트럭이 경주장인 스피드웨이 서킷에 등장해 질주하죠.

 

낡은 택배 트럭 8대가 아슬아슬 앞다투는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에 사람들은 환호하며 응원을 보냈어요. 상식 밖의 재미를 선사하는 마케팅으로 뜻밖의 홍보 효과를 얻은 것입니다.

 

# 무모한 도전이 주는 웃음과 짜릿함

도파밍의 세 번째 유형은 성공할 수 있을지 결과를 알기 어려운 무모한 목표에 도전하며 느끼는 재미입니다. 무모한 도전이 주는 재미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먼저, 도전 과제 자체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도대체 이런 도전을 왜 하지?"라는 호기심이 들 정도로 무모한 도전을 즐기죠. 다음으로, 도전 과제를 완수할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자체가 긴장감 넘쳐요. 도전자가 아슬아슬하게 성공 결승선에 이르는 순간,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 역시 짜릿함에 환호를 질러요.

 

▲ 24시간 안에 시내버스만 타고 서울에서 부산 가기 (출처=유튜브 채널 '도니')

일명 ‘24시간 안에 시내버스만 타고 서울에서 부산 가보기'라는 도전이 대표적입니다. 한 시내버스 동호회에서 시작한 이 도전은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완주하려면 계획한 경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 나서는 안 돼요.

 

도전자 대부분은 강남역이나 서울역에서 자정 무렵 부산을 향해 출발해요. 먼저 경기도 지역에 도착해서 아침 첫차를 기다리며 PC방 같은 곳에서 쪽잠을 청하기도 하고, 급행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걷기에도 힘든 거리를 뛰어서 버스를 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교통이 편리하고 도로 환경도 좋지만, 과제가 진행될수록 시간에 쫓기게 되는데요. 교통량이 많은 지방 도시에서는 환승에 실패할까 노심초사하고 잠시도 긴장을 놓지 않아요. 많은 도전자가 실패하는 가운데, 자정을 단 2분 남기고 부산에 도착한 도전자와 이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본 사람들은 함께 안도와 박수를 보냅니다.

 

▲ 레드불 스트라토스 (Red Bull Stratos)

무모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기업도 있어요. 에너지 드링크 회사 '레드불(Red Bull)'은 태국식 카페인 음료에 대한 거부감을 허물기 위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주목했어요. 2007년 자회사 '레드불 미디어 하우스’를 설립하며, 도파민 분출하는 대형 프로젝트 후원에 적극 나서고 있죠.

 

특히 2012년에는 인류 최초로 사람이 초음속으로 낙하하는 '레드불 스트라토스(Red Bull Stratos)'를 성공하며 세계적 화제를 일으켰어요. 오스트리아의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가 39킬로미터 상공에서 우주복 차림으로 지구를 향해 뛰어내린 것이죠. 시속 1,357킬로미터로 자유 낙하하는 모습을 전 세계 800만 명이 유튜브를 통해 지켜봤는데요. 이는 당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사상 역대 최대 동시 시청자 수였어요.

 

이 무모한 도전을 성공시킨 레드불은 스포츠인의 무한 열정을 지지하는 긍정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당시 약 400억 달러, 47조 원의 광고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돼요.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레드불은 음료 회사가 아니라 미디어 회사"라는 찬사를 들었고, '스토리텔링’에서 한 걸음 더 진보한 '스토리두잉' 개념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어요.

 

# 기괴한 스트레스 뒤 찾아오는 안도와 안정감

도파밍의 마지막 유형은 고통과 공포를 선사하는 괴기한 경험 속에서 의외의 재미를 발견합니다. 사람들은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을 일부러 찾아가 무서워하며 목소리 쉬도록 소리 지르고 난 후 "즐겁다"라고 해요. 여름철 잔인하고 오싹한 '공포영화'를 보고 나서도 고조된 긴장이 해소되는 느낌을 "재미있다"라고 말해요. 고통과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 기괴한 경험 속에서 예기치 않은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죠. 도파민은 기쁘고 아름다운 것을 볼 때 분비되지만, 두렵고 무서운 것을 볼 때도 분비된답니다.

 

▲ UFC 파워 슬랩

최근 전 세계에서 '뺨 때리기 대회(Slap Fight)'가 새로운 스포츠로 확산되고 있어요. 뺨 때리기는 러시아에서 시작됐는데요. 2019년 '시베리안 파워쇼' 부대 행사로 처음 열린 뺨 때리기 대회에서 경기에 참여한 농부 출신의 바실리 카모츠키의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붐이 일었어요.

 

이 열기를 미국으로 가져온 세계적 격투기 대회 UFC는 뺨 때리기 대회 브랜드인 '파워 슬랩'을 론칭하기도 했어요. 이후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2022년 이 대회를 정식 스포츠로 허가했죠. 2023년에는 미국 케이블 채널 TBS에서 '파워 슬랩'을 리얼리티 TV쇼로 제작해 방영하기까지 했어요.

 

몸집 큰 선수들의 손에서 나오는 괴력은 소형 트럭에 치이는 정도의 강도와 맞먹어요. 사람들은 이 잔인한 대회를 보며 죄책감과 쾌감을 동시에 느끼는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를 경험한답니다.

 

▲ 스마일밤의 케어 ASMR (출처= 유튜브 채널 '스마일밤 ')

'ASMR'이라는 장르는 사람들이 즐겨보는 영상 가운데 하나예요.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줄임말로 사람의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주는 영상을 가리키죠. 주로 바람 부는 소리, 연필로 글 쓰는 소리, 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을 반복적으로 들려주어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요.

 

그런데 최근 'ASMR 영상은 평화로운 영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신개념 영상이 등장하고 있어요. 바로 피지 뽑기, 잔털 제거, 여드름 압출, 치석 제거 등 기괴한 소재를 영상 주제로 활용한답니다.

 

4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ASMR 전문 유튜브 채널 '스마일 밤'은 보고 있으면 묘하게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의 '#OSV (Oddly Satisfying Video)'를 주요 테마로 영상을 제작해요. 그 가운데 내성 발톱 치료 영상은 조회 수가 1억 2,800만 회를 넘을 만큼 인기랍니다.

 

괴기한 모습에 '이걸 왜 보나" 싶으면서도, 일단 한번 보면 멈출 수 없는 기묘한 재미에 빠져든답니다.

 

#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균형 이룬 조화로운 삶

도파밍에 빠진 사람들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랜덤 상황 속에서 의외의 결과를 재미로 받아들여요.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현실을 과장한 행동을 하며 일탈의 즐거움을 만끽하죠. 별로 의미 없는 무모한 도전을 즐기며 성취감의 재미를 찾고, 가학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해방감을 느끼기도 해요. 요즘 사람들은 왜 이토록 어이없는 재미, 즉 '도파밍'에 빠져있는 것일까요?

 

'재미'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어요.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마사 울펜슈타인에 따르면, 청교도주의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과거 서구 사회와 유교적 전통을 가진 과거 한국 사회에서는 '재미'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았어요. 유희를 찾는 일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인 반면, 일과 직업은 생산적인 것으로 평가됐죠. 재미는 그저 일을 하고 남는 여가 시간을 보내는 놀이 정도로만 인식됐어요.

 

하지만 시대가 변해 현대사회에서 일과 놀이 사이의 분명한 경계가 무너지면서, 재미와 생산성을 양분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어요. 작업 공간에는 유희가 침투했고, 지친 일상에 위로를 건네는 놀이의 가치는 재평가됐어요. 사람들은 재미가 선사하는 긴장감과 이완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껴요. 부차적인 것으로만 여겨지던 재미가 이제 삶의 목표이자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필수 속성이 되었답니다.

 

재미는 중요해요. 하지만 재미있게 놀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우리에게 도파민만 필요한 것은 아니랍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은 도파민과 세로토닌(serotonin,) 두 가지의 신경전달물질과 관계가 있어요.

 

도파민은 짜릿한 재미와 밀접하게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경쟁에서 이기거나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예기치 못한 행운을 만났을 때 분비돼요. 도파민이 분비되면 의욕이 넘치고 일도 신바람 나게 할 수 있어요. 다만 지속 시기가 짧고 금방 익숙해져 사람들은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답니다. 그래서 '중독 호르몬'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반면, 세로토닌은 작고 사소한 즐거움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산책을 하고, 명상을 하고, 귀여운 동물을 볼 때 분비돼죠. 세로토닌은 아무리 반복해도 지겹지 않은 행동과 관련되어 있는데요. 덕분에 '행복 호르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재미를 우선시하는 '도파밍' 트렌드는 도파민이 세로토닌을 압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도파민은 액셀러레이터고 세로토닌은 브레이크입니다. 액셀러레이터가 없는 차는 움직이지 않지만, 브레이크가 없는 차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어요. 둘의 조화가 필요한 이유이지요.

 

매일 순간순간을 신명 나게 살기 위해선 도파민이 필요해요. 긴 호흡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내려면 세로토닌이 중요합니다.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도파민이 이끄는 삶과 세로토닌이 이끄는 삶의 균형을 도모해야 한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즐거운 일을, 더 자주 즐기며, 오래도록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료: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